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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켓 든 며느리, 망루 오른 아버지…'농성장'의 명절

입력 2021-09-2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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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들은 고향으로, 여행지로 떠날 때 피켓을 든 며느리가 있습니다. 망루에 오른 아버지도 있습니다. 거리에서 천막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인데 어떤 사연 때문인지 저희가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홍지용 기자입니다.

[기자]

귀성길에 오른 사람들 사이로 피켓을 든 이들이 보입니다.

아시아나항공 하청업체, '아시아나케이오'의 청소노동자들입니다.

[김하경/아시아나케이오 해고 노동자 : 저도 큰며느리인데. 집에 가서 내 할 일을 못 하고. (명절에도) 이런 현실이 슬픈 거죠.]

사측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을 이유로 희망퇴직이나 무급휴직을 권했고, 이를 거부한 8명을 지난해 5월 해고했습니다.

지난달, 1심 재판부는 사측이 해고를 피하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며 부당해고라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항소했고, 밀린 급여와 상여금을 주겠다며 퇴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하경/아시아나케이오 해고 노동자 : 사람들한테 (사실을) 알려주는 게 정당하다고 생각해요. 처음이나 끝이나 우리는 똑같아요. '원직복직'을 위해서…]

해고를 당한지 1년 반 가까이 되면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던 6명 가운데  이젠 3명이 남았습니다.

김씨도 6개월 뒤, 정년이 됩니다.

아시아나케이오 측은 코로나로 항공 운항 자체가 줄어 복직은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25년 간 택시운전을 한 명재형 씨는 100일 넘게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명재형/택시노동자 : (법이) 변한 게 없어요. 뭐라도 외쳐보고 죽자고 해서… 그래서 (망루에) 올라오게 됐습니다.]

수입이 불안정한 사납금 제도 대신, 매달 일정 액수를 월급으로 받는 '완전월급제'를 요구하기 위해섭니다.

서울 지역 법인 택시는 올해부터 이 제도를 적용받고 있지만 다른 지역엔 아직 기약이 없습니다.

국토교통부는 관계 당사자의 의견을 종합해, 완전월급제의 시행시점을 조율해보겠다는 입장입니다.

[명재형/택시노동자 : 우리 애들, 제가 택시하면서 넉넉하게 못 해줬습니다. (추석 연휴에도) 이러고 있다는 것도 애들한테 알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가족에게) 항상 미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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