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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마음에 맺힌 게 좀 있었다…다시 하나의 강물 돼야"

입력 2021-10-14 18:16 수정 2021-10-1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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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대선 경선이 끝난 뒤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췄었죠. 이낙연 전 대표가 오늘(14일) 캠프 해단식에 참석하며 칩거를 끝냈는데요. "다시 하나의 강물이 돼야 한다"면서도 경선 과정에서 "마음에 맺힌 게 많았다" 뼈 있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관련 내용을 톡쏘는 정치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고용진/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어제) : 박수로 추인하는 형태로 했습니다. 박수로 추인하는 형태로 했습니다. 민주당이 향후 대선을 향해서 단합해서 가자면, 모든 차이점을 극복하고 이렇게 결정하는 것이 옳다라는 취지하에 의결했다…]

'무효표 처리' 문제를 둘러싼 갈등! 민주당 당무위가 '박수'로 추인을 했죠. 득표율 계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른바 '사사오입'이란 꼬리표를 떼 준 겁니다. 이낙연 전 대표에게도 출구를 내놨습니다. 논란이 된 당헌! 손을 보겠다고 말입니다. 이 전 대표는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일련의 과정들 예정된 시나리오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낙연 캠프가 좀 불복 움직임 비슷한 게 보이고 이러니까 무슨 재야의 원로들 계시잖아요. 그분들이 좀 압박 성명을 내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었어요. (그랬어요? 승복해라, 이런 메시지.) 그러니까 거기(이낙연 캠프)서는 이미 우리 다 이렇게 당무회의라는 절차만 거치면 바로 승복 선언하고 할 거니까 그렇게 외부에 그런 압력에 의해, 그러니까 그거를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출구전략'을 밟은 이낙연 캠프. 오늘 뒤늦은 캠프 해단식을 가졌는데요. 경선이 끝난 뒤, 사흘동안 칩거했던 이 전 대표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강물은 기어코 바다로 간다"면서 "목적지 없는 새로운 항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동안 쌓인 게 좀 있었나 봅니다.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요즘 저건 아닌데 싶은 일들이 벌어져서 제 마음에 좀 맺힌 게 있었습니다. 그것을 이 정도로만 표현하겠습니다. 동지들에게 상처 주지 마셔야 합니다. 다시 안 볼 사람들처럼 모멸하고 인격을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 가지고 유린하는 것, 그건 인간으로서 잔인한 일일 뿐만 아니라 정치할 자격이 없는 짓입니다.]

민주당의 대선 승리! 원팀을 만드는 게 우선인데요.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일단, 당무위의 결정과 이 전 대표의 수용으로 물꼬는 트였는데요. 애써 만든 물길을 다시 메워버린 분이 있습니다. 바로 송영길 대표입니다. 무효표 처리 문제로 이 전 대표 지지자들에게 '문자폭탄'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거의 일베 수준으로 공격을 한다", 딱지를 붙인 겁니다. 시시때때로 받는다던 문자폭탄. 이번엔 얼음통으로 해결이 안됐나 봅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JTBC '썰전라이브' / 지난달 6일) : 제 핸드폰에 문자폭탄이 하도 많이 들어와서 얼음 통에 집어넣을 때도 있을 정도로 욕을 먹으면서 하는 겁니다, 정치라는 게. 그러한 개인의 체면, 자존심이 아니라 정말 국민과 국가에 대한 헌법적, 헌법기관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 것이지 개인의 체면 따지고 그러면 이 정치 못 해요.]

이 전 대표 지지자들 입장에선 한마디로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입니다. 송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글까지 등장했는데요. "이렇게 막막을 하면서, 원팀을 원하느냐"며 "절대 원팀 안할 거다!" 날을 세웠습니다. 이낙연 캠프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송 대표가 말한 '용광로 선대위',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겁니다.

[김광진/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그런 형식으로 계속 대응하시는 것이 정말 원팀이나 합심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인가. 훨씬 더 적극적으로 말씀하시고 함께 하자고 하는 취지로 후보와 캠프, 그리고 지지자분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것이 지금은 훨씬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낙연 캠프의 좌장, 설훈 의원도 직격했는데요. '국민의힘 대변인처럼 하면 안된다' 날을 세웠죠? 바로 이 발언을 문제 삼은 겁니다.

[설훈/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2일) : (이재명 지사가 후보가 되면 중간에 구속 같은 후보 교체 상황이 오는 것도 상정해 볼 수 있다, 이런 발언을 하셨어요.) 그런 상황이 올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져 있다라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입니다.]

설 의원이 당무위 결과에 발끈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요.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며 수용의 뜻을 밝혔습니다.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했죠? 진중권 전 교수는 이런 해석을 내놨습니다.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지금 이 지사가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낙마를 하는 경우에는 사실 플랜B가 되어야 되는데 지금 지지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는 못 가거든요. 그러니까 지금은 그것을 수용하는 것이 자신으로서도 최선의 선택이라고 봅니다.]

이재명 캠프도 다른 선택지는 없습니다. 설훈 의원과 함께 가겠다! 화해의 메시지를 냈습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JTBC '썰전라이브' / 어제) : 설훈 의원님이 어떻게 보면 제일 문제 제기를 세게 하셨던 분인 건 맞습니다. 그러나 그 부분에 있어서도 오해를 풀면 충분히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저희들은 생각을 하고요.]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설훈 의원님 같은 이런 분들이 다들 정치 고수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진정성을 가지고 우리 함께 대선 승리를 위해서 힘을 모으는 그러한 역할을 해주실 거라고 보고요.]

