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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호남 경선 D-1…이재명 "과반" 이낙연 "역전"

입력 2021-09-2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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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호남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호남 지역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지사를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는데요. 대장동 개발 의혹 등으로 이 지사에 대한 공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입니다. 박준우 마커가 민주당 경선 소식 '줌 인'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고들 하죠. 독일어에는 이 말을 뜻하는 별도의 단어가 있다고 합니다.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는 단어인데 뜯어보면 '샤덴(Schaden)'은 손해를, '프로이데(freude)'는 기쁨을 뜻합니다. 이 두 단어를 합친 '샤덴프로이데'는 짖꿎고 고약한 즐거움 또는 남의 불행을 기뻐하는 마음이란 의미를 지닌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강하게 질투하는 상대가 불행을 겪을 때 우리 뇌는 기쁨을 느낀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사이일수록 이 '샤덴프로이데'를 더 강하게 느낄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은 혈투를 벌이고 있는 두 사람입니다. 명낙대전의 주인공,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입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어제) : 공공이 소유한 토지를 활용해 민간 업체가 이처럼 막대한 부동산 이익을 챙겼다는 것은 정의롭지 않습니다. 민간 토지개발은 법과 제도의 테두리 안에서 민간이 자유롭게 개발하되, 개발이익의 최대 50%를 환수하겠습니다.]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주춤하고 있죠. 이 전 대표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샤덴프로이데 특수를 누리고 있습니다. '공공토지 및 공영개발 원칙'을 발표했는데요. 토지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당이익을 제한하기 위한 내용으로 이른바 '화천대유 방지법'입니다. 이 전 대표, 의원직 사퇴로 배수진까지 쳤죠. 대장동 공세로 어떻게든 전세를 역전하겠다는 각오인 듯한데요.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광주MBC '황동현의 시선집중') : (대장동 의혹은) 검찰이 이렇게 손 놓고 있을 일인가 생각을 합니다. 그거(수사)라도 빨리해서 이걸 털어 내는 것이 민주당을 위한 길이다, 민주당의 짐을 더는 길이다.]

이 전 대표의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것도 같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가 이 지사의 뒤를 바짝 쫓아온 건데요. 어제 발표된 알앤써치의 여당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입니다. 이 지사 34.2%, 이 전 대표가 30.2%를 기록했는데요. 지난 조사에서 13.7%포인트에 달했던 격차가 불과 4%포인트로 줄어들었습니다. 대장동 의혹의 반사 효과를 누린 것으로 보이는데요. 순회 경선이 치러질 호남으로만 범위를 좁히면 결과는 뒤집어집니다. 이 전 대표가 49.7%로 이 지사를 10%포인트 이상 앞지른 겁니다. 다른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에서도 광주·전남 지역에서 이 전 대표가 40.4%, 이 지사가 38%의 지지율을 보였는데요. 오차범위 내인 2.4%포인트 차이이긴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앞서는 결과입니다.

[김종민/이낙연 캠프 정치개혁비전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낙연이 요새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낙연 쪽으로 뭔가 새로운 지지가 있다' '그 이유가 뭡니까?' 하고 물어보면 '다 결선은 가야 된다고들 얘기하대?' 이 얘기가 제일 많아요.]

사실 이재명 지사를 덮친 악재는 대장동만이 아닙니다. 2가지가 더 있는데요. 물론 체급 차이는 있습니다. 대장동이 쓰나미라면 이 둘은 중소형 태풍 정도인데요. 먼저 첫번째는 이한주 캠프 정책본부장의 사퇴입니다.

[이한주/전 경기연구원장 (어제, 음성대역) :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공적이 오히려 의혹으로 둔갑되어 공격받는 상황 속에서 사안의 논점을 흐리게 하여 정략적인 모략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라도 캠프 내의 정책본부장 직함을 사임하겠습니다.]

