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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국감 2차전…"설계자가 죄인" vs "공익환수 착한 사람"

입력 2021-10-20 17:09 수정 2021-10-2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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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명 지사가 출석한 국토위 경기도 국정감사, 이번에도 대장동 공방이었습니다. 야권은 "대장동 사업을 설계한 자가 범인이자 죄인"이라고 공격했고 이 지사는 "공익환수를 설계한 건 착한 사람"이라고 맞받았죠. 다만 구속된 유동규 전 본부장의 과거 인사에 '개입'한적 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오늘(20일) 국토위 국감의 주요 장면을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거두절미하고 이재명 경기지사가 출석한 국토위 국감장으로 가보죠. 이재명 지사 그제 행안위 국감에 이어 두번째 국감 출석입니다. 1차전 행안위에선 "국민의힘의 한 방이 없었다"는 평이 많았는데 오늘 국토위는 어땠을까요? 2차전 첫번째 픽은 < 철벽 >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이재명! 구속하라! 곽상도! 구속하라!) 수고하십니다.]

'대장동 특검'을 촉구하는 시위대를 뒤로 한 채,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청에 들어섭니다. 그제 행안위 출근길엔 직접 마이크를 모아들고 서서 10분 간 발언을 자처했는데 오늘은 딱 "수고하십니다" 한 마디로 질문을 원천 봉쇄했습니다. 이윽고 오전 10시 국토위 국감의 막이 올랐죠. 이 지사는 인사말에서부터 국민의힘을 상대로 '철벽'을
쳤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국정감사는 인사청문회가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개인으로서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정감사를 위한 기관증인으로, 경기도지사의 자격으로 법률에 의해서 이 자리에 증인으로 서있습니다. 저의 과거에 관한 일, 경기도지사의 업무와 관계없는 일, 경기도의 업무 중에서도 국가위임사무, 국가보조사업과 관계없는 것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제가 답을 못 드리더라도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야당의 대장동 공세는 맞대응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헌데 사실 "국감에서 적극 대응하겠다"고 했던 건 이 지사 본인이었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2일) : 정치공세가 예상되지만 오히려 대장동 개발사업의 구체적 내용과 행정 성과를 실적을 설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이종배/국민의힘 의원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하지만 말씀과는 달리 국회의 정당한 자료 요구에도 경기도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문제의 소지가 없을 만한 자료들만 선택해서 취사선택해서 부실하게 제출하고 있습니다.]

이 지사의 '철벽 수비'에도 국민의힘은 계속해서 대장동 관련 질의를 이어갔습니다. 대신 작전을 좀 바꿨는데요. 지난 행안위 국감을 반면교사로 삼았습니다. 

[원희룡/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CBS '한판승부' / 어제) : 이재명은 일단은 말을 너무 잘하고 너무 거짓말도 잘하고 그래서 (18일 행안위 국감 때는) 그냥 말할 틈을 안 주고 7분 동안 내내 야단치는 걸로.]

[김성회/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거기에 행안위원장이 민주당 사람(서영교 의원)인 건 아무도 몰랐나 보죠?]

[원희룡/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CBS '한판승부' / 어제) : 작전을 그렇게 짜고 갔대요.]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원칙대로 가야 되거든요. 국민들이 궁금한 게 있어요. 진상 규명이잖아요.]

이 지사의 답변을 '한꺼번에 받겠다'고 했다가 '일장연설'로 되치기를 당한 행안위.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고, 1문 1답 형식으로 이 지사의 답변 시간을 줄이겠단 작전입니다. 

[송석준/국민의힘 의원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증인께서 오늘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실 때는 핵심적인 내용만 짧게, 질의하신 의원님이 원하시는 대로 좀 가급적 짧게 핵심적으로 답변해 줄 수 있도록…]

하지만 짧게 하란다고 짧게 할 이 지사가 아니죠. 질의에 맞먹는 긴 답변이 이어지자, "정리하라" "왜 막느냐" 여야 설전이 오가자 결국 회심의 아이템(스톱워치)까지 등장합니다.

