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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윤석열, 군가산점 공약 표절…'윤도리코'냐"

입력 2021-09-2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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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어제(22일) 외교·안보 관련 공약을 발표했는데요. 유승민 전 의원이 일부 공약 내용이 자신이 먼저 발표한 것과 똑같다며 표절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윤 전 총장 측은 공약에 저작권은 없다고 받아쳤는데요. 관련 소식,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경북 구미시 상모동 171, 갑자기 웬 지번주소냐고요. 간만에 퀴즈 하나 내보겠습니다. 운영진들의 상식 체크 한 번 해볼까 하는데요. 사실 눈치만 있어도 맞출 수 있는 문제입니다. 간만에 돌아온 우리 신 체커에게 물어볼게요. 여기가 어딘지 짐작이 되시나요?

[신혜원 기자]

당연히 정치 이슈와 관련된 주요 장소니까 물어봤겠죠. 제가 휴가라고 놀기만 한 게 아니라 항상 뉴스는 챙겨보는 진정한 프로 아니겠습니까. 경북 구미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연관이 있을 거 같은데요. 기념관 아니면 생가 이런 곳 아닐까요?

[기자]

네, 역시 정치부회의 고인 물 신혜원 체커, 거의 2주 만에 복귀했어도 여전히 감은 살아있네요. 정답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입니다. 보수 정치인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성지같은 곳인데요. TK 지역 '집토끼'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반드시 들러야 하는 야권 주자들의 필수 코스입니다. 추석을 전후로 여러 야권 주자들이 이곳을 방문했는데요. 오늘은 여기에 방문했다가 수모를 당한 분들을 '오늘의 인물'로 모셔볼까 합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인데요. 먼저 윤 전 총장부터 줌 인해보겠습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17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을 때 모습입니다. 윤 전 총장을 맞이한 건 지지자들의 환영만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공화당 지지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 100여명 등 이른바 안티팬들도 윤 전 총장을 기다리고 있던 건데요. 이들은 '죄 없는 대통령을 구속한 윤석열 물러가라'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윤 전 총장의 방문을 반대했습니다. 윤 전 총장이 등장하자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는데요. 곳곳에서 거친 욕설이 쏟아졌고 몸싸움도 벌어졌습니다. 윤 전 총장, 비가 내리는 와중에 우산도 쓰지 못해 온몸이 홀딱 젖었는데요. 결국 떠밀리다시피 추모관에 도착해 간단히 참배만 하고 서둘러 자리를 떴습니다. 심지어 방명록도 남기지 못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17일) : 그분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저도 충분히 이해를 하고. 또 제가 그 부분은 감내해야 될 그런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틀 뒤인 19일, 비만 안 왔을 뿐 거의 비슷한 상황이 재현됐는데요. 이번에 봉변을 당한 이는 유승민 전 의원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수백명의 우리공화당 당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든 건데요. 윤 전 총장을 향해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를 구속하고 사과도 안 한 '파렴치한'이라고 했다면요. 유 전 의원에겐 '배신자'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유 전 의원의 방문을 막기 위해 진입로 바닥에 단체로 드러누운 모습이죠. 수행원, 경찰 등과 뒤엉켜 몸싸움도 벌였는데요. 유 전 의원, 생가 입구부터 불과 30여m 떨어진 추모관에 들어가는 데 1시간가량 걸렸습니다. 그래도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 작성 미션도 클리어했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화면출처 : 유튜브 '유승민 TV') : 정치를 하기 전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을 많이 존경해왔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게서 우리 대한민국의 가난을 없애기 위해서 얼마나 위대한 업적을 남겼는지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그 점이…]

'극우 컷오프'라고 해야할까요? 이렇게 '박심'(朴心)'을 내세운 일부 극우 세력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들을 향해 언어적·물리적 폭력을 서슴지 않았는데요. 국민의힘 주자 빅3 중 유일하게 극우 컷오프를 무난하게 통과한 건 홍준표 의원 뿐이었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12일) :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할 때 팀장 했잖아요. 그 당시에 윤석열 팀장이 중앙지검장으로 벼락출세해서 그거 다섯 계단을 뛰고 올라갔어요. 어떻게 정치를 시작해도 저렇게 하냐…]

홍 의원, 윤 전 총장에 대해서 만큼은 이 분과 생각의 결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조원진/우리공화당 대표 (지난 17일 / 화면출처: 유튜브 '우리공화당LIVE') : 45년 구형을 때린 자가 여기 와가지고 정치쇼를 합니까? '자기 임무이기 때문에 할 수 없이 했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예요?]

