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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주자 '개 식용 금지' 일제 환영…너도 나도 '펫심' 잡기

입력 2021-09-2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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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27일)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는 말을 했죠. 여권 주자들이 문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일제히 찬성의 뜻을 나타냈는데요. 1500만 반려인들의 '펫심'을 겨냥한 공약도 앞다퉈 내놓고 있죠. 관련 소식 박준우 마커의 '줌 인'에서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한 나라의 위대성과 그 도덕성은 동물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 인도의 민족운동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의 말입니다. 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우리는 해외언론으로부터 '개고기 먹는 나라'라는 비판을 받았던 적이 있죠. 굳이 간디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개를 식용으로 삼는 나라의 수준이 어떨지 뻔하다는 눈총이었는데요. 문화 자체가 미개하다는 맹목적 비난도 잇따랐습니다. 당시 국내에선 개 식용 문화에 대한 옹호 여론도 만만치 않았지만요. 어느덧 한 세대가 지난 오늘날, 대통령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이죠.

문재인 대통령, 유기견이었던 토리를 입양해 키우고 있죠. 공교롭게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반려견 이름과 같은데요. 토리 외에도 마루와 곰이 등 반려견 3마리와 반려묘 1마리도 키우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이 '개 식용금지 검토'를 지시한 건 자신이 반려인이란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요. 오늘은 인물이 아니라 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줌 인 최초로 '오늘의 동물'을 선정하는 순간인데요. '줌 인'이 아니라 '줌 견(犬)'해보겠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지난달 20일) : 사회적 합의를 거쳐서 개 식용 금지를 추진하겠습니다. 세계는 한국을 선진국으로 인정했고, 세계인은 K컬처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 식용 문제는 여전히 우리가 풀어야 할 큰 숙제이고 고민입니다.]

문 대통령이 먼저 화두를 던지자 여당 주자들은 일제히 호응에 나섰는데요.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미 지난달 '개 식용 금지'를 공약으로 발표했던 적도 있죠. 이번에도 적극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음성대역) : 반려동물은 인간과 정서적 교감을 하는 생명체입니다.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이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개 식용은 사회적인 폭력일 수 있습니다.]

다만, 개 식용을 야만적인 문화로 치부하는 건 아니라고 단서를 달았는데요. 성남시장 시절 전국 최대 개고기 유통지로 꼽혔던 성남 모란시장을 정비했었죠. 해당 사업을 치적으로 내세우며 반려동물에 대한 잔혹한 학대와 도살, 비위생적인 사육 환경 등을 문제 삼았습니다. 시장을 정비했다곤 하지만 음성적인 거래와 잔인한 도살은 여전한 현실인데요.

[JTBC '뉴스룸' (7월 9일) : 한때 국내 최대 개고기 유통지였던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 행인들 사이로 흰 개 한 마리가 끌려갑니다. 전기봉을 피해보려 하지만 도망칠 곳이 없습니다. 결국 전기 충격에 몸이 뒤틀립니다. 그 모습을 바로 옆 철망 속 개가 겁에 질려 바라보고 있습니다.]

잠시 이 지사의 과거를 살펴볼까 합니다. 박 마커의 '슬기로운 과거탐구생활' 시작합니다. 마찬가지로 성남시장이던 시절, 이 지사는 개고기 시장 정비에 앞서 유기견 입양도 추진했던 바 있습니다. 지난 2014년, 동물보호단체 '카라'로부터 유기견 '행복이'를 입양한 겁니다. 하지만 이 지사가 2018년 경기지사에 당선되자 행복이는 홀로 성남시에 남겨지게 되는데요. 곧바로 유기견 파양 논란이 일었습니다. 당시 이 지사는 "행복이 입양은 성남시가 한 것이지 시장 개인이 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는데요. 경기도로 데려가고 싶어도 개는 개인 소유가 아니라 시 소유라 불가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이 지사가 개인 명의의 재입양 의사도 밝히긴 했지만 결국 입양을 담당했던 동물복지단체는 행복이를 다시 새로운 보호자에게 보내게 됩니다. 이 지사, 비록 이런 아픔도 있었지만요. 논란을 딛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동물 애호가로서의 면모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다른 여당 후보들도 이 지사와 비슷합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반려견에 대한 애정 어린 모습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2017년 10월 16일 / 화면출처: 유튜브 '추미애TV') : 하이 테리. 아프지 마세요. 모두 너를 사랑한단다. 우리 아이들이랑 같이 추억을 공유한 친구고 아이들한테 위로가 돼주고 아이들 힘들 때 기쁨을 주고 지금은 그냥 심장이 약해져서 몸을 지탱하기가 힘들어요.]

추미애 전 장관, 반려견 테리를 키우고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의 개 식용 금지 검토 발언에 적극 동조했습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음성대역) : 여전히 '개 식용' 문제는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반드시 넘어야 할 산입니다. 이제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영양 포화 사회에 사는 우리로서는 새로운 사회적 용기와 사회적 결심이 필요합니다.]

사실 이렇게 보면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이낙연 전 대표가 가장 불리한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겠죠.

강아지에 익숙하진 않아도 마음만은 열려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장면인데요. 이 지사와 마찬가지로 지난달 말 육견 사업을 금지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대선 주자들이 이렇게 앞다퉈 반려동물에 신경 쓰는 이유, 반려인구의 수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638만 가구에 달한다고 합니다. 인구 수로 따지면 약 1500만 명인데요.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는 여행 산업이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정치권도 결국 이 '펫심'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게 된 건데요. 동물에게 애정을 쏟는 모습을 보이면 이미지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건데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야권 후보자들도 반려인으로서의 일상적인 모습을 SNS에 적극 공개하는 것도 이 때문이겠죠.

이러다 보니 국민 여론 역시 개 식용을 금지하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통계 자료도 있습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요. 성인 남녀 2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8.1%가 개 식용 금지에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문 대통령과 대선 주자들이 다 같이 한 목소리를 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자, 오늘은 이렇게 개 식용 금지와 동물 복지란 이슈 중심으로 여권 주자들의 소식을 살펴봤는데요. 국민의힘 등 야당 주자들 입장은 들어가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여권 주자 '개 식용 금지' 일제 환영…너도 나도 '펫심' 잡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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