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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안구단] 뒷줄에서 눈에 띄지 않던 김여정…노출 최소화 의도했나

입력 2021-09-10 19:24 수정 2021-09-1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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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온라인 기사 [외안구단]에서는 외교와 안보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알찬 취재력을 발휘해 '뉴스의 맥(脈)'을 짚어드립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정권 수립 73주년을 기념해 지난 9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초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가 보도한 사진에서는 김 부부장이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건강 이상설 등이 제기된 바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이는 해프닝으로 정리됐습니다.

하지만 공개석상에서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던 김 부부장의 평소 행보를 고려하면 이런 해프닝 자체가 이례적입니다. 의도적으로 노출을 최소화한 것 아닌지, 그렇다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짚어봤습니다.

◇사진에서 안 보이던 김여정, 영상에선 짧게 등장

아래는 노동신문이 10일자로 보도한 전날 참배 사진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권수립 73주년(9월9일) 당일에 부인인 이설주 여사와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사진=노동신문·연합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권수립 73주년(9월9일) 당일에 부인인 이설주 여사와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사진=노동신문·연합뉴스〉

앞줄에 김 위원장과 부인 이설주 여사가 함께 섰고, 양 옆으로 최용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총리와 최근 새로 상무위원에 오른 박정천 당 비서 등 4명이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여기에서 김 부부장은 앞줄은 물론 사진 속 뒷줄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신변 이상설이 불거진 이유입니다.

하지만 10일 오후 3시 15분쯤 조선중앙TV가 방송한 참배 영상을 보면 김 부부장은 5번째 줄 왼쪽 끝에 도열해있다가 순서가 되자 90도로 허리를 숙여 김일성·김정일 입상을 향해 참배합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왼쪽 끝)이 정권수립 73주년(9월9일)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참배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왼쪽 끝)이 정권수립 73주년(9월9일)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참배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김여정 눈에 안 띈 건 직책 때문?

김 부부장은 왜 눈에 띄지 않게 뒷줄에 서있었던 걸까요.

일단 김 부부장의 직책을 보면 이 같은 배치가 이상할 건 없습니다. 김 부부장은 지난 1월 당대회 때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당 중앙위 위원으로,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직책이 내려갔습니다.

이후 이뤄진 참배에서 김 부부장은 뒷줄에 자리한 바 있습니다. 김 부부장은 당대회 폐막 후인 지난 1월 12일과 지난 7월 8일 김일성의 27주기 때에도 4번째 또는 5번째 줄에서 참배했습니다.

지난 4월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을 맞이해서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과 나란히 참배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때는 김 위원장과 이 여사, 조용원 비서, 현송월 부부장 등 최측근만 별도로 참석하는 예외적인 성격의 참배였습니다.

◇김여정 '잠행'은 의도적?

그럼에도 이번 일은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김 부부장이 과거 뒷줄에서 참배를 하더라도 사진 보도에 포착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이번엔 일부러 노출 빈도를 줄이려 한 것 아니냐는 의미입니다.

실제 10일 참배 영상에는 참석자 전원이 인사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유독 김 부부장만 깃발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9일 방송된 약 1시간 30분 분량의 열병식 영상에서도 김 부부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정권 수립 73주년(9월9일)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참석자들 전원이 참배를 하는 모습. 김여정 부부장이 깃발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정권 수립 73주년(9월9일)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참석자들 전원이 참배를 하는 모습. 김여정 부부장이 깃발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우선 김 부부장의 이 같은 '잠행'의 이유와 이번 행사의 성격을 연결 지어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열병식에서도 알 수 있듯 이번 행사는 대외적으로 메시지를 발신하기보다 주민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내부적 의미가 강했다”며 “이런 성격의 행사에서 굳이 대외 메시지를 담당하는 김 부부장을 부각하는 게 어울리지 않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해석했습니다.

향후 대화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대외 강경 노선을 상징하는 김 부부장, 이선권 외무상 등을 뒤로 뺀 것 자체가 대외 메시지의 수위를 조절한 것일 수 있다”며 “방역 봉쇄령을 풀고 국제사회와 대화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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