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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홍준표 '역선택' 공방…국힘 경선에 등장한 '두테르테'

입력 2021-09-0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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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선관위가 어제(1일)는 각 후보 캠프, 오늘은 여론조사 전문가를 만나서 '역선택' 문제 해결에 고심인데요. 후보들 간의 대립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까 시작할 때 류 실장하고 잠깐 얘기했지만요, 지난해 총선 직전에 검찰이 여권 정치인에 대한 고발을 사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권이 상당히 시끄럽습니다.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최고 화두로 떠오른 '역선택' 문제. 어제 정홍원 선관위원장이 각 캠프의 의견을 들었죠. 결과는 3:8.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자'는 후보는 3명이고 '빼자'는 후보는 8명이었습니다. 다수결로 하면 '빼자'는 는 주장이 더 많은 거죠. 앞서 경준위도 '빼자'로 입장을 정리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리 간단치 않은 이유, 여론조사상 1위인 윤석열 전 총장은 '넣자' 쪽에, 2위인 홍준표 의원은 '빼자'쪽에 있기 때문일 겁니다.

[장제원/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 (어제) :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그러한 분들의 의사가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결정 과정에 개입한다는 것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것이고 정권교체를 바라는 우리 지지자들의 열망을 저는 받들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해서…]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TV홍카콜라') : 후보자에 대한 판단이 정당보다 더 우선시 될 수가 있다. 그게 대선의 특징입니다. 그거 대통령 선거 투표를 우리 편만 합니까? (아닙니다.) 상대편은 안 합니까?]

한때 '홍준표의 남자'였던 장제원 의원이 윤석열 캠프에서 상황실장을 맡고 있죠. 홍 의원과 정반대의 입장을 말하고 있는 걸 보니 역시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데요. 어쨌든 이 역선택 논란이 달아오르는 이유, 홍 의원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탓도 있겠죠.

오늘 자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여론조사기관 합동 조사를 보면요. 이재명 지사가 25% 윤석열 전 총장이 19%, 이낙연 전 대표와 홍준표 의원이 똑같이 10%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홍 의원의 3위도, 두 자리 수 지지율도 이 조사에선 처음인데요. 한달 전과 비교하면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이 3%p 떨어진 반면 홍 의원은 6%p, 두배 이상 올랐습니다. 역선택 논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를 볼까요.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윤 전 총장이 50%, 홍 의원이 23%지지를 얻었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선 홍 의원이 그대로 23%를 기록한 반면 윤 전 총장은 5%를 기록했는데요. 15%를 얻은 유승민 전 의원보다 지지율이 떨어집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30 뿐 아니라 40대 지지율까지 윤 전 총장보다 홍 의원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두 후보, 요즘 MZ세대를 겨냥한, 민지 민준이 잡기 경쟁을 벌였었죠.

지지율 오름세를 탄 홍 의원, '역선택이 아니라 확장성이다' 주장하고 있죠. 지난 서울시장 선거 사례를 들었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TV홍카콜라') : 민주당 지지층에서 21.7%가 오세훈을 선택했어요. 나경원은 한 8.7%만 선택을 했고. 근데, 깨보고 난 뒤에 오세훈 시장이 본선에 가서 압승을 했어요. 그것은 민주당 지지하지만, 당은 민주당 지지하지만 후보는 오세훈을 지지한다는 그 뜻입니다.]

홍 의원과 함께 역선택 조항 '빼자' 입장에 선 유승민 전 의원 측은 예비경선 규칙이 여론조사 50% 대 당원 투표 50%를 반영하는 건데, 여론조사도 국민의힘 지지자만 반영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오신환/유승민 캠프 종합상황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 50% 여론조사조차도 국민의힘의 지지자들만 뽑아서 선택한다면 결국에는 당원들이 100% 투표하는 모양이 됩니다. 이것은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고요. 우리가 결국에는 정권교체를 포기하는 해당 행위입니다.]

