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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동혁 감독, '오징어 게임' 속 두 주인공에 자신의 삶 녹여내…시즌2 가능성은?

입력 2021-10-05 20:24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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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인터뷰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 인기에 '얼떨떨하다'라는 황동혁 감독을 화상으로 만났습니다. 다음은 황 감독과의 일문일답입니다.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세계적인 인기, 실감하는지

=처음엔 좀 실감이 잘 안 났는데요, 넷플릭스를 통해서 전 세계 시장에 선보이고 사랑받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만들었지만, 사실 이 정도로 전 세계가 다 같이 좋아해 줄 거라는 예상은 못 했었기 때문에,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가끔 얼떨떨하기도 하고 그런 상황입니다.

○인기 요인으로 한국의 전통 놀이가 뽑히는데, 어떻게 생각했고 즐겨했던 놀이는?

=6가지 게임을 뽑을 때 정말 제가 어릴 때 하던 놀이를 다 적었어요. 다 적어놓고, 게임화하는데 가장 단순하고 쉬우면서도, 비주얼적으로도 재미있고, 뭔가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그런 게임들을 선별했습니다.

첫 번째 게임인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처음 쓸 때부터 수백 명이 단체로 모여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그런 그림이 나오면, 굉장히 하나의 군무 같은 느낌이 들어서 비주얼적으로 인상적일 것 같은 생각에 첫 번째 게임으로 확정을 했었고요.
마지막 게임인 오징어 게임도 제가 어렸을 때 즐기던 놀이 중에 가장 거칠고 격렬한 놀이여서. 이 시리즈를 상징하는 놀이로, 그리고 마지막 주인공의 대결을 상징하는 놀이로 가장 어울릴 것 같은 생각에 오징어 게임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오랜 기간 준비하며 거절을 많이 당했는데, 지금의 흥행 동력은 뭐라고 보는지

=10여 년 전에, 2008년, 2009년에 이 작품을 시작해서 준비해서 투자를 받으려고 했던 건 맞고요. 10년 내내 제가 이 작품만 한 건 아니고, 2009년에 투자가 안된다는 걸 깨닫고 나서 그동안 다른 작품을 만들어왔죠.

오랫동안 묵혀왔던 작품인데, 2018년, 어떤 이유로 이 작품을 웹툰으로 만들어볼까? 라는 누군가의 제안이 있어서 다시 꺼내 보게 되었습니다. 다시 꺼내서 이 오래된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에 뭔가 '지금 하면 더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에서 영화로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는데, 마침 넷플릭스라는 스트리밍 업체가 한국에 들어와 있었고, 지상파나 이런 곳에서 다루기 힘든 소재였기 때문에 넷플릭스 시리즈로 만드는 게 가장 현실적이고 좋은 방법일 거란 생각이 들어서, 시리즈 화 하는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감독님이 오징어 게임 참가자였다면 가장 자신 있는 게임은? 6개 외에 후보였던 게임은?

=여기 나오는 게임들이 제가 다 하던 게임들이고 제가 쓰던 방법들로 게임을 이기는데요, 제일 자신 있는 건 뭐니 뭐니 해도 '달고나 뽑기'겠죠. 제가 다 쓰던 방법입니다. 바늘로 긁고, 바늘을 연탄불에 달궈서 집에 가져가서 선을 녹이고, 제일 어려운 우산은 그래도 불안불안해서 뒤에서 바닥에 놓고 핥는 방법으로. 그 우산을 뽑아가면 그 당시에 주인아저씨가 돈을 주셨거든요. 100원인가? 그걸 뽑으려고 혈안이 돼서… 다 쓰던 방법들이라 달고나 뽑기가 가장 자신 있는 종목인 것 같고요.

탈락했던 종목은 팽이치기가 기억이 나고, 땅따먹기가 있어요. 사방치기랑 다르게 운동장에 금을 그어놓고 돌멩이를 튀겨서 세 번 갔다가 자기 영역으로 들어오면 땅이 조금씩 넓어지는 게임이 있었는데. 그것도 하려다가 뺐고요, 그리고 '우리 집에 왜 왔니' 라는 게임이 있거든요. 서로 손을 잡고 우리 집에 왜 왔니 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상대편을 한 명씩 데려오는 게임이 있었는데, 그것도 후보에 있었다가 다른 후보에 밀려서 빠졌습니다. 아마 시즌 2를 하면 그런 류의 게임들이 다시 고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캐스팅할 때 가장 신경 쓴 점은?

