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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훈민정음, 중국어 한자 소리 적으려 만들어졌다?

입력 2021-10-22 21:09 수정 2021-10-2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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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훈민정음은 중국어의 한자 소리를 적기 위해 만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한 국가고시 국어 교재에 담겼습니다. 역사를 왜곡한 거 아니냐는 논란으로도 번졌는데요. 정확한 사실이 뭔지, 팩트체크팀이 확인해봤습니다.

최재원 기자입니다.

[기자]

"훈민정음은 한자의 발음 기호다", "중국어 발음을 통일하기 위해 만들었고 한국어를 표기하는 것과 아무 상관이 없다" 한 출판사의 대학 학위 검정고시(독학사) 국어 교재 내용입니다.

역사 왜곡이란 비판이 쏟아지자 모두 폐기하겠다며 사과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주장, 처음이 아닙니다. 위안부 문제를 왜곡해온 이 사람도 똑같은 얘길 합니다.

[이영훈/전 서울대 교수 : 한자를 정확하게 발음하고 중국과의 외교적 소통, 문화적 소통에서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러한 목적에서 훈민정음을 창제를 했고…]

훈민정음을 우리말이 아니라 중국어 잘 쓰려고 만들었다는 얘기, 물론 사실이 아닙니다.

훈민정음 만들기 전에도 우리말은 있었지만, 그걸 쓸 글자가 없었습니다.

양반들이야 입으로는 우리말을 하면서 글은 한자로 썼지만, 일반 백성들은 읽거나 쓰기조차 어려웠습니다.

세종실록 곳곳에는 백성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자가 필요하다는 세종의 고민이 담겨있습니다.

[김슬옹/세종국어문화원장 : 훈민정음 창제 17년 전, 1426년부터 세종대왕이 새 문자에 대해서 고민을 시작해요. 우리말을 어떻게 하면 잘 적어서 지식과 정보를 나누려고 할 것인가…]

그래서 세종은 유명한 훈민정음 서문에 우리말과 한자가 통하지 않아 백성들이 제 뜻을 못 편다고 썼고, 신하 정인지도 "중국의 글자를 빌려쓰기 때문에 쓰는 말의 만분의 일도 통할 수 없다"고 적은 겁니다.

훈민정음에는 '실제 이렇게 쓰라'며 124개 낱말이 예시로 나옵니다.

이 글자는 '종이'고요, 이건 '벼루', 이건 '부엉이', 모두 우리 고유말입니다.

훈민정음을 한자 발음 적기 위해 만들었다면 실제 예시도 한자로 들었을 텐데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중국 한자음을 한글로 적은 <동국정운>과 같은 책이 나오기도 하지만, 한자 문화권이던 조선에서 훈민정음이 쓰이던 용도 중 하나일 뿐이란 게 전문가 의견입니다.

[김슬옹/세종국어문화원장 : 순우리말이든 한자어이든 그 어떤 말이든 다 적을 수 있는 글자를 만든 거잖아요. 다양한 동기 중의 하나예요. '한자 발음 기호설'은 아주 잘못된 역사 왜곡이고.]

훈민정음 만든 가장 중요한 목적, 우리말에 맞는 글을 누구나 읽고 쓰게 하겠다는 데 있었다는 건 수 많은 기록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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