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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징어게임' 아누팜 "작품과 캐릭터로 기억되고파"

입력 2021-10-08 17:56 수정 2021-10-0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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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누팜 트리파티아누팜 트리파티
인도 출신 배우 아누팜 트리파티(32)가 인생작이자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은 물론 자국인 인도를 넘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극 중 파키스탄 이주 노동자 알리 역을 소화한 그는 타국에서 겪는 외국인 노동자의 고충을 현실적으로 표현해 몰입도를 높였다. 작품 흥행과 동시에 아누팜 트리파티는 예능 출연까지 앞두고 있다.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한국살이 11년 차의 삶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지난 2011년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외국인 장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해 한국에 왔다. 이때부터 한국어 및 한국 문화를 익히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 후 극단 고래에서 활동, 2016년 연극 '오델로'에서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상업 시장으로 발을 넓혀 영화 '국제시장' '럭키' '승리호'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꾸준하게 제 몫을 해오던 아누팜 트리파티는 한국 생활 11년 만에 대중의 이목을 끄는 배우로 성장했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축복받은 기분이다. 알리가 이런 반응을 받을지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많은 분께 환영받을지 몰랐는데 너무 기쁘다. 우선 가족들이 뿌듯해하고 행복해하니까 좋고. 학교 선생님이나 친구들도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는 분들이 많아 힘이 생겼다. 정말 감사하다."

-한국에 오게 된 계기와 한예종에서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원래 델리에서 약 5년 정도 연기를 했다. 부모님께서 연기를 직업으로 삼는 것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다. 공부해서 좋은 대학 들어가서, 좋은 직장 들어가라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게 했다. 집에서 나와 연기를 배우고 싶었다. 그때 한 친구가 '한예종 AMA 장학생' 시험을 제안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노력해서 시험에 응시했다. 한예종에 합격하자 부모님도 굉장히 기뻐하고 응원해줬다. 그 길로 바로 한국에 와서 연기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됐다."

-언제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나.
"사람들 앞에 서거나 무대에 오르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사람들이 내 공연을 보고 함께 즐거워하거나 캐릭터의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는 때 매우 기분이 좋았다. 연극을 시작한 건 2006년이다. 그때 '스파르타쿠스'라는 연극에 검투사 역할로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관객과 무대 위의 인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때가 시작이었다."

-연기자로서 롤모델이 있다면.
"존경하는 배우분들과 함께하는 작업을 통해 다양한 것들을 배웠다. 샤룩 칸, 이르판 칸, 말린 브란도, 찰리 채플린 같은 분들과 한국의 이병헌, 최민식, 이정재, 박해수, 오영수 배우를 보며 많은 것을 얻었다."

-'오징어 게임'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작년 2월 말에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이 총 세 번이었다. 오디션 분위기는 좋았지만, 감독님이 알리라는 인물은 덩치가 큰 인물이라고 했다. 체격이 마른 편이라 걱정했는데 합격 소식을 접하고 마음속으로 덩실덩실 춤을 췄다. 종일 춤을 추며 친구들에게 오디션 합격 소식을 전했더니 하루가 훅 지나갔던 기억이 있다. 정말 하늘에 떠 있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인물 연구를 위해 대본 분석을 했는데 이 작품에 압도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전통 놀이를 이용해 삶과 죽음의 경계가 갈리면서, 인물 한 명 한 명의 다양한 면모들이 드러나는 것이 신선했다."

-알리 역할에 어떤 각오와 목표로 참여했나.
"최대한 진실하고 순수하게 참여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알리라는 인물을 연구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더 넓은 시야를 가지려고 노력했다."

-알리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문제를 대변하는 인물이라 생각된다. 이주노동자 알리의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점을 노력했나.
"알리라는 인물은 가족을 위해서 모든 걸 바치는 인물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정이 많고 따뜻한 인물이다. 여러가지 인간군상이 드러나는 '오징어 게임'에서 가장 선량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런 모습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기를 바라며 연기했다. 알리라는 캐릭터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의 사람들을 만나지 않나. 많은 사람이 '한국 사회의 이주 노동자'라는 캐릭터를 처음 접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에게 알리가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 사람은 왜 한국에 왔을까부터 시작해서 이런저런 세밀한 설정들이 나오는데 극 중 설정을 기반으로 해서 알리라는 캐릭터의 인간적인 모습에 대해 많이 연구했다. 또한 세계 이주 노동자나 노동문제에 대한 글들을 살펴보고, 또 이전에 유사한 배역을 맡았을 때 어떻게 연기했는지를 되돌아보면서 어떻게 하면 최대한 덜 클리셰적인 이미지로 가면서 알리라는 인물을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주변으로부터 받은 조언은 없었나.
"나만의 알리에 갇힐까 걱정하며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황동혁) 감독님도 많이 도와주셨고, 이정재, 박해수 선배님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허성태, 김주령, 정호연 배우님 등 현장의 다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것을 발견했다"