=캐스팅은 그냥 직관적으로 가장 제가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는, 이 캐릭터들을 처음에 쓸 때부터 머릿속에 제가 가지고 있는 느낌들이 있거든요. 캐릭터에 대한. 그것에 맞는 사람을 찾으려고 노력 하는 것 같습니다.
한미녀 역에 김주령 씨는 오디션은 보지 않았고, 제가 도가니란 작품을 했을 때 거기서 아이들을 학대하는 생활지도 교사로 나오는 분이었거든요. 그때 당시에 보여줬던 섬찟한 모습들이 있었어요. 순간에 한순간에 사람이 번뜩번뜩하게 바뀌는. 그런 장면들이 제가 너무 잘 기억하고 있어서 오랫동안 공백기가 있는 분이었는데 이 역에 잘 맞을 것 같아서 캐스팅했고요.
알리 같은 경우도 한국에 있는 외국인 배우들 오디션을 엄청나게 많이 봤는데, 딱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클래스가 있는, 이 친구는 알려져 있다시피 한예종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있더라고요. 인도에 사는 청년이 어떻게 한예종에서 연기를 전공할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놀랐었는데요, 그만큼 기본기가 너무 잘되어 있고, 연기에 깊이도 있고. 그 선한 인상이 알리여서 너무 잘 맞아떨어져서 캐스팅을 했고요.

정호연 씨를 캐스팅을 한 이유에 대해선 이미 좀 알려져 있는데요, 새벽이 역을 캐스팅하려고 오디션을 정말 오랫동안 길게 봤는데, 마땅한 적임자를 찾을 수 없었어요. 새로운 인물을 뽑고 싶었거든요. 많이 알려진 배우보다는. 근데 어떻게 하나, 낙담하던 차에 거의 마지막 순간에 뉴욕에서 오디션 테이프를 찍어 보냈더라고요. 근데 그 테이프를 보는 순간에 '와, 이 친구였구나.' 하고 깨달을 정도로 바로 제가 생각하고 있던 그 새벽이의 목소리와 얼굴과 감정이었어요. 그래서 되게 극적으로 캐스팅하게 된 경우였습니다.

○치아가 빠질 정도로 힘들었다는데, 회복했는지? 어떤 점이 힘들었는지

=괜히 치아 얘기를 한번 해가지고 계속 나오는데, 남한산성 때부터 치아가 안 좋아졌다가 계속 방치하다가 오징어게임을 하면서 다 탈이 났는데요, 아직 끼우질 못하고 있습니다. 뽑아놓기만 하고. 이게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끼울 날을 기다리고 있고요.
이 작품은요. 콘셉트가 너무 어려운 작품이라 사실 시도된 적도 없는 콘셉트고, 두려움이 많이 있었어요. 이 작품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사람들한테?

"이런 말도 안 되고 황당한 이야기가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외면당하진 않을까?"
어이없는 느낌을 주지 않을까 생각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다음 날 촬영할 대본에 대해 고민하고 감정 변화에 대해 고민하고 실수한 것은 없는지 체크해 나가면서 촬영을 해서 하루 촬영이 끝나도 그다음 날 대본에 대한 고민 때문에 잠을 많이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이 지속이 돼서 기간과 강도가 더 길었던 것 같습니다.

○여타 서바이벌 작품에 비해 사회적 화두 던진 작품. 담고 싶었던 메시지 있는지? 가장 공감이 가는 대목 있는지?

=마지막에 나온 대사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는데요. 성기훈이 그런 얘길 하죠. '나는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 그래서 궁금해 너희들이 누군지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라는 대사가 있습니다. 가끔씩 한 번은 왜 우리가 이런 치열한 경쟁 사회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는가, 게임의 규칙을 만들어 놓은 사람은 누구인가, 질문을 던져봤으면 합니다.
정치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고 시스템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고. 왜 사회 이렇게 돌아가는가에 대한 질문 끊임없이 하고, 그런 것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쫓기듯 살아가다 보면 말로 살다가 말로 죽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그 대사에 하고 싶은 이야기 담아 보았습니다.
또 한 가지는 새벽과 기훈이 나누는 대사에 있는데요. 새벽이 기훈에게 '나 사람 안 믿어'라는 얘기를 하자, 기훈은 '사람은 믿을만해서 믿는 게 아니야. 아니면 다른 기댈 데가 없으니까 믿는 거야'란 대답을 합니다. 제가 갖고 있는 인간관인 것 같아요. 믿기 힘든 존재이기도 하지만 사람에게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면 이 사회를 살아가고, 개선할 희망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에 대해 냉소적으로 되기도 하지만, 믿을 건 우리 안의 인간성, 휴머니티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그런 대사를 적어 보았습니다.

○속편을 염두에 두신다면 추가로 등장할 놀이가 있을까요?

=속편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데요. 처음부터 1편의 반응을 보고 속편을 할지 말지 결정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구상해놓은 것은 없습니다. 다만 1편에서 풀리지 않았던 의문들, 대장 가면은 왜 그런 사람이 되었는가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경찰은 낭떠러지에서 추락했는데 과연 살아있는가에 대한 질문. 모집책으로 나온 딱지남 공유는 왜 그런 일을 하게 되었을까에 대한 이야기. 메인 스토리로는 성기훈은 돌아서서 어떤 일을 하게 되는가. 이런 이야기들이 시즌 2에 담겨야 하겠죠.
게임이니까, 게임을 안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아까 말씀드렸던 후보에서 탈락한 게임도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거 말고도 어린 시절에 했던 놀이들이 많기 때문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캐릭터가 있을까요?

