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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황동혁·한준희, 드라마판 점령한 영화감독들

입력 2021-09-27 16:24 수정 2021-09-2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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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감독·황동혁 감독·한준희 감독. 사진=JTBC·넷플릭스 허진호 감독·황동혁 감독·한준희 감독. 사진=JTBC·넷플릭스

충무로를 대표하는 영화감독들이 이제 드라마 판을 점령해 나가고 있다.

황동혁 감독은 첫 드라마 연출작인 한국 콘텐트 최초로 넷플릭스 전 세계 순위 1위를 차지했다. 황 감독은 2007년 '마이파더'로 데뷔해 '도가니'(2011)·'수상한 그녀'(2014)·'수상한 그녀'(2014)·'남한산성'(2017) 등 내놓는 작품마다 히트시킨명연출자다. 국내에서 866만 관객을 동원한 '수상한 그녀'가 중국·베트남·일본·태국·인도네시아·인도 등의 국가에서 리메이크되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수상한 그녀'로 맛보기를 보여준 그는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자를 사로잡는 초유의 기록을 세우는 중이다.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D.P.'로 대박을 터뜨린 한준희 감독도 성공적인 드라마 판 진출에 성공했다. 한 감독은 데뷔작 '차이나타운'(2015)으로 31세의 나이에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됐으며, 그해 백상예술대상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며 영화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차기작 '뺑반'(2019) 흥행 실패를 맛봤던 한 감독은 'D.P.' 한 작품으로 단숨에 전작의 실패를 만회, 흥행과 호평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했다. "6개의 중편을 만드는 느낌이었다, 300분짜리 작품을 하며 조금의 아쉬움도 없이 인물들의 전사와 감정을 보여줄 수 있었다. 그것이 긴 호흡 작품의 매력인 것 같다"는 한 감독은 벌써 시즌 2 작업에 착수했다.

'8월의 크리스마스'(1998)·'봄날은 간다'(2001)·'덕혜옹주'(2016)·'천문: 하늘에 묻는다'까지 한국 멜로 영화를 대표하는 연출자 허진호 감독도 과감히 드라마에 도전했다. 현재 방송 중인 JTBC 토일극 '인간실격'이다.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절절한 대사와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허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 호평받고 있다. 허진호 감독은 "내가 드라마를 하게 될 줄 몰랐다. 용기도 자신도 없었다. 그런데 대본을 받고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용기도 생겼다. 그만큼 대본이 좋았다"며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이 특별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뭔가 이뤘다는 사람들도 가질 수 있는 보편적 아픔, 슬픔이 와 닿았다. 그래서 용기를 갖고 드라마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준익 감독·한재림 감독.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쇼박스이준익 감독·한재림 감독.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쇼박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2)·'군도: 민란의 시대'(2014)·'공작'(2018) 등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도 대작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하정우·황정민·박해수 등 영화 출연 라인업을 연상케 하는 역대급 캐스팅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을 촬영하고 있다. '왕의 남자'(2005)·'소원'(2013)·'사도'(2015)·'동주'(2016)·'자산어보'(2021) 등 셀 수 없이 많은 명작을 만든 거장 이준익 감독은 티빙에서 첫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신하균·한지민과 삶과 죽음에 관한 묵직한 성찰을 담은 '욘더'를 선보일 예정이다. '관상'(2013)·'더 킹'(2016)의 한재림 감독도 빠질 수 없다. 연출한 작품마다 흥행 대박을 터뜨려온 그는 웹툰 '현혹'을 원작으로 한 미스터리 호러 시대극을 통해 처음 드라마 현장에서 메가폰을 잡는다.

영화감독들이 연출을 맡은 드라마들이 연이어 호평을 받고, 또 새로운 충무로 대표 연출자들이 드라마 판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부산행'(2016)의 연상호 감독은 일찌감치 드라마와 스크린을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박찬욱 감독은 거장답게 해외로 눈을 돌려 지난 2018년 영국 BBC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미국에서 제작하는 새로운 드라마를 할리우드 스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함께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과거에는 영역이 확연히 나뉘어 있었던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 오래다. 이런 변화에는 단연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장이 주효했다.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는 TV 드라마와는 달리 OTT에서는 영화 못지않게 자유로운 환경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다. 영화감독들이 드라마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의 장르 특성상 목숨을 잃는 잔인한 요소가 빠질 수 없었다"며 "넷플릭스라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수위 같은 것에 제약을 두지 않아서 창작자 입장에서 자유롭고 편안하게 작업했다"고 밝혔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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