[조응천/국토교통위원회 감사반장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보시다시피 제가 타이머를, 이 스톱워치를 가지고 왔어요. 너무 좀 심하다 싶으면, 너무 좀 과하다 싶으면 정리해달라고 말씀을 드릴 겁니다. 그냥 진행하겠습니다.]

이렇게 분위기는 살펴 봤고 본격적으로 질의 내용도 뜯어봐야죠. 두번째 픽 < 쥐 잡을 때 > 로 넘어갑니다.

[강준현/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한 개발이익을 환수하고, 시민들에게 돌려주려고 노력했던 것과 토건세력을 포함한 삼각 카르텔이 부정부패를 일삼은 것은 저는 별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그런데 국민의힘의 강요대로 제가 굴복했더라면 이 9000억 다 민간업자가 받았고, 50억 클럽이 아니라 아마 500억 클럽이 됐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고군분투해서 70% 환수했다.]

어제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태산명동 서일필', 태산이 떠날갈 듯 요동하더니 나온 건 쥐 한마리 뿐이었다는 고사성어를 올렸습니다. 이어 "이제는 쥐를 잡을 때"라고 했죠. 여기서 쥐는 국민의힘 대장동 의혹은 '이재명 게이트'가 아닌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주장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국민들께서 이 문제에 대해서 참 허탈해하시고 정말 벼락거지 됐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인데, 국민의힘의 방해나 제도적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점을…]

그러자 국민의힘. 무슨 소리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한 것도 핵심 측근들이 몽땅 이익을 가져가게 한 설계자도 모두 이재명 지사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종배/국민의힘 의원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유동규 씨를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으로 임명했는데 (인사에 개입했냐는 질문에) 명확하게 답변을 안 하셨어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기억이 안 납니다.]

[이종배/국민의힘 의원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기억이 안 나는 겁니까? 아니면 하신 적이 없습니까?]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여기가 범죄인 취조하는 것도 아니고.]

[이종배/국민의힘 의원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제가 묻는거만. 유동규는 '내 말이 곧 이재명 말'이라고 이렇게 주민들에게 얘기하고 있는 걸 알고 계셨습니까, 이 당시에.]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유동규는 그런 정도 영향이 있으면 제가 사장을 시켰을 텐데.]

[이종배/국민의힘 의원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나중에 사장 시켰잖아요, 경기 관광공사.]

이 지사는 "과거 실무진이 초과이익환수 조항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자신은 몰랐던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 지사가 '배임을 저지른 것'이라 공세를 이어갔죠. 

[김은혜/국민의힘 의원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단 돈 100만원이 들어가는 예산 집행도 시장 결재 없이는 하지 못한다고 말씀하신 분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뭐라고요? 뭐라고 하셨어요? 제가 못 들었어요.]

[김은혜/국민의힘 의원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지난 국감 때 초과이익 조항을 (실무자들이) 건의한 걸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유동규 본부장이 이거를 거절한 겁니까?]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대리급 정도 되는 신참 직원이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공모했는데, 채택이 안 됐다고 해요. 그거를 그때 보고받은 게 아니고 이번에 언론 보도를 보고 알게 된 거예요.]

[김은혜/국민의힘 의원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1조 가까운 돈을 화천대유에게 몰아주는 걸 지사님이 결국 하게 했다는 거죠. 그게 배임입니다. 몰랐다고 하면 그게 무능이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저도 이런 식으로 질문만 하고 공격만 하고 답을 안 하면 아예 답변을 안 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 대선후보 맞대결 > 오늘 국토위엔 정의당의 대선 후보이자 이 지사의 라이벌, 심상정 의원이 출격했습니다. 앞서 심 의원은 "대장동을 단군 이래 최대의 공익사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이 지사가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죠. 오늘은 면전에서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국민들이 분통터져하는 게 뭐냐. 어떻게 8천만원 투자한 사람이 천억원. 천 배 이상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냐. 성남시는 도대체 어떻게 설계하고 무엇을 관리했나.]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의원님 식으로 말씀하시면 LH 공사가 토지, 택지 개발해서 분양해가지고 민간업자가 분양 이익 받는 거 하면 아마 수십조, 수십조 될 겁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질문도 안 한 말씀을 왜 자꾸만 답을 하십니까?]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저한테 지금 물어보신 거 같은데?]