선대위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설훈 의원께서도 이미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 '대선을 위해서 헌신하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고, 당연히 선대위에 들어와서 이번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대선 승리를 위해서 흔쾌하게 일할 수 있도록…]

이재명 캠프가 가장 껄끄러운 설 의원까지 끌어안고 나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차기 대선 가상대결에서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전 총장이 박빙의 승부를 벌였는데요. 민주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된 이 지사 입장에서 보면, 기대했던 '컨벤션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했던 분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탓이 큰데요. 이 전 대표를 지지했다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14.2%만 이 지사를 차기 대통령감으로 선택했습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40%가 넘었는데요.

그만큼 아직 '감정의 앙금'이 크다는 거겠죠? 하긴 "이낙연 캠프는 원팀에서 빼야 한다", "태극기 부대와 원팀을 하자는 주장"이란 이야기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여기에 아직 일부 지지자들은 아직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있죠? 오늘 경선 결과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까지 냈습니다.

[김진석/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 송영길 대표는 이전부터 노골적으로 소위 사사오입식인 사퇴 자표를, 사퇴자의 유효표를 무효표로 인정하자는 주장을 계속 반복해 왔습니다. 무리한 사사오입식 해석을 한 주체가 다시 해석에 대한 심판을 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 소지가 있으니 이를 사법부의 판단에 맡기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미 민주당 당무위에서 이의 신청을 기각하고, 이낙연 전 대표도 이를 수용했죠. 굳이 가처분 신청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한데, 그것과는 별개다! 선을 그었습니다.

[김진석/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 당의 주인은 권리당원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이번 경선에 참여해 주신 시민들이 주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거에 대한 부분은, 정치적인 판단은 정치인들이 하는 부분이 있고, 이거에 대한 법적인 부분은 권리당원으로서 당연히 이거에 대한 판단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래서일까요? 경선 결과 '승복'! 이낙연 지지자들에겐 아주 민감한 문제입니다. 불똥은 조국 전 법무부 장 관 에게도 튀었는데요. SNS에 "이 전 대표의 '승복'으로 민주당 경선이 끝났다"고 글을 올렸다가, 잇따라 이른바 '손절'을 당했습니다. 뒤늦게 '경선결과 수용'이라고 말을 바꿨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습니다. 사실, 이 감정선을 먼저 건드린 건 방송인 김어준 씨였죠?

[김어준/방송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지난 12일) : 승복의 교과서였죠, 그때. 박근혜 후보가 그때 당시 승복했던 문장이 대단했습니다. 이제부터 박근혜는 없고 이명박이다, 모두가. 즉시 현장에서 했었죠.]

[조해진/국민의힘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12일) : 수락, 그러니까 수락이 아니라 승복 연설문 자체로 감동이었죠.]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12일) : 그쪽도 하여튼 잘한 건 있네요.]

[김어준/방송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12일) :  아니. 그 승복 과정은 흠잡을 데가 없었어요. 정말로.]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도 지지층 달래기에 나섰는데요. 설득이 쉽지만은 않을 듯싶습니다.

[김광진/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유권자로서의 사법부 법에 보장된 권리기 때문에 그걸 강제하거나 문제 삼을 순 없고. 다만, 이제 결과가 생각하신 것처럼 나오지 않을 확률은 높습니다. 이미 당무위에서 정책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에 사법부는 그런 걸 고려할 거라고 보여지고요.]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이 모든 과정을 겪었던 것은 결국은 민주 정부 4기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더 이어가기 위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마음으로 바다를 포기하지 않고 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키는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에게 달려있다는 분석인데요. 두 사람이 만나 묵은 감정을 털어내야 한다는 겁니다. 다만, 양측이 생각하는 시기는 조금 다른 듯합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흔쾌하게 서로 돼야 되기 때문에 이제 서로 통화도 하시고 그리고 (통화는 하셨다고?) 아직은 안 하셨는데 통화도 하시고 또 만나서 회포도 푸시고 이렇게 해서. (언제 만나십니까, 두 분은?) 조만간 하시겠죠. (조만간이요? 조만간이 이게 또 길어지면 사람들이 불안해지는데.) 길지는 않을 것 같고요.]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조금 시차 적응하는 기간들을 가지고 그런 걸 통해서 서로 간에 감정선도 좀 갈무리하고, 또 앞으로 이제 대선 승리를 위한 민주당의 방향도 한번 점검해 보고 이러는 과정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모아낼 수 있는 그런 때가, 시기가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전 대표가 이 지사의 선대위원장직을 맡아줄 지도 관심인데요. 일단, 민주당에선 수락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낙연 전 대표가 당 선대위의 공동선대위원장 자리까지 맡느냐 하는 건데 어떻게 보세요?) 그건 시간문제죠. 그것도. (이것도 당연한 길이다.) 이거 승복했는데 그럼 뭐 당에서 원하는 거 다 들어줘야죠. 안 그러면 졸장부가 되죠. (졸장부가 됩니까?) 그럼요.]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낙연 전 대표께서 선대위원장을 수락하셔서 큰 역할해 주시는 게 중요할 것 같고 이것을 위해서라도 이재명, 이낙연 이 두 분의 우리 당의 큰 정치 지도자들께서 조만간 함께 만나서 의견들을 서로 나누고 함께 손잡고 대선 승리를 위해서 뛰는 모습이 조만간 만들어질 것입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진실한 '깐부 동맹'을 맺을 수 있을까요?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윤호중 원내대표의 말로 정리합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오늘부터 우리 모두는 제4기 민주정부 창출을 위한 깐부입니다. 깐부끼리는 네것 내것 없고 네 편 내 편도 없습니다. 우리만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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