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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아는형님' 제작진 "'아형', 본진이라고 생각해주는 7명 형님 고마워"

입력 2021-09-03 12:26 수정 2021-09-0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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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형님' '아는 형님'
'아는 형님' 최창수 PD 황선영 작가'아는 형님' 최창수 PD 황선영 작가
JTBC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이 10월 2일 300회를 맞는다. 지난 2015년 12월 5일 론칭했던 이 프로그램은 폐지 위기까지 갔다가 '형님학교' 콘셉트로 구사일생했다. 두 번의 대대적인 변화 끝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다. 강호동, 서장훈, 김영철, 이수근, 김희철, 민경훈, 이상민 7인의 형님들과 다양한 분야에서 찾아오는 형님학교 전학생들이 만들어내는 케미스트리가 매주 주말 저녁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은 15.523%(229회,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다.


'아는 형님'은 300회 전 한 차례 변화를 맞는다. 내일(4일)부터 편성 시간을 변경해 기존 오후 9시에서 1시간 20분을 앞당긴 오후 7시 40분에 시청자와 만난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다음 회차 준비에 여념이 없는 최창수 PD, 황선영 작가와 마주했다. 편성 변경 및 300회를 앞둔 상황에도 들뜬 모습보다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시청자에게 웃음을 전달하기 위해 애쓰는 이들의 땀방울이 묻어났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한 프로그램을 6년 넘게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황선영 작가 "진짜 별의 별일이 다 있었다. 근데 저희 팀이 좀 신기한 게 다른 패밀리와 비교하면 그다지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아니다. 짓궂은 장난을 치고 놀리는 분위기인데 위기일 때는 더욱 똘똘 뭉쳐서 자기들이 어떻게든 하려고 한다. 멤버들과 마음이 안 맞았으면 힘들었을 텐데 그런 감정을 가질 때 표현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손을 내밀어준다. 마음이 통하는 거다. 예를 들어 시청률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고 하면 먼저 연락이 와서 '다른 것도 해봐야 하지 않냐'라고 한다. 덕분에 제작진 입장에선 좀 더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볼 수 있는 것 같다."

최창수 PD "7명의 멤버들은 '아는 형님' 외에도 기타 다른 예능을 많이 하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오래 한 건 '아는 형님'이다. 이분들이 '아는 형님'을 본진, 집이라고 생각해주는 게 고맙다."

황선영 작가 "처음부터 잘됐던 프로그램이 아니라 폐지 직전까지 갔다가 살아났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같이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있어서 쉽게 꺾이거나 없어지거나 그러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이 큰 것 같다."

최창수 PD "멤버들이나 제작진이나 '아는 형님'이란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선물을 받았다는 기분을 가지고 6년 동안 해오고 있는 것이다. 그 선물이 쪼그라들지 않도록 열심히 뛰었다. 결코 쉽게 얻은 게 아니다. 형님들도 가끔 옛날이야기가 나오면 자기들끼리 낄낄거리며 웃는다. 그때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더라."

-300회까지 오면서 가장 큰 위기라고 생각했던 때를 꼽는다면.

최창수 PD "처음에 포맷 없는 예능으로 시작했다. 질문 해결 방식으로 확장해서 어떻게든 해보자고 했는데 초반에 잘 되지 않았다. 두 번째로 '정신승리대전'으로 포맷을 바꿨다. 3주를 진행했는데 그 3주가 제일 위기였다. 포맷을 통째로 바꾸는 게 흔치 않은 경우이기도 하고 대내외적으로 다급해 보이고 조급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 사실 세트를 별도 제작해서 진행한 거라 다 갈아엎는 게 쉽지 않은데 당시 여운혁 국장님의 적극적인 지지로 '형님학교'를 진행할 수 있었다.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주어진 때였다."

황선영 작가 "결국 이런 일들이 우리의 서사가 된 것 같다. 과거 MBC '라디오스타'도 했었는데 그 프로그램 역시 자리잡기까지 별의별 서사가 다 있었다. 프로그램 안에 그런 굴곡이 있는 게 시청자들에겐 더욱 애정 있게 봐주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같은 편이 되어주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정신승리대전' 특집 때 고정 멤버인 이상민 씨가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한 것이었다.

황선영 작가 "이상민 씨가 '정신승리대전' 1회 때 투입됐다. 사실 그땐 강호동 씨가 진행자 역할로 빠지니 단순하게 짝이 없어서 합류한 것이었다. 그리고 '정신승리대전'이라는 콘셉트랑 잘 맞아 잘할 것 같았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긴급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황선영 작가 "긴급 기자간담회 전 제작진과 형님들이 미리 모여 대책회의를 했다. 위기의식도 공유했다. 그때 프로그램의 제일 큰 형님인 강호동 씨가 포기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지만 강호동 씨는 '언제든지 제작진이 하자는 대로 할 각오가 되어 있다' '같이 이겨내 보자'라는 게 있었다. 기자간담회 때 그 각오가 더 컸던 것 같다."

