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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회 BIFF' 뉴커런츠 심사위원 "팬데믹 영향·글로벌 인기 亞영화…편견없이 심사"

입력 2021-10-0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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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 / 사진=박세완 기자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 / 사진=박세완 기자

올해는 어떠한 작품과 감독이 발굴될까.

7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KNN 시어터에서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열렸다. 심사위원장 디파 메타(Deepa MEHTA) 감독은 건강상 문제로 인해 화상으로 연결, 심사위원 크리스티나 노르트(Cristina NORD)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위원장과 장준환 JANG 감독, 정재은 감독이 참석해 올해의 뉴 커런츠 심사 방향성과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1996년 제1회부터 시작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선보여 온 뉴 커런츠는 매년 과감한 도전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을 소개해 왔다. 뉴 커런츠는 경쟁부문으로 4인의 심사위원이 최우수작 두 편을 선정, 각각 3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한다.

올해의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된 인도 출생 디파 메타 감독은 지난 1991년 첫 번째 장편 영화 '샘 앤드 미'로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에 특별언급되며 세계 영화계에 등장, '물(아쉬람)'(2005)으로 79회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최우수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 됐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레일라'(2019) 연출에 참여하는 등 현재 캐나다에서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디파 메타 감독은 "멋진 작품들, 새로운 아시안 감독들의 영화를 몹시 기대하고 있다. 올해의 심사위원들도 환상적으로 구성됐다고 생각한다. 같이 영화를 보고 공유할 수 있어 좋다. 심사위원으로 참석하게 돼 기쁘다"며 "예술은 현실의 거울이 아니다. 현실의 조각이다. 우리가 보게 될 영화들도 현실의 조각들을 담아 새로운 변화를 꿈꾸고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정재은 감독은 "20년 전 '고양이를 부탁해'를 통해 뉴커런츠 후보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방문했다. 그리고 20년 만에 심사를 하게 돼 뜻깊은 자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장준환 감독은 "멋진 작업을 맡게 돼 영광이다. 요즘 많이 침체돼 있는 영화의 바다에서 새로운 물결, 새로운 생태 교란종, 우리를 흥분하게 만드는 영화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런 영화를 발견해 여러분께 전달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심사에는 심사위원 개인의 취향이 반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국가나 취향에 대한 편견없이, 젊은 감독들의 비전을 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디파 메타 감독은 "심사위원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한 편견도 없이 작품을 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인도 출신 감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도 영화를 좋아하지만, 한국 영화나 카자흐스탄, 이란 등 영화에도 똑같이 동일한 관심을 갖고 있다. 중국, 일본도 마찬가지다. 나는 영화가 어느 국가에서 만들어진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젊은 감독들의 비전을 보고싶은 것이다. 모든 편견을 버리고 영화를 접할 예정이다"고 단언했다.

크리스티나 노르트(Cristina NORD)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위원장은 "우리는 모든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을 없애고 봐야 한다. 영화는 아주 훌륭한 예술 형태라 생각한다. 편견을 극복하고 안전지대를 벗어나 내가 찾고 있는 것이 뉴 커런츠 영화들에 담겨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베를리 포럼에서 영화를 선정할 때도 관심있어 하는 것은 새로운 스토리텔링, 예술적 미학적 의미와 수단이다. 그런 점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준환 감독은 "내가 '지구를 지켜라'를 만들고 난 이후 '굉장히 기괴하고 괴랄한 취향이 있다'고 스스로 생각했는데, 살다보니까 그 또한 나에 대한 편견이기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떤 기준이 없다는 것이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이 얼마나 다양한지, 얼마나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런 것도 흥미롭고 나도 그렇게 변하고 있다. 그런 나에게 솔직하게 다가가는 심플한 접근법이 가장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재은 감독은 "심사를 하다 보면 내가 옹호하는 영화와 다른 심사위원들이 뽑고 싶어하는 영화가 달라지는 경우를 맞이한다. 내가 지지하는 영화가 지지되지 않고, 뽑히지 않을 때 내심 굉장히 속상하다. 내 영화가 뽑히지 않은 것 만큼 섭섭하다. 그럼에도 좋은 영화 발굴을 위해 함께 논의해 가는 과정이 즐겁다"며 "그리고 '지금 나는 이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가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에, 먼 시간이 지난 후에도 좋아할 수 있을까?'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심사를 하는 편이다. 이번 심사도 그렇게 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정재은 감독은 20년 전 뉴 커런츠 후보에서 심사위원으로 자리했다. "직접 경험한 입장에서 뉴 커런츠는 신에 감독들에게 어떤 기회를 열어주는 것 같냐"는 질문에 "부산영화제를 통해 나의 영화가 해외에서 소개가 될 수 있었다. 그땐 우리가 해외에 먼저 소개를 하거나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부산영화제에 왔던 많은 해외 게스트들이 영화를 가져갔고, 그것이 외국에 소개되는 발판이 됐다. 아시아 영화들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일종의 창구같은 영화제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격세지감도 많이 느끼고, 의미심장하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젊은 감독들이 얼마나 어려움을 이겨내고 이 영화를 만들었을까' 생각하면 영화를 더 잘 보고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고 애정을 표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  크리스티나 노르트(Cristina NORD)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위원장 / 사진=박세완 기자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 크리스티나 노르트(Cristina NORD)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위원장 / 사진=박세완 기자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 장준환 감독 / 사진=박세완 기자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 장준환 감독 / 사진=박세완 기자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 정재은 감독 / 사진=박세완 기자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 정재은 감독 / 사진=박세완 기자
전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에 시달린지 벌서 2년이 다 되어간다. 이 같은 사회적 변화는 영화를 만드는 환경과 주제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

