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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기술' 빼앗는 유명 기업들…"적반하장 소송까지"

입력 2021-09-14 20:21 수정 2021-09-15 21:44

10년 키운 청년들의 '꿈'…이름까지 그대로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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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키운 청년들의 '꿈'…이름까지 그대로 빼앗겼다


[앵커]

오늘(14일) '추적보도 훅'은 청년들의 스타트업 창업 실태를 짚어봤습니다. 최근 스타트업을 창업한 청년들이 유명 기업에 기술과 브랜드를 빼앗겼다는 호소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큰 회사에 맞서서 피해를 인정받기가 쉽지 않고, 설령 인정받는다고 해도 보상을 받기 어렵다고 합니다.

고승혁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청년 스타트업, 이 회사는 대입 수험생들을 상대로 대학교 평가 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

[유원일/텐덤 대표 : 재학생들의 리뷰를 보여주는 거예요. 실제로 자기가 다녀보니까 이 학교는…]

그런데 협력 관계였던 '진학사'에서 2년 전 비슷한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두 서비스를 비교해봤습니다.

대학의 장점과 단점을 순서대로 서술한 뒤 추천과 비추천 그리고 퇴보로 평가합니다.

서비스 내용부터 구성·용어까지 비슷합니다.

[유원일/텐덤 대표 : 진학사 홈페이지에 그냥 저희 게 그대로 있었다. 이렇게까지 베낀 적은 단 한번도 없었거든요. 오히려 진학사 측에선 저희 쪽으로 명예훼손으로 적반하장식으로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특허청은 지난 4월 진학사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아이디어 탈취)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사용료 지급을 권고했습니다.

진학사 측은 특허청이 아이디어 침해가 아닌 아이디어 무료 사용을 인정했다고 주장합니다.

[진학사 관계자 : 아이디어를 침해당했다고 해서 돈을 내라고 한 게 아니고 공짜로 쓴 게 아니냐, 부당이득이다, 뭔가 사용료를 내라.]

특허청이 지급하라고 권고한 사용료는 아직까지 지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광주에서 영유아 간식 등을 생산하는 청년 스타트업입니다.

[김해용/아이밀 대표 :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아이들 제품이고요.]

10년간 '아이밀'이란 브랜드를 키웠는데 '일동후디스'에서 똑같은 상표를 내놓았다고 합니다.

[김해용/아이밀 대표 : (일동후디스가) 똑같은 아이밀이란 상품을 출시해서 오히려 저희가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상표권) 무효 심판 청구 소송을 해왔습니다. 모두 승소한 상황입니다.]

왼쪽은 일동후디스, 오른쪽은 스타트업 제품입니다.

둘 다 '아이밀'이라고 쓰여있고 어린이용 음식입니다.

특허법원은 일동후디스의 상표 3건을 무효 판결했지만, 일동후디스는 민사 소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브랜드를 바꾼다며 소송을 그만 둘 수 있단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동후디스 관계자 : 저희가 10월쯤에 브랜드가 교체된 걸로 해서 지금 제품들이 순차적으로 지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브랜드 바뀌면 (민사소송) 그 부분도 크게 연장된 일은 없고…]

하지만 피해 회사는 연락을 받은 적 없다고 합니다.

대기업 출자 회사와도 종종 분쟁에 휩싸입니다.

대전의 한 기술 스타트업은 지난해 6월 기아자동차 공모전에 스마트폰을 자동차키로 쓸 수 있는 기술을 냈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현대·기아차 사내 벤처 출신 A회사가 비슷한 제품을 내놨다고 합니다.

[이시권/스페셜원 대표 : 뚜껑을 열고 스마트키를 저희 모듈에다가 꽂기만 하면 끝난 것이 거든요. 한 번에 연결할 수 있는 원터치 방식을 저희가 특허로 출원하고 등록한 상황이었습니다.]

A사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A사 관계자 : 사실은 미국에서 킥스타터 통해서 발표된 제품이에요. 컨셉이 비슷한 거는 비슷하다 얘기하는 건 저는 괜찮아요. 그걸 넘어서서 기술탈취에 권리침해에 이렇게 얘기하는 건 좀…]

A사는 또 "현대 기아차는 투자사일 뿐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피해를 주장하는 스타트업은 중소벤처기업부에 해당 사안을 신고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견 기업 등과의 법적 다툼 자체가 스타트업에 부담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박희경/재단법인 경청 변호사 : 공정위에서 시정 명령을 내려줘도 가해 기업은 시정 명령 자체를 행정 소송으로 다툽니다. 장기간 소송하다보면 중소기업은 결국 변호사비용을 대지 못해서 고사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영상취재 : 손지윤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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