-여태까지 연기한 역할 중 상당수가 이주 노동자 역할이었다.
"유사한 배역이라도 각각의 작품의 맥락과 개별 캐릭터만의 개성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고 그러한 부분들을 캐릭터에 최대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작품의 주제에 대해서는 감독님의 의도와 각본의 해석을 최대한 잘 전달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알리라는 캐릭터에 한정해서 이야기하자면, 이전에 연기했던 배역들과 유사한 부분은 존재하지만 유사한 계층적 배경을 가진 캐릭터들도 한 명 한 명이 다른 맥락, 다른 시간, 다른 작품 속에 존재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알리만의 고유한 개성이 무엇일지를 고민했고 이 부분을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쉽지 않은 한국어 연기로 감정선을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연기하는 것은 어렵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작업을 시작한 날에 알리가 내 머릿속에 들어왔는데 촬영이 끝날 때까지 알리가 빠진 날이 없었다. 어렵지만 전공이 연기다. '셰익스피어'를 할 때는 영어로 연기를 하는 것이고, 한국에 사는 사람을 연기할 때는 한국어로 연기를 한다. 그리고 오히려 그 어려움이 있으니까 가능성이 더 많이 생기기도 한다. 사실 한국어가 지금도 완벽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작품에서 필요한 것은 어설픈 한국어가 아닌 알리를 표현하기 위한 연기다. 그러기 위해서 과거의 자신이나 다른 외국인 친구들을 관찰하며 알리만의 억양과 호흡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작업이 어려운 만큼 재밌었다. 이러한 언어적인 어려움이 없었다면 알리라는 인물에 대한 갈등,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이 더 힘들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박해수 선배님과의 작업은 정말 기쁘고 힘이 나는 작업이었다. 특히 박해수 선배님은 정말 다정하고 친구처럼 대해줬다. 더 잘할 수 있도록 내 안에서 여러 가지를 끌어내줬다. 박해수 선배님이 상우를 연기하는 방식은 내가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다. 존재만으로 신을 변화시키는 분이다. 그런 박해수 선배님의 모습을 보면서 매일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덕분에 상우와 알리의 관계가 두터워질 수 있었고, 박해수 배우님과도 세트 바깥에서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정재 선배님께도 감사드린다. 농담을 많이 하는 재밌는 분이다. 개인적으로 많이 아껴주고 신경 써줬다. 첫 신을 촬영할 때 이정재 선배님의 목을 너무 강하게 잡아서 당황했는데, '괜찮아요. 편하게 해요, 마음대로 하세요'라며 격려해줬다. 그 말을 듣고 긴장이 확 풀렸다. 덕분에 이번 작품에서 배우로서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

-'오징어 게임'에서 가장 공감이 됐던 캐릭터는 누구였나.
"아무래도 내가 연기했던 배역인 알리, 그다음으로는 상대역이었던 상우에게 가장 많이 공감됐다. 알리처럼 기훈 또한 가족을 위해서 게임에 참여했지만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런 기훈의 이야기나 과정에서의 대사들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오징어 게임'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많은 사람에게 연기자로서 알려지게 된 것이 기뻤다. '오징어 게임'은 내게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이번 '오징어 게임'에서 많은 분이 배우로서의 내가 아니라 알리라는 캐릭터를 진심으로 대해주고 반응을 보여주는 모습을 보고 너무 감사했고 기뻤다. 캐릭터를 시청자와 잘 소통하게 하는 것이 배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보다는 내가 참여한 작품들과 연기한 캐릭터들로 기억되고 싶다."

-도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한국어, 힌디, 영어 세 가지 언어가 가능하다. 세 배로 더 많은 역할에 도전하고 싶고, 한국 영화계에서 더 많은 역할을 맡고 싶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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