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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 속 '윤석열' 이름 3번 등장…캠프 측 "짜깁기 보도"

입력 2021-10-20 18:00 수정 2021-10-2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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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 김웅 의원이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과 나눈 전화 통화 녹취가 공개됐습니다. 고발장에 담긴 내용부터 전달 과정을 세세하게 지시하는가 하면 '윤석열'이란 이름도 들어있었는데요. 윤석열 캠프에선 윤 전 총장과는 관계가 없음이 오히려 드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관련 소식까지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윤석열/전 검찰총장 (지난달 8일) : 출처와 작성자가 나와야, 그게 확인돼야 그것이 어떠한 신빙성이 있는 근거로써 그것을 가지고 의혹도 제기하고 문제도 삼을 수 있는 것인데, 그런 게 없는 문서는 소위 괴문서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괴문서를 가지고 국민들을 갖다가 이렇게 혼동에 빠뜨리고…]

텔레그램 속 고발장을 '괴문서'라고 했던 윤석열 전 총장, 출처와 작성자가 확인돼야 한다고 했죠. 지난 해 4월 3일, 고발장이 전달되던 당시 김웅 의원과 조성은 전 부위원장의 통화녹취 음성이 공개됐습니다. 녹취 속 고발장의 출처와 작성자는 바로 '저희'입니다. '우리가 누구'에서 '저희가 누구'로 관심사가 바꼈죠. 김웅 의원을 포함한 '저희'는 과연 누굴까요.

[김웅/국민의힘 의원 (MBC 'PD수첩' / 어제) :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만들어서 일단 보내드릴게요. 이 정도 보내고 나면 검찰에서 알아서 수사해 준다.]

당시는 총선 12일 전입니다. 김웅 후보 시절, 의원실 구성도 되기 전이죠. 그런데 누군가 고발을 지시 혹은 조언한 정황도 들어있습니다.

[김웅/국민의힘 의원 (자료 제공 : 조성은 올마이티미디어 대표) :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남부지검에 넣어서. 음 남부 아니면 조금 위험하대요.]

다만 '검찰이 직접 개입했다'는 멘트는 없는데요. 대신 검찰색을 빼야 한다는 취지의 말들이 나옵니다.

[김웅/국민의힘 의원 (자료 제공 : 조성은 올마이티미디어 대표) : 고발장, 요 건 관련해가지고 저는 쏙 빠져야 되는데. '언론피해자'라고 뭐 그러니까 이 지금 언론장악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을 동원해서 가는 게 더 낫겠죠. 검찰 색을 안 띠고. 심재철 의원님 같은 분은 좋죠. 왜냐하면 그 지팡이 짚고 가서 하시면은 그거는 좀 모양새가 좋은 거 같은데.]

통화녹취는 두갭니다. 4월 3일 오전 10시 11분과 오후 4시 34분에 이뤄진 두차례의 통화, 총 17분 37초 분량입니다. 좀 긴 통화죠. 1년 반 전이긴 하지만 웬만하면 기억이 날 정도 같습니다. 기억이 안 난다고 했던 김웅 의원, 오늘 입을 열었는데요. 녹취록을 보도한 MBC가 앞뒤 맥락을 잘랐다면서, 검찰이 고발장을 준 건 아닌 것 같다는 것만 기억이 난다고 햇습니다.

[김웅/국민의힘 의원 : (검찰 측의 제보였는지?) 글쎄요. 저희라는 말에 대해서 자꾸 이야기하는데 제가 기억하는 바에 의하면 검찰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검에서 건너온 자료면 제가 왜 대검에 이야기를 잘 해놓겠다, 라고 이야기를 하겠습니까. 그런 것으로 봐서는 저도 미루어 짐작한 바로 의하면 검찰하고 연계를 시키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희망사항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제의 통화녹취에 '윤석열' 이란 이름이 들어있는지도 관심사였죠. 윤석열 캠프에선 이름이 들어있다고 했던 MBC 보도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윤 전 총장과 고발사주 의혹 관련 없단 취집니다.

[윤희석/윤석열 캠프 대변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7일) : 유독 MBC 보도만 윤석열을 딱 이렇게 적시를 했단 말이에요. 실제로 그 복원된 녹취록, 녹취 파일을 틀어봤을 때 그 단어가 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 안 된 겁니다. (윤석열 당시 총장이 직접 지시했거나 알고 있었거나 이런 정황이 나온 건 없습니다.) 전혀 없죠.]

[JTBC '정치부회의' (지난 7일) : 녹취록에 '윤석열' 이름이 들어있는지 아닌지 쟁점이 될 듯한데요.]

그런데, 녹취 속에 윤석열 이름 들어있었습니다. 3번이나 나오는데요. 특히 논란이 된 건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란 게 나온다"는 멘트입니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고발을 사주했다는 맥락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김웅/국민의힘 의원 : 마치 검찰이 시빗거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니까 그런 것을 좀 차단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나가는 것은 좋지 않겠다, 이런 맥락에서 이야기를 한 것으로 저는 파악을 했습니다.]

윤석열 캠프에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적극 반박했습니다. 윤 전 총장이 개입한 정황이 아니라면서 녹취록을 보니 "윤 전 총장이 시킨 것이 아님이 오히려 명백해졌다"고 했습니다. 어제 MBC PD수첩, 편파보도 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권성동/윤석열 캠프 종합지원본부장 : MBC가 짜깁기, 편파방송으로 '이재명 선거캠페인'을 하다니 개탄스럽다. MBC PD수첩은 여권진영 사람들과 추종자들만 출연시켜 방송했다. 대선 국면에서 최소한의 '균형보도원칙' 조차 무시했다.]

