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이자 받을 거란 희망 버렸다"…헝다의 '시간 끌기' 전략?

입력 2021-09-24 14:30 수정 2021-09-24 20:3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Evergrande)이 역외 채권 이자를 제때 내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기는 어제(23일)였는데요. 헝다가 이자를 지급하기 사실상 어려우리라는 것은 어느 정도 시장에서 예견돼 있었습니다.

멈춰 선 중국 아파트 공사 현장에 내걸려 있는 헝다그룹의 현수막. 〈사진=로이터 연합뉴스〉멈춰 선 중국 아파트 공사 현장에 내걸려 있는 헝다그룹의 현수막.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앞으로 30일, '시간 끌기' 들어간 헝다

헝다가 발행한 역외 채권, 그러니까 달러 채권을 가진 한 미국 투자자는 "어제까지 이자를 못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습니다. 로이터는 "일부 채권 보유자들이 달러 채권 이자를 받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린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하루 전 만기가 돌아온 달러 채권 이자는 8350만 달러, 우리 돈 약 993억 원 규모입니다. 다음 주에는 다른 달러 채권의 이자 만기도 돌아옵니다. 오는 29일까지 헝다는 4750만 달러(약 557억 원) 규모의 달러 채권 이자 역시 갚아야 합니다.

어제 만기에 하루 앞서 22일 공고에서 헝다는 역내 채권, 즉 위안화 채권 이자는 "해결했다"고 했었습니다. 이 이자를 실제로 지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달러 채권과 함께 어제가 만기였던 위안화 채권 이자는 2억3200만 위안(약 425억 원) 수준입니다.

금융 시장에서는 헝다가 '시간 끌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어제 만기로부터 앞으로 30일은 이자를 못 갚아도 채무 불이행으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헝다 입장에서는 30일의 시간을 번 셈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매달 밀려드는 채권 이자를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만기일을 한 번 못 막으면 다음 이자가 쌓이는 그런 구조라서입니다.

헝다그룹와 중국 당국은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헝다가 상장된 흥콩 증시에도 엇갈린 신호를 주고 있다. 사진은 홍콩증권거래소 앞 광장. 〈사진=로이터 연합뉴스〉헝다그룹와 중국 당국은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헝다가 상장된 흥콩 증시에도 엇갈린 신호를 주고 있다. 사진은 홍콩증권거래소 앞 광장.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침묵하는 中 당국헝다 국유화 관측도

헝다 측은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CNBC 방송은 "헝다가 채권 이자 지급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어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어제 홍콩 증시에서 헝다 주가는 17% 넘게 오른 채 마감했는데요. 오늘 장에서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침묵을 지키는 것은 중국 당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일각에서는 헝다의 핵심인 부동산 사업을 떼어 내 중국 정부가 국유화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왔습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이 지방 정부들에 헝다의 잠재적 몰락에 대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헝다를 구제하지 않으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