-장수 예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동시에 위기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변화를 위한 계획이 있나.

황선영 작가 "야외로 포맷을 아예 다 바꾸겠다는 아니지만 '형님학교'란 틀 안에서 커리큘럼에 맞춰 여러 시도를 해보려고 했는데 코로나19로 밖에 못 나가는 상황이 됐다. 장기 프로젝트로 준비한 것도 있었는데 진행할 수 없었다. 그 안에서 다시 길을 찾을 계획이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기도 하고 이걸 계속 핑계 삼을 수는 없다. (변화를 위한) 회의를 계속하고 있다."

최창수 PD "분위기 전환을 하려면 확실히 야외 촬영이 필요하긴 하다. 스튜디오 내에서 변화를 주긴 쉽지 않다. 장수 프로그램이 된 것도 '형님학교'에서 게스트를 초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간 것이다. 어찌 보면 게스트에 의존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게스트를 초대해 단순히 얘기하는 토크쇼가 아닌 명확하게 있는 7인의 캐릭터쇼에 전학생들이 와서 노는 것이다. 캐릭터를 확장해야지 포맷의 확장성이 생기고 그래야 좀 더 다양한 시청자들을 유입시키는 요인이 될 텐데 코로나19로 인해 손발이 묶였다. 코로나19 추이를 보며 면밀히 변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최창수 PD "형님들이 어떤 게스트가 와도 그 누구보다 재밌게 잘 놀아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형님 자체들도 그런 부분에 자부심이 있다. '아는 형님'에 아직까지 안 나온 분들은 연락을 달라. 부담 느끼지 말고 나와달라."

황선영 작가 "방송으로 볼 때는 전학생들이 하는 게 많다고 느껴져서 겁을 먹을 수 있는데. 오히려 그런 걱정을 했던 분들이 '생각보다 너무 편하게 해 준다'는 얘길 하고 돌아간다. 편하게 놀러 왔으면 좋겠다. 본인이 덜 웃기다고 생각해도 멤버들과 논다고 생각하고 즐기면 된다."

-'형님학교'만의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최창수 PD "반말이 주는 힘이 생각보다 크다. 반말로 하는 예능은 우리뿐이다. 토크의 질이나 방향 자체가 차원이 다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혹은 전학생이 있나.

황선영 작가 "시청률 5% 공약 때 그걸 이뤄준 김희선 씨도 기억에 남고, 가장 최단 시간 촬영했는데 정말 뭐하나 버릴 게 없었던 이경규 씨도 기억에 남는다. 아이유 씨는 먼저 '형님들과 같이 놀고 싶다'라고 제작진한테 연락을 줬다. 이준기 씨까지 직접 섭외를 해서 나온 거였다. 그리고 다른 반에서 온 것처럼 해서 범 '아는 형님' 식구였던 박미선 씨를 비롯한 '아는 언니' 멤버들이 있었는데 코로나19로 명절 특집을 진행하지 못하게 된 게 너무 아쉽다."

최창수 PD "6년 동안 정말 많은 아이돌 그룹이 거쳐갔다. 아이돌의 물고를 터준 엑소, 인피니트, 레드벨벳, 트와이스가 기억에 남는다."

-특별히 초대하고 싶은 전학생이 있나.

최창수 PD "대한민국 연예인 중 '형님학교'에 아직 찾아오지 않은 사람들을 다 초대하고 싶다. 혹시라도 웃겨야 하는데, 개인기 없는데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전하고 싶다. 오기만 한다면 7명의 멤버들이 편하게 해 줄 것이다."

황선영 작가 "신구, 이순재 선생님이 나왔을 때 형님들과 반말하지 않고 선후배 콘셉트를 적용해 좀 더 편하게 어울릴 수 있도록 했다. 두 분 모두 콩트를 잘하기도 하고 이 포맷과 잘 어울리기도 하더라. 기회가 된다면 이번엔 깜짝 게스트가 아닌 정식으로 초대하고 싶다. 그리고 '형님학교'에 왔던 분들이 또 와도 된다. 재밌었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또 와달라."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황선영 작가 "형님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제작진도 그렇고 형님들도 그렇고 나이가 드는데 계속 옛날처럼 할 수는 없지 않나. 그 안에서 공감할 수 있는 웃음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조금씩 조금씩 프로그램이 바뀔 것이다. 그런 걸 의식하지 못해서 안 바꾸고 있었던 게 아니라 눈에 띄게 바꾸면 거부감이 있어 캐릭터들을 비롯해 조금씩 바꾸려고 노력 중이다. 믿고 지켜봐 달라."

최창수 PD "여러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이 있지만 그중 웃음에 포인트가 맞춰진,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모든 게 진행되고 개선된 프로그램은 '아는 형님'이라고 생각한다. 방송국 쪽으로 이런 프로그램 자체가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하면 더 큰 웃음을,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에게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좀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오래도록 웃음을 줄 수 있는 힘이 생겼으면 좋겠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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