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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쟁탈, 대장동, 설훈…'명낙대전' 속 3가지 전투

입력 2021-09-1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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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석 기간,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민주당 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이재명 지사는 광주로 향했고, 이낙연 전 대표도 호남을 친환경 산업 성장의 거점으로 삼겠다고 공약했는데요.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된 공방도 이어갔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전합니다.

[기자]

전쟁과 전투의 차이를 아시나요. 영어로 전쟁은 '워(War)', 전투는 '컴뱃(Combat)'인데요. 전쟁은 선, 전투는 점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전쟁은 특정 국가나 집단 간의 무력 다툼을 총칭하는 개념이죠. 전투는 전쟁의 부분집합으로 전체 전쟁 기간 중 일정 시기, 특정 지역에서 벌어진 양측의 싸움을 뜻하는데요. 3년 동안 이어진 6·25 전쟁은 낙동강 전투, 백마고지 전투, 다부동 전투 등 무수한 전투의 총합이라고 볼 수 있겠죠. 오늘은 이른바 '명낙대전'을 살펴볼 텐데요. 당연히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되겠죠. 명낙대전 중 현재 진행 중인 3가지 전투를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먼저 '호남 쟁탈전'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 우리 호남이 피로써 지켜낸 민주주의가 세계의 부러움을 사는 선진 모범국가를 만들었습니다. 개혁진영의 버팀목이자 심장인 호남이 세 번의 민주 정부를 만들어내셨습니다.]

이재명 지사, 오늘부터 3박 4일 동안 호남 민심 투어에 나섰는데요. 여권의 텃밭 호남, 무려 20만표가 걸린 최대 격전지입니다. 첫날인 오늘 광주 전일빌딩에서 특별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전일빌딩, 광주 민주화운동의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죠. 이 지사는 호남을 민주화의 성지로 추앙하며 표심에 호소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 지금 이곳은 전두환 군부세력이 헬기 기총 사격을 가해서 그 총탄 자국이 남아있는 전일빌딩입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 살아남아 돌아다니는 전두환을 봅니다. 군복이 사라진 자리에 '법복을 입은 전두환'이 활개를 칩니다.]

법복 입은 전두환,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정조준한 것 같은데요. 이 지사, 자신의 상대는 더 이상 이낙연이 아니라는 걸까요. 결선투표 없는 본선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죠. 이미 본선에 오른 것처럼 야당 공격에 집중했는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 공정과 정의를 가장한 가짜 보수, 대한민국을 촛불 혁명 이전으로 되돌리려는 적폐 세력, 국정 농단 세력이 완전히 사라지느냐 다시 부활하느냐를 결정하는 역사적 대회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 지사보다 하루 늦은 내일부터 호남 일정을 시작하는데요. 오늘 비록 몸은 서울에 있지만 마음은 이미 호남을 향했습니다. 이 지사가 과거를 되돌아봤다면 이 전 대표는 미래를 바라보는 전략을 썼는데요.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 그린 성장과 관련된 산업들을 호남지역 중심으로 발전시켜 국가적 신성장 동력으로 만들겠습니다. 한국전력을 재생에너지 플랫폼 공기업으로 육성하고, 호남권 초광역 에너지 공동체를 구축하겠습니다.]

친환경 산업 성장 전략과 관련한 공약을 발표하면서 호남을 중심에 놓은 겁니다. 우리나라가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고 그린 산업국가로 발전하는 데 호남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 바로 이 시대적 전환 과정에 호남이 있습니다. 새만금, 신안 등에는 많은 해상 풍력 발전이 계획되고 있습니다.]

명낙대전의 두번째 전투로 넘어가 볼까요. 바로 '대장동 전투'입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추진한 분당 대장지구 개발사업을 놓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죠. 의혹의 중심에는 '화천대유'라는 회사가 있는데요. 기자 출신의 대주주가 5천만 원을 출자해 만든 자산관리회사입니다.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했는데요. 이후 3년 동안 577억 원의 배당을 받아갔습니다. 지분 1%를 가진 회사가 이렇게 거액의 배당금을 받아간 것을 두고 성남시가 특혜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일은 일은 겁니다. 야당은 연일 이 지사를 향해 강공을 펼치고 있는데요. 이낙연 전 대표도 직접 참전했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진실이 규명되길 바랍니다만 김부겸 총리가 그렇게 말씀했죠. 상식적이지는 않다.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죠. 실제로 많은 국민들이 좀 의아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 아닙니까?]

