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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벨라루스 밀착, 합동 군사훈련…국가 통합 가능성은?|아침& 세계

입력 2021-09-16 08:34 수정 2021-09-1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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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두 나라는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한 국가 통합 논의를 본격화 한데 이어서 지난 10일부터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훈련은 오늘(16일) 종료될 예정입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 정식 명칭은 '자파드-2021'입니다. 자파드는 러시아어로 서쪽을 뜻하는데 서방 국가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훈련입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 2009년부터 4년마다 합동 군사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러시아 훈련장 9곳과 벨라루스 훈련장 5곳에서 동시에 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원된 병력 규모만 20만 명에 이릅니다. 80대 이상의 항공기와 헬리콥터 290대의 탱크와 240문의 포다 연장 로켓 시스템과 박격포 15척의 함정 등 760대의 군사 장비도 동원됐습니다. 지난 13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450km 떨어진 니제 고로드 주 물리노 훈련장을 직접 찾아 훈련을 참관했습니다. 특히 탐색과 사격지원 신형 무인 전투 차량인 '우란-9'을 비롯해 러시아의 최신형 무기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푸틴 대통령과 함께 훈련을 지켜보면서 직접 설명에 나섰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세르게이 쇼이구/러시아 국방장관 : 저 주황색 원 보이십니까? 로봇의 첫 번째 목표물입니다. 전투로봇인데 상당한 화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3㎞ 떨어진 곳에서 제어할 수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자파드-2021' 훈련이 시작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 9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밀착을 과시했습니다. 폴란드와 라트비아 등 북대서양 조약기구 나토 회원국 일부는 우려 섞인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폴란드 외교 장관은 러시아와 벨라루스 양국의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 나토 회원국 전부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위협에 대응하는 방어적인 성격의 훈련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자파드-2021는 특정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나토 같은 다른 동맹들이 CSTO(옛 소련권 안보협의체) 주변에 병력을 늘리는 상황에서는 필요한 부분이죠.]

이같은 상황에서 러시아는 내일부터 19일까지 사흘 동안 총선을 치릅니다. 러시아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이신욱 부산 외국어 대학교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러시아·벨라루스, 국가 통합 본격화…가능성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통합논의는 지난 1999년부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권유지가 목표인 벨라루스 루카셴코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2008년 푸틴 대통령이 3선 규정으로 인해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지자 러시아와 벨라루스 통합 대통령이 되는 것을 모색하기도 했습니다마는 실각을 우려한 루카셴코 대통령의 반대로 지금까지 통합논의는 진전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벨라루스의 경제 사정이 급격히 어려워진 2020년을 기점으로 러시아로부터 15억 달러를 제공받는 등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고 지난 8월 야권 지도자를 체포하기 위해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킨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가 심화되고 있어 친러시아로 기울고 있는 벨라루스와 러시아의 국가통합은 성사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벨라루스 국민들 반발 우려…어떤 영향 있을까?

    작년 8월 대선 이후 벨라루스 야권은 대규모 부정선거 규탄시위를 하는 등 국민적 저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구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벨라루스 야권에 대한 루카셴코 정부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콜레스니코바에 대해 징역 11년을 선고하는 등 대대적인 탄압을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벨라루스 정부의 야권에 대한 정치적 탄압은 벨라루스에 대한 흡수통합을 시도하는 러시아 정부의 사전정지 작업으로 보입니다. 경제적으로 러시아 정부는 재정 지원, 화폐 통합, 에너지 협력 등을 통해 벨라루스를 속국화시킬 것으로 보여 앞으로 10년 안에는 벨라루스가 러시아에 합병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지정학적으로 벨라루스는 러시아가 서유럽으로 진출하는 진출로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는 벨라루스 국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국가통합정책을 시행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 내일부터 3일 동안 러시아 총선 실시…전망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2016년 80%대에서 최근 61%로 떨어지고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지지율이 2008년 이후 최대인 26%로 떨어지는 등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장기집권에 대한 염증과 코로나 사태 그리고 경제난 등 민생고에 시달리는 러시아 국민들이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푸틴 정부는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푸틴은 벨라루스와 대규모 군사훈련과 함께 국가 통합을 추진하여 멀어져가는 민심을 잡고 총선에서 승리를 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 국민들은 벨라루스와의 국가 통합을 구소련의 영광을 재연하는 강력한 국가 프로젝트로 받아들이고 있고 이 점은 푸틴을 지지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코로나19 대유행을 이유로 이번 총선 기간을 사흘로 늘렸습니다. 기존에 투표소에 설치됐던 부정선거 감시용 카메라도,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이유로 금지했습니다. 러시아 야권은 선거인과 득표수 대조 작업 등 투표 감시 행위 자체가 어려워졌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야권 성향의 한 러시아 정치평론가는 "얄팍한 뇌물과 온갖 종류의 속임수 그리고 행정력을 동원한 반체제 인사 박해가 푸틴 세력이 택한 선거 전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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