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주역들. 사진=JTBC 엔터뉴스"드래곤볼 모으듯 캐스팅했다"
연상호 감독의 드래곤볼이 모인 '지옥'이 펼쳐진다.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지옥' 오픈토크에서 연상호 감독·유아인·박정민·김현주·원진아·양익준·김도윤이 관객과 대화에 나서며 작품의 재미를 자신했다.
오는 11월 1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서울역'·'부산행'·'반도'부터 드라마 '방법'과 영화 '방법: 재차의' 등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
'송곳' 등에서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탁월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줬던 최규석 작가가 공동 각본에 참여해 원작 웹툰에 이어 연상호 감독과 시너지를 발휘했다. 또한 유아인·김현주·박정민·원진아·양익준·김도윤·김신록·류경수·이레 등이 출연한다.
영화가 아닌 시리즈물이지만,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새롭게 만들어진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됐다. 일반 관객에게 공개된 후 신선한 콘셉트와 연 감독의 초기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서사에 호평을 받고 있다.
독특한 콘셉트로 한번,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으로 두 번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유아인과 박정민 등 지금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배우부터 OTT에 처음 도전하는 김현주까지 시청자의 마음을 홀릴 배우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지옥'의 연상호 감독. 사진=JTBC 엔터뉴스연상호 감독은 현재의 출연진 라인업을 완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이에 대해 연 감독은 "지금 출연진이 제가 딱 원하는 배우분들이었다. 정말 드래곤볼 모으듯 한명만 더 모으면 용신을 부를 수 있다는 마음이었다"면서 "유아인이 시나리오를 받고 며칠 고민하는 척을 했다는데, 나는 그 시간 동안 마음을 졸였다. 유아인이 아니면 큰일이 난다고 생각했다"고 캐스팅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연 감독의 마음을 졸이게 한 유아인은 사실 처음 제안을 받자마자 출연을 결심했다. 단 두 글자이지만 강렬한 제목부터 그의 마음에 들어왔다. 유아인은 "일단 ('지옥'이란) 제목이 너무 좋았다. 제목이 아주 도발적이고 공격적이었다. 지옥이라는 콘셉트, 천국이라는 콘셉트가 있는데, 선악을 다루는 영화는 많지만, 지옥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이 작품을 연상호 감독님이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했다"며 "감독님이 사이비종교의 대장 같은 역할이라고 말하며 제안을 주셔서 며칠 고민하는 척은 했다. 그러나 사실 그 자리에서 바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유아인은 연상호 감독의 매력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연상호 감독님은 빨리 찍는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다. 그만한 매력이 없다"고 농담을 던진 후 "하고자 하는 이야기나 갖고 계신 메시지, 영화감독이자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 모두 매력적이다. 가장 매력적이었던 것은 유쾌함이었다. 모든 것들을 가졌지만 유쾌하지 않은 사람이랑은 일하고 싶지 않다. 연상호 감독님은 현장을 유쾌하게 이끌어주셨다"고 했다.
'지옥'의 유아인. 사진=JTBC 엔터뉴스김현주는 '지옥'에서 처음 겪어본 것들이 많다. 넷플릭스 작품에 처음 도전하는 데다, 많은 배우들과 어우러지는 작품 또한 처음이다. 이에 대해 "이런 작업을 해본 경험이 거의 전무하다. 아주 흥미롭고 재밌을 수 있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아인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현주는 "유아인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라고 고백하면서,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진심이다. 유아인과 '지옥'으로 처음 만났는데, 아주 많은 신을 같이 하지는 못했다. 극 중 호흡이 딱히 좋아야 하는 관계도 아니었다. 그래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제대로 호흡을 맞춰 보고 싶다. 그런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덧붙였다
박정민은 '염력'에 이어 연상호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두 번째의 협업인 만큼 더욱 두터운 신뢰를 쌓으며 '지옥'을 완성했다. 박정민은 "연상호 감독님은 유쾌하고 유머 감각이 뛰어나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생각이 깊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지옥'이라는 작품을 읽었을 때, 감독님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 이 시대의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들이 대본에 정확히 표현돼 반가웠다"고 전했다.
유아인과 박정민의 미래 협업이 예고돼 이들 사이의 케미스트리를 엿보게 하기도 했다. 유아인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언프레임드'에서 감독으로 데뷔한 박정민을 향해 "박정민 감독님의 영화에 꼭 출연해 보고 싶다"고 했고, 박정민은 "그럼 집단 멜로를 한번 연출해 보겠다"라고 해 웃음을 선사했다.
'지옥'의 배우 김현주·원진아·유아인. 사진=JTBC 엔터뉴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5일까지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을 비롯한 부산 전역에서 열린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