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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뉴스W] 그의 선택이 총리를 가른다…아베 없는 '아베 시대'

입력 2021-09-12 18:42 수정 2021-09-1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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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베 전 총리의 뒤를 이었던 스가 총리가 1년 만에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습니다. 하지만 스가 총리가 그랬듯이 아베 전 총리의 지지 없이는 누구도 총리에 오를 수 없는 게 지금 일본 정치의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아베의 시대는 계속되는 건지, 한일관계는 또 어떻게 되는 건지, '월드뉴스W' 윤설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올 초 차기 총리 선호도 1위를 달리던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과 단독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고노 다로/행정개혁상 (지난 1월) : (언젠가는 총리가 될 것이라고 말해왔는데요.) 곧 되는 시기가 올 테니까 걱정하지 말아주세요.]

스가가 이렇게 빨리 물러날지 당시엔 모르고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론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고노 다로/행정개혁상 (지난 1월) : (한국 법원의 판결은) 주권면제라고 하는 국제적인 대원칙을 위반하는, 말도 안 되는 판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선호도 1위인 그가 지난주 출마의사를 굳히자마자 찾아간 곳은 아베 전 총리의 사무실입니다.

보수세력의 맹주, 아베에게 지지를 호소하러 간 겁니다.

아베의 지지를 얻기 위해 고노는 지론이었던 '탈 원전'에 대해서도 입장을 누그러뜨렸습니다.

일왕 승계 대상을 모계로 확대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 역시 싹, 바꿔버렸습니다.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기시다 후미오 전 외상.

고노가 젊은 의원들의 표를 끌어모으며 급부상하자 다급해진 그는

[기시다 후미오/전 외상 : 아베노믹스에 의해 기업수익, GDP 등 많은 수치가 좋아졌습니다. 틀림없이 경제는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베의 아킬레스건인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을 더이상 건드리지 않겠다고도 했습니다.

일본 총리를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선거.

여론조사에선 고노의 지지율이 30%를 넘습니다.

하지만 정작 총리를 결정짓는 건 당원과 정치인의 표심입니다.

총리직에서 물러난지 1년도 넘은 아베의 마음을 훔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자민당 내 가장 큰 파벌인 호소다파가 아베파나 다름 없을 정도로 아베의 입김이 셉니다.

뿐만 아니라 아베 정권 7년 8개월 동안 총 6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많은 의원들이 아베 덕분에 당선됐습니다.

아베의 표심이 이들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그런데 정작 아베가 마음을 준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종군 위안부라는 표현은 없다" 이런 발언을 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입니다.

그는 최근 출마 기자회견에서 아베노믹스를 흉내 낸 '사나에노믹스'를 내놓는가 하면

[다카이치 사나에/전 총무상 : 이른바 '사나에노믹스'의 3개 화살은 금융완화…]

아베가 총리시절 하지 못했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계속할 뜻도 내비쳤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전 총무상 : 신앙의 자유에 기반해 참배하는 것인데 그걸 비판한다면 유감입니다.]

사실상 삼파전으로 좁혀진 자민당 총재 선거.

세 후보 모두 헌법 개정에 의욕을 보이는 등 선거국면은 점차 보수화 하고 있습니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 역시 한국이 해결할 문제라는 데에 이견이 없습니다.

누가 총리가 되더라도 순탄치 않은 한일관계를 예고하고 있는 겁니다.

아베의 짙은 그림자가 계속되는 한 말입니다.

(영상디자인 : 배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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