극우 컷오프를 당한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 동병상련 때문이라도 당분간 두 사람이 다투는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요. 힘을 합쳐 홍 의원을 협공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의기투합'이 아니라 '패자부활전'이 펼쳐진 건데요. 윤 전 총장이 발표한 공약을 두고 양측 사이 표절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어제) : 민간주택 청약 가점과 공공임대주택 가점을 부여하여 군 복무가 장병들의 미래 준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윤 전 총장이 어제 내놓은 외교·안보 분야 공약의 일부인데요. 군필자에게 주택 청약 시 가산점을 주겠다는 내용입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 공약이 자신의 공약을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유승민/전 의원 (화면출처 : 유튜브 '유승민 TV') : 대통령 선거에서는 군에 의무복무 한 젊은이를 위해서 제가 한국형 G.I. Bill를 하고 싶습니다. 민간 주택에 공공 임대 주택을 분양받을 때 가점을 드리는 주택 지원이 있고요.]

지난 7월 유 전 의원이 내놓은 군필자 지원 공약입니다. 윤 전 총장의 공약과 내용이 거의 흡사한데요. 당장 유승민 캠프에선 윤 전 총장을 향해 '윤도리코' 아니냐는 혹평도 쏟아냈습니다.

윤도리코, 윤 전 총장의 성과 유명 복사기 브랜드의 이름을 합친 말인데요. 유승민 캠프, 공약은 안 베꼈는지 모르지만 공격 방식은 어디선가 차용해온 듯합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2월 18일) : 저희 캠프에서 고민했던 정책들 많이 갖다가 썼습니다. 그런데 그 표현만 가져다 쓰고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오죽하면 세간에서는 '문도리코' 이런 별명까지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윤 전 총장 측도 반격에 나섰습니다. 공약에 저작권은 없다라고 말이죠.

[김병민/윤석열 캠프 대변인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정책이랑 공약에는 저작권이 없다, 이런 얘기 했던 정치인의 발언들이 생각이 나는데요. 저희 캠프에서 좋은 정책 공약들이 나오게 되는 거  얼마든지 유승민 후보 캠프에서 가져다가 발표하셔도 이걸 가지고 표절이라는 논란 삼지는 않을 거다, 이런 말씀드립니다.]

오늘의 카메오 홍준표 의원, 두 사람의 공방을 지켜보고만 있자니 지루했나 봅니다. 홍 의원 측도 윤 전 총장 공격에 가담했는데요. 공약 표절이 아니라 슬로건 표절을 문제 삼았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어제) : '국익을 최우선하는 당당한 외교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여러분께 드린 바 있습니다.]

홍 의원 측은 윤 전 총장이 '국익 우선'이란 말을 베꼈다고 지적했는데요. '국익 우선'은 홍 의원이 이미 즐겨찾기에 추가한 말이라는 겁니다.

[홍준표/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12일) : 나는 국익 우선으로 정치를 해왔기 때문에 보수당에 있지만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습니다.]

[여명/홍준표 캠프 대변인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윤석열 캠프에서 발표하는 안보외교 공약들 앞에 국익 우선으로 가겠다, 라고 말씀을 또 하셨어요. 저는 그 부분 역시 우리 홍준표 캠프에서 '국익 우선주의를 천명하겠다'라는 문장과 좀 겹쳐 보여서 참, 좀 유감스러웠다.]

살짝 '억까'인 것 같은 느낌도 있지만요. 윤 전 총장만 때린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극우 컷오프의 벽을 넘지 못한 윤석열, 유승민 두 후보를 중심으로 살펴봤는데요. 두 사람, 오늘 2차 토론회에서도 공약 표절을 두고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 소식은 내일 운영진 중 한 명이 자세히 전하겠습니다. 자,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박정희 생가 앞 '극우 컷오프' 당한 윤석열·유승민, 공약 표절 공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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