장준환 감독은 "영화라는 것은 우리 마음을 비추는 창 같은 것 아닌가. '그 기간동안 우리 안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새로운 영화들을 통해 발견하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도 일면에 있다"며 "또 '코로나라는 것이 죽음을 자꾸 상기시키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영화적으로 해석하고 담게 될까' 악취미를 가진 사람으로서 기대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귀띔했다.

디파 메타 감독은 "나도 동의한다. 중요한 이야기다. 나는 팬데믹이 우리에게 새로운 창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죽음, 우리 삶이 불멸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 것 같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 생존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생존과 죽음이 혼합돼 있는 시국이다.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잇었던 것 같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정재은 감독은 "감독에게는 수상과 경험도 중요하지만, 영화제에 참석하는 감독들에게는 다양한 관객을 만나고 질문을 받고, 소감을 듣는 과정도 큰 행복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올해 부국제가 대면으로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지만, 신인 감독들에게는 압도적반응을 전달 받기에는 분명 아쉬운 상황일 것이다. 이러한 시국에서 신인 감독들이 만든 새로운 영화들에 대해 관심을 우리가 먼저 갖고. 또 가져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을 비롯해 어느 때보다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아시아 영화 그리고 감독들이다. 때문에 차세대 아시아 감독을 직접 발굴한다는 것은 심사위원들에게도 흥미로울 수 밖에 없는 지점이다. 올해의 심사위원들이 생각하는 현재 아시아 영화의 강점은 무엇일까.

디파 메타 감독은 "나는 아시아 출신이고 캐나다에 살면서 지역의 변화를 몸소 느끼고 있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역사일 수 있고, 지질학적 특성일 수도 있지만, 아시아 영화 본연의 맛이나 그런 것이 요즘 더 느껴진다"며 "아시아에서는 '가족'이 정말 중요한 주제다. 또한 더 나아지고 싶다는 욕망, 어딘가에 받아들여지고 싶다는 마음, 빈곤에 대한 이야기, 팬데믹 등 다양한 주제의식 속에서 존엄한 삶을 살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그 모든 것이 아시아 영화에서 나오고 있는것 같고, 아시아 영화에서 느껴지는 특별함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티나 노르트(Cristina NORD)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위원장은 "내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의 다양성이다. 아시아 영화를 통해 정말 다양한 종류의 필름 메이킹을 볼 수 있다. 처음 시네필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 때 홍콩 무협 영화를 너무 좋아했다. 한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특별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중국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한국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기생충' 도 너무 좋았다. 과거부터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여전히 발전하고 있는 것이 아시아 영화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장준환 감독은 "아시아 영화도 큰 영화의 바다에서 본다면 한 조류일 것이라 생각한다. 아주 오랜 세월 돌다 보면 전 세계 바다의 일부이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정재은 감독은 "절실한 빈곤도 확인할 수 있지만, 아시아 사회의 특징은 급속한 사회 발전에서 디지털 성장이 구축됐다. 팬데믹 상황에서 비대면 사회를 가장 적극적으로 실현시킨 것도 아시아 국가, 그 중에서도 한국인 것 같다. 비대면 문화가 2년째 지속되고 있는데, 이러한 사회적인 변화 안에서 젊은이들에게 영화, 극장이 무엇인지 그런 것들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이번에 보게 되는 영화들을 통해 메타버스 등 디지털 환경에 의한 소통 방식이 얼마큼 우리에게 다가와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영화계를 이끌 신예 감독의 등장을 알릴 뉴 커런츠 수상작은 오는 15일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부산=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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