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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 건 달하는 양육비 해결하고…'배드파더스' 퇴장

입력 2021-10-20 21:29 수정 2021-10-2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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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들의 얼굴과 신상정보를 공개해 온 웹사이트 '배드파더스'가 3년여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그동안 1000건에 달하는 양육비 문제를 해결한 한편, 국가기관이 아닌 개인이 임의로 신상을 공개하는 건 문제가 있단 논란도 이어져 왔는데요.

이도성 기자가 '배드파더스' 대표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웹사이트 '배드파더스'입니다.

양육비를 주지 않는 전 배우자들의 얼굴과 신상 정보가 공개돼 있습니다.

양육비를 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부로부터 뽀족한 답을 듣지 못한 사람들이 배드파더스를 찾았습니다.

[A씨/'배드파더스' 의뢰인 : 지속적으로 양육비를 달라고 했지만, 양육비를 준다는 얘기는 전혀 없었고…]

주로 '나쁜 아빠'들이 대상이었지만 의뢰인 중에는 남성들도 있었습니다.

[B씨/'배드파더스' 의뢰인 : (법적 조치는)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양육비를 받는 사람을 지치게 할 정도로. 그래도 '이거라도 하면, 명단 공개라도 하면 좀 주지 않을까'라는 심정으로…]

공개하겠다는 통보만으로 700여건, 그리고 공개한 뒤에 200여건의 양육비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구본창/'배드파더스' 대표 : 1년에 10억을 버는 사람인데 그걸 지급 안 한 거예요.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사진 올라간다고 하니까 바로 해결했거든요.]

이런 활동을 뒤로 하고 배드파더스는 오늘(20일) 스스로 문을 닫았습니다.

"부모의 초상권보다 아이의 생존권이 우선"이라며 2018년 첫걸음을 뗀 지 3년여 만입니다.

정부가 양육비를 주지 않는 사람에게 운전면허 정지와 출국금지 조치, 신상 공개를 진행하기로 하면서입니다.

[구본창/'배드파더스' 대표 : 양육비 미지급자들 신상 공개하는 것은 개인이나 단체가 할 일 아니라 국가가 해야 할 일이거든요. 정부에서 이걸 하게 되면 이 사이트는 당연히 닫는 걸로…]

그동안의 활동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신상이 공개된 당사자들의 갖은 협박에,

[구본창/'배드파더스' 대표 : 사진 안 내리면 집으로 찾아간다. 실제로 누구 한 명 데리고 와서 '오늘 끝장을 보겠다'라고…]

명예훼손 혐의로 20번 넘게 고소를 당하는 등 법적인 논란도 따라 다녔습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는 공익성이 인정돼 무죄를 받았지만 아직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웹사이트는 닫지만 배드파더스 운영진은 양육비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은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구본창/'배드파더스' 대표 : 양육비라고 하는 것이 아이들의 생존권과 직결되니까. 아이들 생존권이 무책임한 부모의 명예보다 더 우선돼야 할 가치잖아요.]

(영상디자인 : 조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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