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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체크] 번호판 가리고 골목으로 '쏙'…단속 비웃는 도망자들

입력 2021-09-25 18:20 수정 2021-09-25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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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법 주행하는 오토바이들은 승용차와 달리 앞번호판이 없어 단속카메라로 잡아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결국 직접 단속하는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경찰에 걸려도 그대로 도망가는 오토바이가 많다는 겁니다. 대부분 업체가 제공하는 오토바이를 몰기 때문에 현장에서 잡히지만 않으면 처벌을 피해갈 수 있다는 생각인 거죠.

크로스체크 윤재영, 서준석 두 기자가 오토바이 단속의 어려움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륜차 불법 주행 단속 현장.

멀리서 경찰을 확인한 오토바이 한 대가 방향을 꺾어 그대로 도주합니다.

또 다른 단속 현장, 단속에 걸린 오토바이가 멈추라는 경찰의 지시를 어기고 달려 나갑니다.

추격은 10분이 넘게 이어졌습니다.

오토바이는 의도적으로 번호판을 가린 상태였습니다.

[경찰 관계자 : 골목길로 쏙 빠져버리고 아니면 인도로 올라가서 아파트 단지로 쏙 들어가 버리고. 정지 신호 보내면 10대 중에 서는 거는 한 두 대 있어요. 그냥 다 가버려요.]

경찰이 불법 운전을 단속한 경우 범칙금과 벌점은 차 운전자에게, 과태료 처분은 운전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 차 소유주에게 합니다.

벌점이 쌓이면 면허가 정지됩니다.

그런데 단속에 걸려도 번호판을 가린 채 도망가면 처분을 피할 수 있습니다.

운전자와 소유주를 둘 다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번호판 식별 가능성을 높이는 게 시급하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최대근/경찰청 교통안전계장 : 번호판은 일단 보여야지 공익신고든 캠코더 단속이든 현장단속이든 사후조치를 진행할 수가 있는데…]

그러나 번호판이 보이더라도 문제는 남아있습니다.

경기도 안산시의 한 단속 현장.

단속된 한 오토바이가 안산시가 아닌 경기 고양시 번호판을 달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배달대행업체 앞에도 대구시 번호판을 단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 있습니다.

배달 오토바이 상당수가 업체가 제공하는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겁니다.

[배달대행업체 : (자기 오토바이 없어도 아르바이트 가능해요?) 가능하세요. 오토바이 나와가지고 리스비 하루당 얼마씩 내시고 이렇게 하시면 되세요.]

이러다 보니 현장에서 붙잡지 않으면 운전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 관계자 : 이륜차 번호판의 소유주밖에 알 수 없잖아요. 찾아가서 운전자가 누구인지 소명하는 절차를 거칠 수도 있는데 다만 인력이 투입되는 거 대비 다른 업무를 못하기 때문에…]

유일한 제재 수단인 과태료 납부를 강제할 방법도 마땅찮습니다.

승용차는 일정 금액 이상 과태료를 안 내면 번호판을 압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고제로 운영되는 오토바이는 과태료를 안 내도 번호판을 압수할 수 없습니다.

잡히는 것보다 도망가는 게 더 나은 상황 때문에 단속에 나선 경찰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확인해보니 법 사각지대는 또 있었습니다.

최근 배달 수요가 늘면서 시민들이 겪게 된 불편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이처럼 도로에 아무렇게나 세워진 오토바이 문제입니다.

서울 홍대의 한 거리입니다, 자전거를 세워 두라고 만든 거치대 사이사이에 오토바이와 전동킥보드가 섞여 있습니다.

일부 오토바이들은 거치대 옆 통행로에도 줄지어 서 있습니다.

이 중에는 주인을 알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시민 : 이거 임자 없는 거에요. 여기 몇달 째 있어요.]

오토바이와 킥보드는 따릉이 전용 거치대 곳곳에도 섞여 있습니다.

[따릉이 관계자 : 대여소마다 안내문을 비치해두거든요. 오토바이 타시는 분들은 전혀 개의치 않아요. 이쪽 (건물에) 계시는 분들 민원이 들어오고…통행에 방해를 준다해서…]

서울 신촌 근처의 또 다른 인도.

이번에는 도로 양옆에 배달 대행 업체의 오토바이 20대가량이 서 있습니다.

때문에 시민들이 걸을 수 있는 통행로는 반으로 줄었습니다.

거리 아무 데나 세워진 오토바이는 요즘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경찰의 단속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운전자 확인할 필요 없이 부과할 수 있는 과태료 대상에 이륜차가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경찰은 이런 이륜차들에 대해 범칙금을 부과 할 수 있는데, 범칙금은 원칙상 운전자가 확인돼야 합니다.

불법 주정차된 오토바이 옆에 그 오토바이를 운전한 사람이 서 있어야만 단속이 가능한 겁니다.

[정경일/변호사 : 과태료 대상이 되지 않는다면, 오토바이 운전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확인하고 제재를 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생깁니다. 과태료 부과 대상에 오토바이를 포함할 필요성이 있어 보입니다.]

(화면출처 : 유튜브 '대한민국 경찰청')
(영상디자인 : 이정회 /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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