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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빙하 사이로 7.8㎞ 극한 수영…'이유 있는' 도전

입력 2021-09-15 21:16 수정 2021-09-1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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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빙하가 떠다니는 북극의 바다에 맨몸으로 뛰어든 50대 남성이 있습니다. 이런 위험한 도전을 하는 이유가 있다고 했습니다.

문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있는 대로 껴입어도 추울 것 같은 북극, 가장 따뜻할 때도 영상 3도가 채 안 되는 이곳 바다에, 맨몸으로 뛰어듭니다.

[루이스 퓨/장거리 수영선수 : 마치 고속도로를 헤엄치는 것 같았습니다. 차이는 차를 피하는 게 아니라 빙산을 피한다는 건데…빙하가 빠르게 움직여요.]

좁고 기다란 만의 북쪽에서 시작해 7.8㎞를 헤엄치는 '극한 수영', 오전에 한 번 들어갔다가 체온을 높인 뒤 오후에 또 한 번 시도해보지만 하루 20분, 길어야 1㎞ 나아가는 게 최선입니다.

물이 너무 차가워 피부는 오히려 불에 덴 듯 뜨거워지고 손발의 감각도 없어집니다.

영상 3도를 예상하고 뛰어들어도 물이 어는 0도에 가까워져 숨이 차올라 포기할 때도 있습니다.

단 몇 도 차가워졌을 뿐이지만, 이 차이가 삶과 죽음을 갈라놓기도 한다는데 이렇게 사람처럼 지구도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루이스 퓨/장거리 수영선수 : (간단히 물어볼게요. 왜 합니까?) 답도 간단합니다. 여기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리려고요. 빙하가 녹고 있어요.]

올해로 51살, 퓨의 외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년 전엔 남극 빙하가 녹아 6만 5000개의 호수가 생겼다는 소식에 영하 15도의 남극으로 달려가 10분 동안 헤엄쳤습니다.

얼음이 가로막아 수영할 수 없어야 할 남극과 북극 가장 어려웠다는 이번 도전을 12일 동안 이어간 뒤 남긴 소감입니다.

[루이스 퓨/장거리 수영선수 : 과학은 매우 정확합니다. 지금 우리에겐 아주 적은 기회만 남아 있어요.]

북극의 찬바람을 가르고 울리는 피아노 선율이 빙하가 녹아 떨어지는 소리와 겹쳐집니다.

언 손을 비비며 4분 간의 연주에 나선 건 영화 '노매드랜드'의 음악으로도 유명한 에이나우디, 이런 무대에 선 이유로 "북극의 슬픔을 두 눈으로 보고 싶어서"라고 말했습니다.

5년 전의 이 장면에 사람들이 공명하는 건, '북극의 슬픔'이 여전하고, 또 이를 알리려는 노력도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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