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선수? 감독?…하태경·김종인·안철수 '관전 정치 3인방'

입력 2021-09-16 19:00 수정 2021-09-16 19:0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이른바 관전 정치를 재개했죠. 야권 대선 경선의 판세와 인물에 대해 평가를 내리면서 국민의힘 복귀 가능성도 시사했는데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석 기간 대선 출마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박준우 마커의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전합니다.

[기자]

'품평 정치',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 여러 현안에 관해 본인의 평가나 의견을 내놓는 정치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을 텐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관전 정치'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스포츠 경기의 관전자가 팀과 선수를 분석하고 평점을 매기는 행위와 비슷하기 때문인데요. 스타크래프트란 게임의 '옵저버'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관전 정치의 포인트는 관전자 본인 역시 전현직 선수나 감독 출신이란 점입니다. 오늘 '줌 인'은 '관전 정치' 중인 3명을 오늘의 인물로 선정할까 합니다. 한 명씩 공개할 텐데요. 먼저 '선수 겸 관전자'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입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이제 뭐 4강 갔다가 4강 가면 1등 할 겁니다. 4강 가면 뒤집힐 수 있습니다.]

하 의원, 직접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입김이 상당한 평론가로도 꼽히지요. 자신이 선수로서 경기 흐름을 뒤집을 수 있다면서도 어떨 땐 관전자 마냥 행동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제 정책에 아무도 관심이 없어요.]

자기 객관화 능력이 뛰어난 걸까요. 그만큼 다른 선수들에 대해서도 냉정한 관전평을 내놓고 있는데요. 특히 1·2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들을 집중 분석한 모양입니다. 최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감싸는 것 같다가도 경기력에 대해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뭐 윤 총장은 말실수 많이 하는 거 다 알고 있는데요. (정규직, 비정규직 뭐 돈만 비슷하면 괜찮다. 이런 발언은 좀 문제잖아요 얼떨결에.) 그러니까 정책적 내용에 대해서 좀 준비가 덜 되어 있고 부실하다는 걸 입증하는 거 아닙니까? 윤 후보는 사실 허당이잖아요. (허당입니까?) 상당히 부실하잖아요.]

윤 전 총장은 한 마디로 요약하면 '허당'이다, 꽤나 야박한 표현인데요. 다음 선수에 대한 평가도 그 못지 않습니다. 상승세를 탄 홍준표 의원도 깎아내렸는데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홍준표 대표는 말 바꾸기 달인이에요. 신뢰가 전혀 안 되는 사람이에요. 홍 대표를 잘 모르다가 최근에 알게 된 젊은 친구들이 시원시원한 말에 넘어가고 있는데 언제든 바뀔 수 있다…]

'허당'에 이어 이번엔 '말 바꾸기 달인'입니다. MZ세대에게 경고 메시지도 보냈죠. 홍 의원의 실체를 알게 되면 지지할 수 없을 거란 취지인데요. 지난 5월 홍 의원의 복당 문제를 놓고 극한 대립을 벌였었죠. 아직 그 앙금이 남아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앞으로 토론회에서 이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집중 공격할 생각이라고 하는군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KBS '주진우 라이브') (어제) : (유승민 후보도 강력한 경쟁자 같은데 유승민 후보는 어떻습니까?) 2명. 시간이 별로 안 되어서 4분이에요, 4분. 4분 안에 2명한테 해야 해요.]

유 전 의원은 의문의 1패를 당했네요.

이제 다음 인물로 넘어가볼 텐데요. 이 분은 '전 감독 겸 관전자'입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입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준석 대표가 '비단 주머니 3개 가지고 내가 준비하고 있다') 아니, 그거는 이준석 대표 얘기지, 자기가 비단 주머니가 어디 있어요? 비책이 무슨 비책이 있어요?]

한때 국민의힘을 이끌었던 사령탑이지만 늘 날 선 훈수를 두고 있는데요. 윤 전 총장이 지금 주변 파리떼에 둘러싸여 헤매고 있다고 평가했었죠. 이번엔 윤 전 총장의 이른 입당이 악수(惡手)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윤 전 총장이 이준석 대표가 던진 '비단주머니 떡밥'을 냉큼 물었다는 겁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입당을 했는데 솔직히 해서 그날 아침에 나한테 전화를 했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첫 마디에 뭐라고 했냐면 '입당을 서두르지 말아라' 그랬어요. 그러고서 전화를 끊었는데 그러고서 두 시간 만에 입당을 해버렸더라고.]