앞서 고발사주 의혹이 뉴스버스에서 처음 보도됐을 때, 윤 전 총장은 자신있으면 KBS나 MBC를 통해서 보도해야 한다고 했었죠. 그때완 사뭇 달라진 태돕니다.

민주당은 공수처의 신속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당장 국민의힘 김웅 의원과 정점식 의원에 대해 윤리위에 제명을 요구하겠다고 했습니다. 통화녹취에 검찰과 국민의힘이 유착해 선거개입을 한 정황이 분명하다는 겁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통화 녹음에 누가, 언제, 어디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세한 대화가 담겨 있었고 한 사람이 계획할 수 없는 치밀한 준비가 있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사주를 넘은 공동 범죄 모의였습니다.]

윤석열 캠프도 공수처가 빨리 수사를 하라고 했습니다. 김웅 의원을 빨리 부르라고도 얘기했는데요. 녹취록을 통해 윤 전 총장과의 연관성이 없다는 게 드러난 만큼, 김 의원과 선을 긋는 모습입니다.

[김경진/윤석열 캠프 대외협력특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신속하게 김웅 의원 불러서 공수처에서 빨리 조사해라. 그러니까 김웅 의원 지금 기억을 못 한다고 하고 있는데 어제 녹취록이 공개가 됐고, 특히 이제 본인의 어떤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면 본인도 일정 정도 기억이 나지 않겠느냐.]

하지만 김웅 의원은 국감을 이유로 26일까진 공수처 출석이 어렵단 입장이죠. 핵심 인물인 김 의원의 소환이 늦어지면 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11월 5일 전까지 고발사주 의혹 수사 결과가 나오기 어렵단 전망도 나옵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국회 회기를 이유로 수사를 미룰 수 없다며 김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요구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요구하십시오. 그럼 저희 민주당이 바로 동의하겠습니다. 왜 그렇게 공수처가 미적거리는지 이해를 못 하겠고요.]

이번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살펴보겠습니다. 키맨으로 불렸던 남욱 변호사,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대신 남 변호사를 석방했습니다. 구속 시한인 오늘 새벽 5시까지, 혐의를 입증할만큼 충분한 조사가 어렵단 판단 때문이라고 합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런 엉터리 봐주기 수사는 처음"이라면서 "검찰이 대놓고 권력자 봐주기 수사를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검 도입 요구도 더 거세졌는데요. 대선 주자들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습니다. 검찰 부실수사를 강하게 질타한 겁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 지금과 같은 검·경 수사로는 이 (대장동 의혹) 사건의 실체적 접근을 기대하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특검 임명을 즉각 수용해 주십시오. 저는 집권하는 즉시 대장동 비리 등 거악과의 전쟁을 바로 선포할 것입니다.]

남 변호사의 배임과 뇌물 혐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혐의와 겹친단 말씀 어제 드렸죠. 김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 수사가 한차례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검찰 입장에선 또 한번 기각될 수도 있는 영장을 청구할 순 없었단 분석도 나옵니다. 검찰은 남 변호사를 석방한지 14시간 만인 오후 2시쯤, 다시 검찰로 불렀는데요. 머리를 단정하게 자른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50억 클럽 로비에 대해선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고 '그분'이 이재명이 아니라고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질문엔 적극적으로 부인했습니다.

[남욱/변호사 : 사실대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잘 소명하고 있고 앞으로도 사실대로 다 잘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분이 이재명 지사가 아니라는 말씀이 좀 바뀌신 것 같은데 어떤 취지로, 이유가 뭔지?) 아닙니다. 바뀐 게 아니고 오해들 하신 거고 저는 그렇게 말씀드린 적 없습니다.]

검찰은 남 변호사보다 1시간 전쯤엔 김만배씨도 다시 소환했습니다.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 (남욱 씨가 50억이 2명한테 직접 전달되었다고 발언한 것 같은데 혹시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들어가서 잘 소명하겠습니다.]

이른바 '대장동 패밀리' 들, 입장과 진술이 엇갈리고 있죠. 앞서 법원은 유동규 전 본부장의 구속이 적법하다면서 구속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죠. 오늘 조사에선 당사자들 간의 대질 심문이 이뤄질지가 관심입니다. 또 스모킹 건인 '정영학 녹취록'을 들려줄지도 주목되는데요. 앞서 김만배씨는 녹취록을 들려달라고 했지만 검찰은 거절했죠. 녹취록에 대한 입장도 다른데, 한 자리에서 얘기를 들어보면, 실체적인 진실이 드러날 수 있을까요.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지난 12일) : 저는 한 번도 정영학 씨와 진실된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정영학 씨가 과거에 이 구 사업자, 구속되는 일에도 적극 역할을 했고…]

[남욱/변호사 (JTBC '뉴스룸 '/ 지난 12일) : 그 녹취록에 있다고 하니까. 그분 얘기가 녹취록에 있다고 하니까 그런 얘기를 했던 게 맞을 텐데. 근데 그분이 누구인지, 유동규인지 누구인지를 당사자만 알고 있지 않을까요?]

유동규, 김만배, 남욱 등 대장동 핵심 인물들이 지금 모두 검찰에 있죠. 검찰 수사에 진전이 있는지 앞으로도 다정회에서 전해드립니다.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선 김웅 의원의 녹취록이 공개 되면서 진실이 좀 더 드러나고 있는데 오히려 적극적으로 반박에 나선 김 의원과 윤 전 총장의 방어 기회를 줬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김웅 녹취록 속 '윤석열' 3번 등장… 검찰, 김만배·남욱, 동시 소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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