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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중 하청노동자 추락사고…책임 뒤집는 새 증언

입력 2021-09-07 20:32 수정 2021-09-0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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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대중공업의 하청 노동자가 추락한 사고, 최근에 보도해 드렸습니다. 당시 사측은 노동자가 부주의했던 탓이 크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냈는데, 이를 뒤집는 목격자 증언이 나왔습니다. 노조는 사측을 노동청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정아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대중공업모스의 하청업체 노동자 이성규 씨는 지난달 초 추락 사고를 당해 지금까지 의식이 없습니다.

사측은 사고원인 보고서를 통해 사고장소를 배에 들어가는 구조물, 다시 말해 블록이라고 했다가 사다리로 바꿨습니다.

블록에서 사고가 났다면 안전장치를 갖추지 않은 사측의 책임이 크지만, 사다리에서 사고가 났다면 이씨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책임이 커지게 됩니다.

현대중공업모스가 보고서를 바꾼 근거는 사내 구급대원이 구급차에 실려 가던 이씨로부터 들었다는 얘기입니다.

자신이 사다리에서 떨어졌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구급차를 같이 타고 간 동료는 "이씨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이씨가 사다리가 아닌 블록에서 떨어진 걸 봤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새로 나왔습니다.

[A씨/목격자 : 제가 떨어지는 걸 봤어요. 사다리에 있던 게 아니라, 딛고 블록 안으로 들어간 거지.]

목격자는 이씨와 3~4m 떨어진 곳에서 다른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A씨/목격자 : 호스를 딱 던졌는데 호스가 같이 걸려서 아무 생각 없이 툭 같이 떨어진 거지. 사람이 쪼그려 앉은 상태에서 옆으로 툭, 왼쪽 옆으로 툭 떨어진…]

하지만 사측은 사고 원인을 조사할 때 A씨의 증언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조사가 부실했는지, 의도적으로 원인을 바꾼 건 아닌지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등은 오는 14일 사측을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박정환/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노동안전보건실장 : 회사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노동자가 심각한 부상을 입었는데, 사고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는 정황이 드러나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입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고용노동부 등 관계 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내용은 관계 기관의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허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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