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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내는 남편 따라야?…'차별' 가르치는 한국어 교재

입력 2021-09-29 21:08 수정 2021-09-2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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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외교부 산하기관이 만든 한국어 교재에 차별적인 표현들이 담겨 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사는 아이들은 안쓰럽기 짝이 없다. 아내는 남편을 따라야하고 남자가 파마를 하는 건 말도 안 된다는 내용이 들었는데 10년 쯤 전에 만들어진 이 책은 다른 나라에서 교육 자료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외교부 산하 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만든 한국어 교재입니다.

'부모 대신 할머니 할아버지와 생활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말에 '안쓰럽기 짝이 없다'는 답합니다.

조손 가정의 아이들은 사랑을 받지 못 한다고 단정하는 겁니다.

가족과 관련된 어휘라면서 '여필종부'를 적었습니다.

'아내는 반드시 남편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말로 차별적인 표현입니다.

열녀를 설명하면서는 한국의 전통적인 가치관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남자가 파마를 하다니, 말도 안 된다'는 예문도 있습니다.

재단은 이 교재를 국내 이주 여성들에게 나눠 주고 있습니다.

[이제호/이주민센터 '친구' 상근변호사 : 한국의 문화라든지, 언어를 처음 접하는 단계잖아요. '어? 한국은 이런 교재를 쓰나? 한국은 이런 게 좀 더 중요한 요소가 되나?' 이런 식으로 오해를 하거나 받아들일 위험성도 (있다.)]

베트남과 몽골, 인도네시아, 그리고 카자흐스탄의 학교나 기관으로도 보내져 교육 자료로 쓰이고 있습니다.

[유기홍/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 여성 인권문제라든지, 봉건적인 인식을 아직 벗어나지 못한 나라로 인식할 우려가 큽니다.]

그런데도 십여 년 전에 민간 후원금 22억을 받아서 만든 뒤에 한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재단 측은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새 교재를 펴내지 못했다"며 "개정판을 낼 수 있도록 지금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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