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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흉하다" 욕했던 그 장치 덕에…목숨 구한 'F1 황제'

입력 2021-09-13 21:04 수정 2021-09-1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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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속 300㎞를 넘나드는 포뮬러 원, 서킷에서 자리 다툼을 벌이던 두 차량이 부딪히더니, 한 대가 바퀴에 깔리고 맙니다. 아찔한 순간, 큰 부상 없이 빠져 나온 해밀턴은 한때 "보기 흉하다"며 반대했던 보호 장치 덕분에 생명을 지켰다고 말했습니다.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 F1 이탈리아 그랑프리 (이탈리아 몬차) >

시작부터 치열한 자리 싸움에 서로 부딪히고 미끄러지는 포뮬러 원 레이스.

엎치락뒤치락 선두 싸움이 중반으로 치닫던 그때, 코너를 돌던 두 차량의 바퀴가 맞닿더니 트랙 밖으로 밀려납니다.

[현지 중계 : 페르스타펜과 해밀턴이 부딪히네요! 둘 다 나갔어요.]

해밀턴을 따돌리려던 페르스타펜의 머신이 공중으로 떠올라 차 위를 덮쳤고, 오른쪽 뒷바퀴는 해밀턴의 머리 위로 떨어졌습니다.

아찔한 사고에도 다행히 해밀턴은 크게 다치지 않고 걸어서 머신을 빠져나왔습니다.

[루이스 해밀턴/F1 드라이버 : 제 머리 위로 내려앉았기 때문에 목이 뻐근하지만, 괜찮아질 겁니다.]

개인 통산 100승, 아무도 이루지 못한 기록에 딱 1승을 남겨둔 해밀턴은 기권으로 경기를 마치고도 기뻐했습니다.

생명을 지킨 행운을 돌아보며 보호 장치인 '헤일로'가 자신을 살렸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티타늄으로 만든 T자형 뚜껑, 헤일로는 3년 전 논란을 딛고 머신의 일부가 됐습니다.

9㎏의 무게로 12t의 충격까지 견뎌낼 수 있지만 운전석을 가린다는 비판에 부딪혔고, 해밀턴도 "보기 흉하다"며 의무화를 반대했었습니다.

하지만 위험한 순간마다 이 구조물 하나가 기적을 만들어내면서 필요없다는 목소린 점차 사라졌습니다.

1년 전, 바레인 대회에선 시속 220㎞로 외벽을 들이받아 차량이 두 동강 나고 불길까지 치솟았는데 3.8t에 달하는 충격을 헤일로가 흡수하면서 선수는 멀쩡하게 걸어나올 수 있었습니다.

[로맹 그로장/F1 드라이버 : 몇 년 전 헤일로에 반대했지만, 도입한 건 가장 위대한 일입니다.]

또 한 번 헤일로가 소중한 목숨을 구하면서, 8번째 챔피언이란 새 역사를 향한 해밀턴의 도전도 계속됩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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