반면 역선택 조항 '넣자' 쪽인 최재형 전 원장 측은 홍준표 유승민 두 후보가 과거 역선택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공격했는데요. 유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바른정당에서 당시 남경필 후보와 경선을 치르면서 역선택을 방지해야 한다고 했다는 거고요. 홍 의원은 아예 과거 발언 동영상이 돌고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홍준표/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2018년 3월 19일) : 민주당 지지층하고 정의당 지지층, 이런 사람한테 우리당 후보 뽑는데 투표권을 줄 수 없죠. 그건 당연하죠! 그게 과거에 여론조사 규정이 그게 엉터리 중에 엉터리였다.]

홍준표 유승민 두 후보 모두 그때와 지금은 맥락이 다르다고 반박했는데요. 최재형 캠프는 그러면서, 역선택을 막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습니다.

[박대출/최재형 캠프 전략본부장 (어제) : 여권의 가장 1위 후보와 우리 당 후보를 개별적으로 가상 대결을 하게 되면 역선택의 소지가 가장 차단, 논란을 차단할 수 있는 길이다. 역선택을 가장 막을 수 있는 길이 후보별 가상대결이다. 그래서 그 가상 대결의 편차를 가지고 후보들 순위를 매겨서 결정을 하면 좋겠다는…]

역선택 논란이 커지는 데는 정홍원 선관위원장에 대한 '공정성' 문제제기도 한몫 했죠. 정 위원장이 윤석열 전 총장을 만난 부분을 문제 삼았습니다. 정 위원장이 직접 반박에 나섰는데요. 선관위원장을 맡기 전이고 지지표현도 아니었다는 겁니다.

[정홍원/국민의힘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장 (어제) :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이 국가 원로들을 찾아다니는 중에 저도 원로라고 생각해서 찾아오겠다고 하는데 그걸 거절할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제가 조금이라도 지지한다는 얘기를 어디다 발설을 했을 것 같으면 벌써 기사가 나왔을 거예요. 견강부회하는 그런 발언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정 위원장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빼자'고 한 경선준비위원회의 안도 확정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최고위에서 의결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정홍원/국민의힘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장 (어제) : 확인을 해 본 결과 최고위에서는 논의가 없었다는 겁니다. 결국 우리 선관위가 이 문제를 떠안고 결론을 지어야 되는 그런 상황에 있다는 것을 먼저 말씀을 드립니다. 따라서 확정안이 있는데 그것을 왜 변경하려고 하느냐, 하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그러자 이준석 대표가 반박에 나섰습니다. 경준위 안을 최고위에서 의결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최종적인 결정은 선관위의 몫이라고 정 위원장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선관위는 기추인된 경선준비위원회의 안을 수정하고 적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관위원장과 선관위원 등은 공정하고 중립적인 각자의 판단을 바탕으로 결론을 신속하게 내려서 이 논쟁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도록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공정' 문제에서도 정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정 위원장이 특정 후보 편을 들지 않을 거라고 본다는 겁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장사하시던 분이 평소에는 깍듯하게 장사하시다가도 예비군복을 입으면 약간 자세가 달라지고 이런 경우 있거든요. 법률가 출신이고 총리까지 지내신 원로기 때문에 본인이 선거관리위원장이란 중책을 맡았을 때는 전혀 어떤 편중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본인이 선거관리위원장이란 중책을 맡았을 때는 전혀 어떤 편중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유승민 전 의원은 오늘도 정 위원장에게 "윤석열 후보를 위해 경선룰을 바꾸겠다면, 지금이라도 사퇴하고 윤 캠프 선대위원장으로 가라"고 몰아세웠는데요. 정 위원장에 대한 입장이 서로 다르죠. 이 대표에게 불거졌던 '공정' 논란 유 전 의원 편을 드는 것 아니냐는 시선에서는 좀 멀어지는 듯도 합니다. 이번엔 국민의힘 경선에 갑자기 등장한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얘기로 넘어가보겠습니다. 범죄와 부패,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총으로, 강경진압한 것으로 유명하죠. 본인을 비판한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욕설을 하면서 하루 전 정상회담이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 (지난해 4월 1일) : 우리는 준비돼 있습니다. (코로나19 봉쇄 상황에서) 총격전이나 살인 등 문제를 일으키면 주저하지 않고 군인들이 당신을 쏠 겁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 (2016년 9월 6일) :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함부로 언급하지 않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욕할 겁니다. '개XX야!']

