[앵커]
올해 초 표절한 작품으로 온갖 상을 휩쓸어 논란이 됐던 손창현 씨 기억하실 텐데요. 손씨가 또 표절로 한 국책연구기관에서 상을 탄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표절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얼마 전 인터넷에서 자신이 쓴 논문을 검색한 홍지언 씨는 똑같은 제목의 한 논문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논문 저자의 이름은 '손창현'.
다른 작가의 소설을 베껴 문학상 5관왕에 오르고, 표절로 수십 개의 공모전을 휩쓴, 바로 그 손창현 씨입니다.
심지어 오타까지 똑같았습니다.
[홍지언/표절 피해자 : 원래 중간에 '공공안전'이라고 적었어야 되는데 잘못 적어서 '공고안전'이라고 적었는데 그 부분까지도 이제 동일하게 나와 있으니까…]
손씨는 지난해 이미 이 논문으로 한 국책연구기관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기관에 문의해보니 '양을 줄였지만, 표절이 맞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도대체 어디서 논문을 구해 베낀 걸까.
홍씨는 지난 2016년 국정원 주관 공모전이 의심된다고 말합니다.
홍씨는 이 공모전에서 같은 논문으로 대상을 받았는데, 손씨 역시 그때 장려상을 받았습니다.
[홍지언/표절 피해자 : 그 당시 국정원 공지상에서는 모든 수상자들의 논문들을 게시 기간(한 달) 동안 누구나 다운받아서 읽고 저장도 할 수 있게끔 되어 있었습니다. 아마 그 당시에 다운을 받았다가 사용하지 않았나…]
해당 국책 기관은 손씨의 표절을 왜 몰랐을까.
그런데 기관 측은 의심이 들어 몇 차례 검증을 했지만 걸러낼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원문이 국정원에 있는데, 수상작을 한 달 동안만 공개했다가 현재는 비공개로 바꿨기 때문입니다.
[기관 관계자 : 그때 확인했을 때도 '다 찾아봤지만 없다'…저희가 막을 수가 없는 게 본인이 아닌 이상 사실 그 자료가 존재하는 것조차 알 수가 없는 상황인 거잖아요. 그 공모전이 공개가 됐었다면, 사실 이 부분은 확인이 가능한 거였죠.]
정부는 손씨 논란 뒤 행정기관 주최 공모전의 내용과 결과를 검색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곤 했지만, 아직 소식은 없습니다.
손씨는 논문 표절에 대해 '할 말이 없고 힘든 상황'이라고 답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