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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전세대출 규제…"이미 월세난민 됐다" 분통

입력 2021-10-15 20:19 수정 2021-10-1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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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융당국이 전세대출 규제를 풀기로 했지만, 세입자들의 반응은 좋지 않습니다. 특히 전세금을 못 구해 월세로 들어간 사람들은 오락가락 정책 때문에 피해를 봤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전세대출 규제를 풀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이 알려지자 인터넷에는 오락가락 정책에 화난 세입자들의 글이 잇따랐습니다.

전세금을 못 구해 월셋집을 구했다거나, 전세계약을 했다가 대출이 안 나와 계약금을 날렸다는 사연입니다.

실제 지난 8월 금융당국이 대출을 규제한 이후 서울 주변 도시의 월셋 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전셋값 급등으로 필요한 자금은 늘어났는데 대출 한도가 줄자 전세 대신 월세를 찾는 '월세난민'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의 한 아파트입니다.

보증금 2000만 원 월세 110만원에 거래되던 이 아파트는 최근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60만원으로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A씨/공인중개사 : 잘사는 분들이 사는 게 아니고 어쩔 수 없이 사는 거예요. 전세 대출이 안 나와서 월세를 사시는 분들도 있고요.]

전세 거래 성사는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입니다.

[B씨/공인중개사 : 임대가 10개 계약이 되면 전세가 70~80% 됐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월세가 60~70% 되죠.]

남양주 다산신도시에선 월세 200만원이 넘는 매물들이 등장했습니다.

이러자 어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금융위원회는 대출 규제를 풀기로 했습니다.

농협은행이 대출을 중단한 지 한달반만에 전세대출을 재개하기로 했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한도를 완화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월세계약을 한 세입자들은 상대적으로 싼 전세대출 이자 대신 매달 비싼 월세를 내게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섣부른 규제가 혼란을 키웠다고 지적합니다.

[서지용/상명대 경영학과 교수 : 부작용이 1~2개월 사이 늘어나다보니까 뒷감당 안 되다보니까 슬쩍 발 뺀 거는 정부 당국 신뢰도 많이 잃은 데다가…]

내년에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의 가수요까지 올해 모두 몰리게 될 거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C씨/내년 전세 입주 예정 : 내년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내년에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웬만하면 12월 안으로 들어가려고요.]

금융당국은 다음 주 '갚을 능력에 맞춰 빌려준다'는 원칙과 실수요자 보호 방안을 담은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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