이 지사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의아한 점이 있는 건 맞다고 지적한 건데요.

이 지사는 다소 공격적인 방어를 펼치고 있습니다. 자신이 직접 관련 수사를 자청했죠. 오늘은 한 발 더 나아가 야권을 향해 역공을 펼쳤습니다. 당시 야당의 비리로 얼룩졌던 대장동 개발을 정상화한 건 자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 불법과 뇌물로 얼룩진 대장동 민간개발사업을 공영개발로 바꿨습니다. 그거 국민의힘 정치인과 그에 추종하는 세력들이 해먹던 사업입니다. 그 속에서도 시민들과 함께 싸워서 이 불로소득 개발이익을 성남시에 무려 5500억원 시민 1인당 50만원씩 제가 돌려받았는데…]

특히 화천대유와는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화천대유의 배당 내용은 자신과 관련 없는 민간 투자자의 내부 문제라며 '분리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 저희들은 이익만 확보하면 되고 그 회사가 흥하든 망하든 주주 지분이 어떻든 그들의 이익배분을 어떻게 하든 우리가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할 필요도 없고….]

화살은 다시 한 번 야당으로 향했는데요. 화천대유는 오히려 국민의힘 측과 관계가 깊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 자꾸 화천대유 주인 누구냐 저한테 묻는데, 그거 곽상도 의원한테 물어보십시오. 화천대유의 1호 직원이 그 곽상도 의원 자제분이었다는데, 대학 갓 졸업한. 7년 동안이나 있었다고 하니까 그분이 뭐 잘 아시지 않겠어요?]

마지막 전투는 '설훈 전투'입니다. 설 의원, 이낙연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죠. 설 의원의 이틀 전 이 발언이 싸움의 단초를 제공했습니다.

[설훈/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이명박 대통령 때 그걸 봤습니다. 능력 있는 사람이니까 도덕적으로 좀 문제가 있더라도 눈 감고 가자. 능력을 보고 가자, 이렇게 판단하고 대통령을 만들었던 것으로 아는데 결국 어떻게 됐습니까? MB는 지금 감옥에 있습니다. 이걸 되풀이해야 되겠습니까?]

설 의원, 얼마 전엔 '원팀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죠. 경선 불복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갈등의 불씨를 지폈는데요. 이번엔 'MB 발언'으로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대장동 의혹과 도덕성 논란 등을 거론하며 이 지사를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에 빗대는 듯한 말이었는데요. '명낙대전'이 아니라 '명박전투'라고 해야 할까요? 대장동 전투와 달리 공수가 뒤바뀌었는데요. 이번엔 이 지사 측이 이 전 대표 측에 선공을 날렸습니다.

[우원식/이재명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우선 우리 당의 후보를 MB와 비교하면서 MB가 감옥에 갔다, 이런 얘기를 하시던데 이건 도를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 말씀입니다. 아무런 흠결이 없는 우리 당의 후보를 비교하는 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설 의원,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선 이재명 경기지사의 당선을 위해 뛰었죠.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었는데요. 그랬던 설 의원이 어떻게 이렇게 바뀔 수 있냐며 아쉬움도 드러냈습니다.

[우원식/이재명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설훈 위원장 제가 알기로는 욕설 문제가 한창 심각하게 제기됐었던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 때 이재명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셨거든요. 이거 원팀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낙연 전 대표, 호위무사를 탓할 순 없는 노릇이었나 봅니다. 설 의원을 적극적으로 감쌌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충정 어린 우려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재명 후보도 MB 같은 신세가 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요? 이 발언은.) 일부러 왜 꼭 일부러 그렇게 해석해 가지고 문제를 만드나요.]

실언이 아니라 충정 어린 우려에서 나온 말이라는 건데요. 이 전 대표, '충정'이란 단어를 즐겨 쓰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 대표 시절 '이명박·박근혜 사면론'을 꺼내들었을 때도 이 단어를 꺼냈었죠.

[JTBC '뉴스룸' (1월 3일) : 국민 통합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제 오랜 충정을 말씀드렸던 것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명낙대전 속 3가지 전투를 살펴봤는데요. 호남 쟁탈전의 승자는 26일이면 결과가 나올 예정이죠. 설훈 전투는 단기전으로 마무리될 것 같은 분위기인데요. 대장동 전투는 좀 더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명낙대전 속 3가지 전투…호남, 대장동 그리고 설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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