=저는 이 대본을 쓸 때 성기훈과 상우의 모습을 반반씩이라고 생각하고 썼어요. 그들의 캐릭터와 가족과 역사 제 어린 시절의 역사가 담겨 있거든요. 제가 쌍문동에서 태어났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할머니가 시장에서 장사하셨고, 반지하 방에 있었고, 서울대에 가기도 했고, 제가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모습과 그리고 또 때론 차갑고 합리적인 모습이 두 캐릭터 안에 나누어서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그 두 명이 전부 다 저 자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영감을 얻는 나만의 방법?

=예전에 만화가게 정말 많이 다녔습니다. 만화가게에서 시간이 없으면 만화에서 살다시피 하는 것 같고. 책을 읽으면서 받기도 하고, 남이 던진 한마디에서 받기도 하고, 뉴스에서 받기도 하고, 특별히 방법이 있다기보다는 예민하게 항상 귀를 세우고 관심을 기울이고 살면 생활의 모든 순간에 영감이라는 것이 찾아오는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주요한 흥행 비결?

=가장 큰 건 누구나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어서인가 싶어요. 이 이야기는 엄청나게 가난과 생활고에 몰린 사람들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큰돈이 걸린 게임에 참가하는 것이잖아요. 요즘 이 세상이, 특히 팬데믹 이후로 빈부격차가 더 심해지고, 생활고에 몰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가난한 나라들은 백신 공급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그런 세상이라 이 세계가 오징어 게임 속에 등장인물들이 살고 있는 세계와 흡사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이 인물들에게 대입해서 감정 이입해주시는 것 같아요. 어느 나라에서나 똑같이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 공감을 얻고 있지 않을까요.

데스게임 장르들이 칙칙하고 어둡고 공포스럽게 묘사되고 그런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대부분인데, 마치 우리가 어린 시절에 돌아가서 그곳에서 노는 듯한 아기자기하고 예쁜, 비주얼적으로 데스게임과는 반대편에 있는 공간에서 일들이 벌어진다는 아이러니. 그 게임 자체도 어린 시절에 누구나 즐겁게, 단순한 게임이라는 것이 주는 흥미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세계적인 관심 받는 듯합니다.

○일부 성적 묘사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표현에 비판이 있기도 했는데

=캐릭터들이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생사가 달려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그린 거고요. 성적인 장면이 비하와 연관된 것은 아니고 그저 캐릭터들이 할 개인적 선택의 폭을 상상하고 그렸을 뿐입니다.
인물 묘사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요즘도 뉴스에는 비닐하우스에서 동사하는 이야기들이 심심치 않게 실리고 있거든요. 그들이 처한 환경을 알리라는 사람을 통해 대표적으로 묘사한 것이지 비하로 왜 묘사되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창작자로서 자신이 생각하는 세상과 인물을 자유롭게 그리고 그것에 대한 토론하는 것은 언론과 시청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작자에게 왜 이런 것을 넣었냐고 질문하는 건 검열처럼 느껴지거든요. 7080 가요가 건전하지 않다는 이유로 검열당해서 나오지 못했듯이 작품에 도덕적인 틀과 잣대를 갖고 왜 이런 걸 하느냐고 물으시면, 창작자 입장에선 자유로운 사고를 하고 틀을 깨는 작품을 만드는 데 지장이 생기는 것 같아요. 성숙한 사회는 창작자가 어떤 작품을 내놓든 그걸 해석하고 흡수하고 토론하고 정화해서 모든 메시지를 얻을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하고, 한국은 그럴 능력이 있는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컬러풀한 비주얼이 인상적입니다. 블랙, 그린, 분홍 등 색을 통해 어떤 메시지 담으셨는지?

=이 안의 세상은 게임의 설계자가 자기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놀았던 그 시절의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만든 곳이었잖아요.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사고하고 디자인을 미술감독님과 같이 해봤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런 색감들이 많이 표현이 됐고요. 녹색 트레이닝 복은 제 기억에 학교의 체육복이었어요. 어린 시절 다니던 단체복에서 착안해서 참가자들을 어린 시절 체육복을 다시 입힌다, 그런 의미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런 창조자, 이 게임 세계 창조자의 관점에서 디자인하고 정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온 지 이제 보름이 넘었는데 너무 많은 분이 전 세계에서 관심 가져주시고 국내에서도 많은 시청자와 언론에서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리고요. 갑자기 너무 큰 성공하게 돼 얼떨떨한 기분입니다. 좋은 작품 앞으로도 더 열심히 만들고 노력해서 더 많은 한국 작품들이 세계에 알려질 수 있는 그런 날이 오도록 저도 노력할 테니 여러분도 많이 응원해주시고 많은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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