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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체 게바라' 암살 사건…34년 만의 단죄?|아침& 세계

입력 2021-10-14 08:22 수정 2021-10-1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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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서아프리카 국가 부르키나파소에서 지난 1987년 당시 토마 상카라 대통령을 살해한 일당들이 34년 만에 재판정에 섰습니다. '아프리카 혁명의 아버지'이자 '아프리카의 체 게바라'로 평가받고 있는 상카라 전 대통령의 암살 사건 전말이 드러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사하라 사막 서쪽에 위치한 인구 2000만 명의 국가 부르키나파소,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상카라 전 대통령은 여전히 국민적인 영웅으로 남아있습니다. 상카라 전 대통령은 33살이던 1983년, 친구였던 블레즈 콩파오레와 함께 쿠데타를 일으킨 뒤 대통령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는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혼란을 겪고 있던 부르키나파소를 개혁하는데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농부들에게 땅을 배분하는 토지 개혁을 단행해 부르키나파소를  자급 자족이 가능한 국가로 만들었습니다. 예방접종을 통한 전염병 퇴치와 교육 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프랑스어로 볼타강 상류라는 뜻의 '오트 볼타'로 불리던 국가 이름을 '정직한 사람들의 땅'이라는 뜻의 현지어 '부르키나 파소'로 바꾼 것도 상카라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하지만 급진적인 개혁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득권과 마찰이 잦았습니다. 결국 임기 4년 만이던 1987년, 친구이자 정치 동료였던 콩파오레가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상카라 전 대통령은 그 과정에서 암살당했습니다. 콩파오레는 곧바로 권좌에 올라 2014년까지 27년 동안이나 장기 집권했습니다. 그동안 상카라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의 진상 규명이나 재판은 전혀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콩파오레 전 대통령은 2014년, 또다시 집권 연장을 꾀하다가 민중 봉기에 부딪혔고 이어진 쿠데타로 축출됐습니다. 당시 쿠데타 군 대변인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쿠데타 군 대변인 (2014년) : 모든 세력과 협의를 통해 과도정부를 수립할 것이며 헌정질서는 12개월 안에 회복할 것입니다.]

군부의 과도정부를 거친 이후 2015년 12월 선거를 통해 민주 정권이 들어섰습니다. 새 정부는 곧바로 상카라 전 대통령 시신을 수습해 조사를 진행하고 암살 관련자들을 기소하는 등 진상 규명에 착수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1일, 드디어 부르키나파소의 수도 와가두구 군사 법정에서 상카라 전 대통령 암살을 공모한 일당 14명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암살을 직접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길베르 디앙데레 장군 등이 출석했습니다. 하지만 핵심 인물인 콩파오레 전 대통령은 범행을 부인하면서 재판 출석을 거부했습니다. 쿠데타로 축출된 뒤 이웃 국가인 코트 디부아르로 망명한 그를 송환하는 것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입니다. 상카라 전 대통령의 부인은 재판에 참석해 이제라도 진실을 밝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상카라 전 대통령 부인의 말도 들어보시겠습니다.

[마리아 상카라/토마 상카라 전 대통령 부인 : 부르키나파소 모든 국민들이 그렇듯 저도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재판은 그 시작이며,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토마 상카라 전 대통령 암살 사건 재판 상황과 그 결과가 부르키나파소를 넘어 아프리카 전역에 미칠 파장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이한규 아프리카 지식공유 연구소장 전화로 연결되어있습니다.
 
  • '아프리카의 체 게바라' 토마 상카라는 누구?

    맞습니다. 당시나 지금이나 상카라 전 대통령은 정치에 있어서 부르키나파소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모든 전 세대의 아픔을 대변해 주고 있죠. 세계에서 실업률이 높은 나라 중 하나가 부르키나파소인데요. 2014년 대중봉기가 일어난 원인 중  하나가 실업 문제입니다. 7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더 좋지 않고요. 더욱 이 상황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는 서구 선진국가와 국제금융기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상카라는 과감하게  탈식민주의 그리고 제국주의와의 전쟁을 선언했습니다. 이것이 젊은층과 빈곤층에 큰 영향을  미쳤죠. 특히 정권교체를 원하는 아프리카 좌파들 사이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 핵심 인물 콩파오레 출석 거부…재판 난항?

    어렵죠. 그래서 저는 두 가지로 보거든요. 하나는 암살 배후로 지목된 전 대통령 콩파오레가 현지 코트디부아르에 망명하고 있는데요. 콩파오레를 쉽게 넘겨주지 않을 겁니다. 콩파오레를 넘긴다면 코트디부아르는 국제 정치적으로는 물론 외교적 문제로 당분간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 있거든요. 다른 하나는 현재 악화된 안보 상황으로 인해 카보레의 정부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카라 재판 결과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콘도라 상자처럼 열릴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래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진행되는 이번 재판은 30년 만에 콩파오레와 그 일당에 대한 단죄의 길이 열렸지만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특히 국민이 이 재판부가 어떻게 진실과 정의를 세우는지 날카롭게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압력이 있어도 서둘러 판결을 내리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 상카라 암살 법정공방…부르키나파소 정국 불안?

    아직은 재판 시작 초기라서 명확하게 파장과 전망은 어렵고요. 그래서 지금은 재판부의 그 역할이 더 중요합니다. 물론 이번 재판의 중요성을 군법원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어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거든요. 따라서 재판 과정과 이후 중요한 것은 상카라 지지자와 콩파오레 지지자 간의 충돌 방지와 화해를 위한 정치적, 사회적 과제입니다. 따라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재판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치적, 사회적 화해를 이끌 수 있는 절차도 동시에 진행돼야 하거든요. 이는 점점 양극화되어가는 사회와 국민을 안정시키는 길이고 재판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1992년 남아공과 2004년 르완다에서 실시했던 화해와 진실 위원회와 유사한 기구 설치인데 이는 군법원이 판결을 위해서 해야 할 또 다른 과제라고 봅니다.


블레즈 콩파오레 전 대통령은 화려한 변호인단을 동원해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을 취소시키고 전직 국가원수로서의 면책 특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암살 공모자들 역시 재판 준비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재판 연기를 요청했습니다. 토마 상카라 전 대통령 암살 사건 재판은 2주간 휴정에 들어가, 오는 25일 재개될 예정인데 앞으로도 수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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