이 전 본부장은 이 지사의 30년지기로 대표적인 정책 브레인으로 꼽히는데요. 이 지사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 등을 설계한 인물로 이달 초 캠프에 합류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이 전 본부장에 대한 부동산 투기 의혹 제기됐죠. 이 전 본부장이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 부동산 10여 개를 갖고 있고, 이 가운데 일부는 자녀에게 편법 증여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공직자가 되기 전의 일이고 투기와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지만요. 이 지사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결국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또 다른 비보는 경기 남양주시의 태클인데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출연해 이미지 개선 효과를 누렸던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이죠. 이 지사도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할 예정인데요. 남양주시가 제작진에게 이재명 편의 일부 내용 방영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해당 방송의 예고편에 이 지사가 계곡 정비 사업을 자신의 치적으로 소개하는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간 남양주시와 경기도는 계곡 정비 사업을 두고 '원조 논쟁'을 벌여왔습니다. 남양주시는 해당 사업이 조광한 시장의 취임 이후 추진한 핵심 사업이라고 주장하는데요. 경기도가 이를 벤치마킹했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경기도는 이 지사가 그보다 앞서 계곡 정비를 지시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이재명이 먼저냐, 조광한이 먼저냐'의 싸움입니다.

[김두관/더불어민주당 의원 (7월 5일) : (조광한 시장이) 남양주가 18년 8월에 계곡 정비를 해서 성과를 내자, 2019년 8월 1년 뒤에 했던 경기도가 은근슬쩍 가로챘다 이렇게 트위터에 썼어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7월 5일) : 제가 경기지사 취임하고 8월에 연인산을 갔다가 거기도 엄청난 시설물이 있는 걸 보고 그때부터 기획을 해서 저희는 해야 되겠다 마음먹고 있는데 남양주가 먼저 그걸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엄청 잘하셨습니다. 그래서 예산 지원도 해드리고 표창도 해드렸는데…]

현재 해당 방송의 예고편에서 논란이 된 부분은 삭제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지사로선 예능 출연 효과도 마음 편히 누리기 어렵게 된 셈이군요.

자, 그럼 하루 앞으로 다가온 호남대전의 승기는 이미 이 전 대표에게 기운 걸까요? 그건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몇 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인데요. 일단 여권의 심장이라는 호남 치고는 저조한 투표율입니다. 호남 지역 권리당원의 최종 온라인 투표율은 38.57%인데요. 앞서 순회 경선이 진행된 지역들의 투표율에 비해 1~2%포인트 가량 밑도는 수치입니다. 일단 광주·전남은 내일까지, 전북은 모레까지 ARS 투표를 추가로 진행하는데요. 20만명의 호남 선거인단 중 10만명 안팎의 참여가 예상됩니다. 기대보다 저조한 투표율이 어느 후보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아직 알 수 없는데요. 이 전 대표는 높은 투표율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마지막 구애에 나섰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광주MBC '황동현의 시선집중') : 호남의 어려움, 호남의 아픔을 누구보다도 온몸으로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호남의 아들답게 자랑스럽게 일 잘하겠습니다.]

중도 사퇴한 정세균 전 총리의 표가 어디로 갈지도 관심입니다. 정 전 총리, 사퇴 기자회견 당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진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었죠.

[정세균/전 국무총리 (지난 13일) : (다른 후보 지지선언하실 계획은 아직은 없으십니까?) 예, 제가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저는 일관되게 민주당을 지지할 것입니다.]

여기에 실버크로스를 노리는 3위 추미애 전 장관의 선전 여부도 주요 변수죠. 추 전 장관은 그간 이 지사의 주요 공약인 '기본소득'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해왔습니다. 대장동 의혹에 대해서도 엄호 사격을 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특검이나 국정조사까지 가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가도 저는 상관이 없지 않나, 이재명 후보 측에 나올 건 없을 것 같기는 한데요.]

반면 이 전 대표에게는 '무늬만 민주당'이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습니다. 이 전 대표가 마치 야당처럼 이 지사를 공격하는 점을 문제 삼고 있는데요.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화면출처: 유튜브 '추미애TV') : 제일 어리석은 것이 남의 진영의 비리를 갖고 와서 남의 진영의 언어로 우리 후보를 저격하거나 우리 동네 싸움으로 만드는 것이죠. 그거 지도자가 할 일이 아니에요.]

'이재명은 안고, 이낙연은 선 긋고'로 정리할 수 있을 텐데요. '명추연대'라고까지 불렸지만 그 와중에도 자신의 표는 확실히 챙기겠다는 각오입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 13일) : 추미애 표는 추미애에게 가야 되는 거죠. 추미애 표가 이재명한테 붙어 있으면 안 되거든요.]

이렇게 호남대전의 3가지 변수도 한 번 살펴봤는데요. 이 변수가 명낙 두 후보 중 누구에게 '샤덴프로이데'를 선사할지가 이번 경선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자,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명낙대전 in 호남 D-1…누가 웃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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