윤 전 총장도 '답정너'였던 걸까요? 

김 전 위원장, 윤 전 총장이 당밖에서 스스로 확장성을 키웠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봤는데요.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실질적으로 우리 지금 유권자들이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에 대해서 그렇게 큰 기대를 갖지를 않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새로운 시도를 한번 해 봐라 말이야. 왜 쓸데없이 그냥 당에 기웃거리는 그런 모습을 보이느냐, 이거예요.]

홍준표 의원도 김 전 위원장의 화살을 피해갈 순 없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홍 의원의 최근 지지율 상승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요.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이 반영된 결과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번에 80%를 반영하는 일반 여론조사라는 것은 모든 사람이 다 참여했던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자들을 보면 홍준표 35%, 윤석열 4% 이 정도 나오는 거 아니에요? (민주당 지지자만 놓고 볼 경우에는요?) 그러면 그게 지금 섞여서 여론조사가 된 거니까. 그러니까 이런 정도의 지금 그 자체가 그렇게 대단히 심각하게 보지는 않아요.]

국민의힘 내부에선 김 전 위원장을 향해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매번 쓴소리만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많았는데요.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난 이후 처음으로 복귀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경기를 보는 데만 그치지 않고 자신이 코칭 스탭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이죠.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김종인 위원장을 선대위원장으로, 선대본부장으로 모시고 싶다, 모실 거다' 그 얘기 하더라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현재로 봐서는 내가 꼭 한다고 하는 이런 얘기를 할 수가 없어요. 대통령의 후보감들을 다 보면 이게 어떻게 해야 되겠다고 하는 판단은 그때 가서 할 수가 있어요.]

마지막 인물은 결이 좀 다른 분인데요. 일단 현직 감독이긴 합니다. 하지만 아직 선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감독 겸 선수?!'라는 호칭이 맞을 것 같군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누가 되든 지금의 무능과 위선의 정권이 포퓰리즘 정권으로 자리바꿈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선거후에는 거대 양당의 갈등이 더 극심해질 가능성까지 엿보입니다. 서로가 상대 진영의 '죽일 놈', '손볼 놈'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안 대표가 합당 결렬을 선언한지 어느덧 1달이 됐지요. 오늘 안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서론이 길 때부터 헛다리 짚었다는 감이 왔습니다. 명확하게 선수로 뛸지에 대한 입장 표명이 없이 관전평만 내놨는데요. 기자간담회의 명분은 이거였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사흘 후인 9월 19일은 제가 만 9년 전 정치에 입문한 날이며, 10년 차로 접어드는 날입니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내내, 더 좋은 대한민국을 위해 저 안철수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당원과 국민 여러분의 고견을 충분히 듣고 수렴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사흘 뒤가 안 대표의 정치 입문 10주년이라고 하는군요. 윤 전 총장이 이준석 대표의 비단주머니에 낚인 거라면 저는 오늘 안 대표에게 낚인 기분이었는데요. 그래서 낚인 참에 안 대표의 속마음을 알아보는 노래 한 곡 띄울까 합니다. 불사의 코너 '온 더 레코드'인데요. 출사표를 던질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안 대표에게 바칩니다.

▶ 오뚝이다트/트니트니

안 대표는 출마 여부를 좀 더 고민하겠다고 했지만 당 차원의 대선 준비는 속도를 낼 계획인가 봅니다. 대선기획단을 발족하며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착수했는데요. 대선 후보가 되려면 선거 1년 전 당 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한 당헌에 대해 법률적 검토도 할 예정입니다. 안 대표든 다른 인물이든 국민의당도 대선 후보를 내겠다는 방침이라고 하는군요.

자, 오늘은 이렇게 관전 정치를 펼치고 있는 3명의 이야기를 다뤄봤습니다. 관전자로 남을지 경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지는 지켜볼 일일 텐데요. '따로 또 같이', 셋 모두 각자 다른 위치에 있긴 하지만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매한가지인 것 같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관전 정치 3인방, '따로 또 같이'…정권교체는 한 마음 >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