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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안구단]'의식주' 강조한 北 김정은, 대외 메시지는 침묵

입력 2021-10-11 14:28 수정 2021-10-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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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온라인 기사 [외안구단]에서는 외교와 안보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알찬 취재력을 발휘해 '뉴스의 맥(脈)'을 짚어드립니다.

북한의 올해 노동당 창건 76주년 기념행사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습니다. 당일인 어제(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설에서 대남·대미 메시지 한 줄 없이 경제발전과 사상결집 등 내치에 집중했습니다. 축포를 쏘고 공연을 열긴 했지만 당 창건 경축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특별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당 창건 76주년 기념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당 창건 76주년 기념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이는 해)을 맞아 열병식이 열린 지난해와 비교하면 더 조용하게 느껴집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10일 자정에 맞춰 사상 최초 심야 열병식을 진행했습니다. 드론이 등장했고, 전투기가 에어쇼를 펼쳤습니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등장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연설 중간 주민을 위로하는 부분에서 눈물을 흘리는 파격적인 모습도 보였습니다.

“식·의·주 문제 해결…대변혁의 5년 되게 할 것”

오늘(11일)자 노동신문이 보도한 김 위원장의 당 창건일 기념강연회 연설 제목은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발전기에 맞게 당 사업을 더욱 개선 강화하자'입니다. 제목 그대로 '열심히 일해서 잘 살아보자'로 요약되는데, 특히 눈에 띄는 건 김 위원장이 직접 주민의 의식주 해결을 주요 과제로 꼽은 대목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당 창건 76주년 기념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당 창건 76주년 기념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신문은 “(김 위원장이) 당 제8차대회가 설정한 5개년 계획기간을 나라의 경제를 추켜세우고 인민들의 식·의·주(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효과적인 5년, 세월을 앞당겨 강산을 또 한번 크게 변모시키는 대변혁의 5년으로 되게 하는 우리 당의 결심과 의지에 대해 다시금 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솔직한 발언은 사실상 이번 창건일의 의미를 요약한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와 경색된 대외 관계로 빗장을 닫은 북한 입장에선 이른바 '자력갱생'으로 당분간 이 난국을 헤쳐 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발전 5개년 계획 첫해인 올해의 목표 달성을 강조하면서 쉼 없이 '인민'의 노동력을 쥐어짜내겠다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인민대중 제일주의'의 이면입니다.

■ 대외 메시지 일절 없어…"의도된 침묵"

반면 이날 노동신문 1면을 가득 채운 연설 내용에선 대외 메시지가 전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이중기준'과 '적대정책' 철회를 대화 조건으로 내세운 김 위원장은 이번엔 함구를 택했습니다.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축하 행사에서 북한 주민들이 불꽃놀이 등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축하 행사에서 북한 주민들이 불꽃놀이 등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다분히 의도적”이라며 “최근 북한의 대외 메시지에 있어 김 위원장은 말을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한·미를 불확실성에 빠뜨려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모호성으로 미뤄볼 때 북한이 당장 대화에 나오기보다 상황 관리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외 관계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경제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라고 해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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