심 의원은 또 '돈 받은 자는 범인, 설계한 자는 죄인'이라는 피켓을 들고 나왔는데요. 이에 이 지사는 "공익환수를 설계한 사람은 오히려 착한 사람이다. 부패를 설계한 쪽이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맞받았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아파트 분양사업까지 하는 1조 8천을 기준으로 하면 전체 이익 중에, 말하자면 75%에서 90%가 민간으로 넘어갔다. 돈 받은 자는 범인인데 설계한 자는 죄인이다. 강제수용을 하는 것은 공공적 목적일 때만 이게 합리화될 수 있는데 저렇게 강제 수용한, 수용당한 원주민들에게 사과해야 됩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도둑질을 설계한 사람은 도둑이 맞고 공익 환수를 설계한 사람은 착한 사람이죠. 이게 민간 개발을 했더라면 이거 하나도 못 받았을 것이고.]

< #피켓열전 > 이번 국정감사를 몇 차례 파행으로 몰았던 이 피켓들 오늘도 대거 등장했습니다. 앞서 보셨듯이 심상정 의원은 '돈받은자 범인, 설계한자 죄인'이라는 피켓을 들고 나왔고요. 말고도 '돈 가지자는 도둑, 설계한자는 범인'(박성민), '돈 퍼분자는 범인, 장물아비는 '그분' 측근'(김은혜) 등등 문구도 참 다양했습니다. 

[박성민/국민의힘 의원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도둑질을 교사하거나 도둑질한 사람은 뭐라고 표현합니까?]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도둑질하라고 시킨 사람을 교사범이라고 하죠.]

[박성민/국민의힘 의원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도둑질 한 사람은]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그게 국민의힘입니다.]

[박성민/국민의힘 의원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도둑질 한 사람 이재명 아닙니까. '설계자가 범인이고 돈 가진 자가 도둑이다' 이 말은 틀렸습니까.]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심상정 의원님하고 똑같네요.]

[박성민/국민의힘 의원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다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아까 설계자가 범인이라고 돼 있던데?]

[박성민/국민의힘 의원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설계자가 죄인이라고 돼 있었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아 그렇군요.]

하지만 모든 피켓 문구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아이템이 또 등장했죠. 저도 몇 차례 전한 적이 있는 그분, 아니 그 견.

[송석준/국민의힘 의원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이천시 출신 송석준 의원입니다.]

[조응천/국토교통위원회 감사반장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잠깐만요 잠깐만요 마이크 빼세요. (간사 간 합의했잖아요. 안쓰기로..) (뭐 하는 겁니까 지금 당장 내리세요!) (챙피해서 그래요 창피해서!)]

[조응천/국토교통위원회 감사반장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그거 누누이 봐왔습니다. 제거해 주십쇼. 제거해 주세요!]

[송석준/국민의힘 의원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얘가 대똥이…]

[조응천/국토교통위원회 감사반장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 국정감사 중지를 선포합니다.]

결국 회의를 잠시 멈추게 한 대똥이의 존재감.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이 지사는 오히려 "민주당의 항의할 필요가 있느냐. 양두구육, 이건 국민의힘 본인들 이야기를 하는 것 아닌가?" 라며 태연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죠.

오늘 마지막 국감픽은 잠시 다른 상임위, 정무위로 가볼텐데요. < 제2의 대장동? > 입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임시절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변경에 특혜를 줬다"고 주장했는데요. 실제로 관련 보고서에는 이 지사 그리고 이 지사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의 서명이 적혀 있습니다. 용도를 한번에 4단계나 높인 것, 또 백현지구 사업에도 측근을 요직에 앉힌 등이 '제2의 대장동'과 같다는 주장입니다. 이 백현동 사업 관련 이 지사 측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요.

관련 내용 포함해 국감 소식, 들어가서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신 체커의 국정감사픽 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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