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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왜] 中 전력대란 나비효과…전세계 자동차 공장 멈출 판

입력 2021-10-20 07:02 수정 2021-10-20 07:26

산시성 마그네슘 공장 가동 중단돼 공급 쇼크
차량 알루미늄 합금에 필수…중국산 90% 점유

中 전력난에 원자재 대란…망간도 80% 가격 폭등
중국 의존 공급망, 리스크 헤징 전략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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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시성 마그네슘 공장 가동 중단돼 공급 쇼크
차량 알루미늄 합금에 필수…중국산 90% 점유

中 전력난에 원자재 대란…망간도 80% 가격 폭등
중국 의존 공급망, 리스크 헤징 전략 마련해야

〈사진=로이터 연합뉴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산시(陝西)성은 지난달(9월) 마그네슘 제련 기업 50여 기업 가운데 35곳에 연말까지 가동을 중단하도록 명령했습니다. 나머지 기업들은 생산량을 반으로 줄이라고 했다는군요.

중국 중앙정부는 올해를 탄소중립 실현을 향한 원년으로 정했죠. 이에 따라 에너지 사용 감축 목표를 정하고 각 성 정부에 하달했습니다. 중앙의 목표 수치가 나왔으니 성 정부마다 탄소배출량을 기준에 맞추기 위해 전기를 끊는 등 한바탕 소동을 벌였습니다. 게다가 전력 수급 불안으로 정책 영향이 없는 곳에서도 전력 공급 중단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한마디로 전력 대란이 터진 겁니다. 이런 와중에 마그네슘 제련도 제동이 걸린 겁니다.

마그네슘은 자동차 산업의 필수재입니다. 기어박스에서 스티어링 칼럼(스티어링 휠의 지지대), 시트 프레임, 연료 탱크 커버 등에 쓰이는 알루미늄 합금 생산에 없어서는 안되는 원료입니다.

 
2021년 9월 14일 중국 장쑤성 난퉁시 소재 난퉁코스코 가와사키조선(NACKS)에서 안전모를 쓴 근로자가 작업하고 있다.〈사진=EPA 연합뉴스〉2021년 9월 14일 중국 장쑤성 난퉁시 소재 난퉁코스코 가와사키조선(NACKS)에서 안전모를 쓴 근로자가 작업하고 있다.〈사진=EPA 연합뉴스〉
이런 마그네슘 제련을 중단시켰으니 시장은 바로 경기를 일으켰습니다. 톤당 3000달러선을 유지하던 마그네슘 가격이 단숨에 5000달러를 돌파해 이달 초엔 8250달러까지 올랐습니다. 가격 평가사인 아거스 미디어는 유럽에 수입된 마그네슘 가격이 지난달 톤당 9000달러를 넘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습니다.

FT는 19일 “자동차 생산에서 마그네슘 수요의 35%는 시트 프레임인데 마그네슘 공급이 중단되면서 전체 자동차 산업이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도대체 중국산 마그네슘의 점유율이 얼마나 되길래 이렇게 '엄살'을 부리는 걸까요.

무게가 가벼운 데다 전기 차폐율이 높은 마그네슘은 스마트폰·PC부터 항공우주·자동차 소재로 쓰입니다. 중국산 점유율은 85~90%에 이른다고 합니다. 단순히 엄살로 치부할 일이 아닌 겁니다. 특히 산시성 위린의 한 마을에서 집중적으로 생산되기에 산시성의 조치는 즉각 마그네슘 수급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FT에 따르면 캐나다 금속기업인 메탈코는 지난주 고객사에 마그네슘 확보가 어렵다며 알루미늄 빌렛(알루미늄 압출에 쓰이는 필수 중간재)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고 긴급 통보했습니다.

메탈코의 조치는 중국의 전력 수급 위기가 글로벌 공급망에 어떤 파급을 일으키는 지 잘 보여줍니다. FT는 “중국발 공급망 쇼크로 인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금속은 저장이 어렵습니다. 창고에 적재하면 3개월 후부터 산화하기 시작합니다. 중국으로부터 추가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연말 전 재고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고 FT는 강조합니다.

중국에 절대 의존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의 현주소를 이번 마그네슘 사태가 잘 보여줍니다. 중국산 원자재 공급 쇼크는 마그네슘만이 아닙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제련도 가동률이 떨어지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고 알루미늄 제련도 대규모 감산에 들어갔습니다. 반도체 원료인 황린과 규소 생산도 평소의 10% 수준까지 떨어뜨렸습니다. 연쇄 원자재 공급 쇼크가 우려되는 현실입니다.

시장은 곧장 반응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알루미늄 가격은 연초 대비 40%가 치솟았고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망간(배터리 소재) 가격은 연초 대비 79% 급등했습니다.

중국산 의존도가 매우 높은 유럽에선 비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유럽알루미늄협회(EA)는 중국에 의존하는 공급망 정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자성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EA의 성명 중 한 대목입니다.

“현재 마그네슘 공급 부족 사태는 EU가 경제를 중국 수입에 의존하면서 감수하고 있는 위험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그렇다고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을 외면하기도 어려운 현실 입니다. EU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노르스크하이드로를 비롯한 유럽 기업들은 한 때 마그네슘을 생산했던 적이 있었지만 중국산과의 가격 경쟁에서 패해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미국이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과 디커플링을 시도하고 있는 와중에 불거졌습니다. 중국이 자국 사정으로 공급량을 줄이니 원자재 가격 폭등과 인플레 리스크가 커지는 연계 구조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중국발 위기에 연동되는 구조입니다.

가격 경쟁력에 기대 의존도를 높였던 중국 중심 공급망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갑자기, 중국이 규제 강화 또는 공동 분배 등 자국 정책 기조를 바꾸면서 경제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졌습니다. 이제 디커플링에 대한 인식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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