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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동규, 내가 천화동인 실소유주"…정민용 자술서 20장 입수

입력 2021-10-09 19:06 수정 2021-10-0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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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민용 변호사의 자술서, 저희 취재진이 보도할 준비를 마쳤다고 조금 전 전해왔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예고해드렸던 대로 자술서 내용을 집중 보도해드리겠습니다. 자술서는 A4 용지 20쪽 분량으로 정 변호사가 오늘(9일) 검찰에 제출한 걸로 JTBC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유동규 전 본부장이 내가 천화동인1호 실소유주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는 내용입니다. 유 전 본부장 측은 그동안 전면 부인해 왔던 내용이죠.

먼저 박창규 기자입니다.

[기자]

정민용 변호사가 검찰에 제출한 자술서는 지난해 일어난 일을 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당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던 유동규 전 본부장이 비료 사업을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함께 동업하기로 했고 남욱 변호사에게 사업 자금 20억 원을 투자 받았다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유 전 본부장이 10월 부터 이혼 자금을 수 억 원을 빌려달라고 부탁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는 자기 것"이라며 "'김만배에게 차명으로 맡겨 놓았다'고 여러 차례 내게 말했다"고 했습니다.

또 "유 전 본부장이 김만배에게 700억 원을 받기로 합의했다. 곧 받을 거다라고 했다"고도 적었습니다.

이혼 자금을 빌리면서 '이 정도 담보가 있으니 곧 갚을 수 있다'는 취지였다는 겁니다.

유 전 본부장 측은 그동안 "천화동인 1호 실소유라는 건 사실이 아니고, 700억 원을 달라고 한 건 농담이었다"고 해명해 왔습니다.

정 변호사 자술서에는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은 공직자이고 재산신고를 해야 하니 전처에게 5억 원을 송금해 달라고 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또 "재혼할 여성과 살 집을 얻어야 하니 그 여성 이름으로 6억 8천 만원을 송금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고 적었습니다.

실제 이렇게 송금한 11억 8천 만 원에 대한 증빙 서류도 검찰에 제출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정 변호사는 "대장동 문제가 터진 뒤 지난달 23일, 유 전 본부장이 차용증과 합의서를 새로 받아갔다"며 "법적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천화동인1호 실소유주는 유동규 전 본부장'이라는 내용이 담긴 자술서에 대해 유 전 본부장 측은 "저희는 모르는 내용"이라고 답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 

[앵커]

이 사건을 심층 취재하고 있는 정해성 기자와 한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정 기자, 다스 수사 때도 그렇고요, 핵심 인물들이 이렇게 자술서를 들고 들어가면 그 뒤로부터 실체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 경우가 꽤 있었죠. 이번 정 변호사의 자술서 보니까 핵심 당사자들 사이 주장이 어떻게 엇갈리기 시작한 것 같은데요.

[기자]

애초 천화동인 5호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엔 "유동규 전 본부장이 700억원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유 전 본부장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했습니다.

[김국일/유동규 전 본부장 변호인 : 700억원은 오히려 저희가 김만배 씨와 대화하면서 '줄 수 있냐' 농담처럼 말하고 실제 약속한 적도, 받은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유 전 본부장 밑에서 일했던 정민용 변호사가 또 이 주장을 뒤집었습니다.

검찰에 제출한 자술서에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는 내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긴 겁니다. 

제가 자술서 20장을 가져왔는데 그 부분을 그대로 읽어드리겠습니다. "너 김만배 알지. 김만배가 천화동인 1호 주인인 것도 알지. 그런데 그 천화동인 1호가 내 거야. 내가 차명으로 맡겨놓은 거야" 이렇게 자술서에 적혀 있습니다.

[앵커]

물론 정민용 변호사의 이런 진술이 실제인지는 수사를 통해 밝혀야 겠지만요, 이렇게 딱 듣고 의문이 드는 건 차명이라는 건 유동규 전 본부장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리하고 또 숨겨야 할 이야기였을 텐데 이런 이야기를 정민용 변호사에게 털어놨어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나요?

[기자]

네. 정 변호사는 성남도시공사 전략사업실장으로 유 전 본부장 밑에서 일했습니다.

평소 형동생하는 사이라고도 알려졌습니다.

이런 유 전 본부장이 지난해 8월 정 변호사에게 비료 사업 동업을 제안했고 남욱 변호사가 2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이 자술서 내용에 따르면 10월부터 이 20억 사업자금에서 일부를 유 전 본부장이 정 씨에게 빌려달라고 한 겁니다. 

곧 이혼을 할 텐데 여기 쓸 돈 11억 원 넘는 돈을 대신 지급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700억원이 받을 게 있으니 언제든 돈을 갚을 수 있다. 걱정 말라"는 취지로 이런 말을 했다는 겁니다.

[앵커]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 보이네요. 앞서 저희 JTBC가 정민용 변호사의 회사 '유원홀딩스'에 대해서 최초 보도한 적이 있잖아요? 여기서 해당 사업을 진행한 건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이 회사 이사로 정민용 변호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내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이니 골프장에 들어갈 비료를 넣을 루트를 확보해주겠다'고 해서 사업성이 있어 보였다"고 진술서에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회사 이름도 "유 전 본부장 별명이 '유원'인데 유원홀딩스로 지으면 대외적으로 호가호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도 했습니다.

이 회사는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지분 배당금을 우회해서 받으려는 루트 아니냐는 의혹이 있어 왔습니다.

이 사업의 자금에 대한 부분은 이후 더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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