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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인경책 1270권, 123년 만에 동시 '일광욕'

입력 2021-10-07 21:16 수정 2021-10-0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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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7일) 낮, 합천 해인사입니다. 팔만대장경 목판을 한지로 찍은 인경책을 마당에 놓고 말리는 건데요. 책을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한 전통 방식입니다. 1200권이 넘는 인경책을 이렇게 한꺼번에 꺼내 놓고 말린 건 123년 만에 처음 입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스님들이 다락에서 한지로 감싼 책을 조심스럽게 꺼냅니다.

손에서 손으로 전달 된 책은 108계단 아래 마당에 차례로 펼쳐집니다.

팔만대장경 원판을 한지에 찍어 낸 인경책입니다.

모두 1270권입니다.

한 낮의 따사로운 햇볕과 가을 바람이 책속에 스며듭니다.

스님들은 인경책 한장 한장을 넘겨봅니다.

장마철 습기를 머금은 책을 꺼내 말리는 전통의식인 '포쇄'를 하는 겁니다.

오랫동안 책을 보존하기 위한 전통방식이기도 합니다.

[김혜자/해인사 신도 : 선조들께서 어떻게 이렇게 지혜가 있으셨는지 마음이 울컥할 때가 있었어요.]

책의 보관상태를 확인하는 감수 작업이 2시간 넘게 꼼꼼하게 이어집니다.

100명이 넘는 스님들이 참여했습니다.

감수 결과 보관 상태는 대체로 좋았습니다.

[경암/스님 (해인사 대장경연구원장) : 경전 자체가 잘 보관되고 있는가 그걸 한번 봐야 되고, 경전의 의미 자체도 우리 대중의 마음에 새기는 그런 의식입니다.]

인경책은 조선 후기인 1898년 모두 4부가 제작됐습니다.

해인사와 통도사, 송광사에 각 1부씩 나머지는 전국 사찰에 나눠져 보관되고 있습니다.

합천 해인사에 있던 인경책 1270권, 한부가 보관실 밖으로 한꺼번에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낮 동안 빛과 바람을 쐰 인경책은 4시간 만에 원래 있던 서가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현응/해인사 주지스님 : 앞으로는 현대적인 공조시설을 갖춘 시설 속에서 책을 보존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전통의식은 이번이 마지막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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