두테르테 대통령을 소환한 사람, 윤석열 전 총장인데요. 홍준표 의원이 20개월 아기를 강간, 살해한 사건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런 놈은 사형시켜야 한다"고 한 부분을 두테르테 대통령에 빗댄 겁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행정의 수반인 대통령이 형사 처벌에 관한 이런 사법 집행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이 좀 어떻게 보면 두테르테식인데…]

홍 의원 역시 즉각 반박했죠. 본인은 형이 확정된 사형수를 법에 따라 집행한다고 한 거고, 두테르테 대통령과는 다르다는 겁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TV홍카콜라') : 내가 그거 보고 어이가 없는 게 아니! 사형 판결이 확정이 난 사람 집행하겠다는데 거기에 왜 두테르테가 나옵니까! 필리핀 독재자 두테르테가!]

그러면서 두테르테는 따로 있다고 했는데요. 검찰총장 시절 윤 전 총장의 수사를 문제 삼았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TV홍카콜라') : 얼마나 포악한 수사를 했으면 우리 측 사람이 수사 도중 자살을, 해방 이후에 그런 일이 없었다. 내가 보기에는 그런 수사를 지시한 문재인 대통령이 두테르테고 당신은 그 두테르테의 하수인에 불과하다.]

유승민 전 의원도 윤 전 총장의 과거 '적폐수사' 비판 대열에 가세했는데요. "홍준표 후보가 두테르테라면 윤석열 후보는 뭐라고 해야하나"라고 썼습니다. 윤 전 총장은 "두테르테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다"면서 이렇게 말했는데요.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글쎄 뭐 얘기만 한 마디 하면, 다들 벌떼처럼 말씀을 하시는데, 제가 공직에 있으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소임을 다했고 또 제가 총장 시절에 했던 수사와 지휘에 대해서 다들 뭐 많은 격려와 칭찬을 해주셨던 분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분들이 왜 그렇게 입장이 바뀌었는지는 국민들께서 좀 판단 잘 하실 것으로…]

갑자기 등장한 '두테르테 논란' 장성민 전 의원은 '외교 결례'라고 비판하면서, 윤 전 총장이 주한 필리핀 대사를 예방해 비하발언을 사과해야 한다고 했고요. 박진 의원 역시 "적폐수사·탄핵을 언급하는 건 정권교체에 도움이 안 된다"면서 "민주당식 흙탕물 경선으로 끌고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다만 이준석 대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 '두테르테' 논란을 사형제 폐지 쟁점으로 옮겨서 토론하면 경선룰 싸움 보다는 더 건전하다는 겁니다. 토론배틀도 가능하다고 했는데 이 대표, 어토류인 저만큼이나 토론을 즐거워하는 듯 합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사형제 폐지에 대한 찬반 같은 경우에는 오래된 우리 사회 논쟁점이고. 저는 이건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런 아주 멋진 지점이 등장한 것에 대해 가지고 저는 긍정적으로 판단합니다. 우선 두 후보가 사형제에 대한 생각은 좀 다르다는 것이 이번에 확인되지 않았습니까? 정당 토론 사상 초유로 2대2 팀 토론 배틀, 성사 가능합니다.]

국민의힘의 '박힌 돌'이라고 할까요.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역선택 방지 조항과 이른바 '적폐' 수사를 놓고 '굴러온 돌' 윤 전 총장에 대항해 같은 논리를 펴는 모습인데요. 지난 대선에서 각각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후보로서 맞섰던 두 사람이 입장을 함께 하는 걸 보면 역시 '정치는 생물'이란 생각이 또 한번 듭니다. 이준석 대표는 정홍원 위원장에게 역선택 논란, 가능한 빨리 마무리 지어달라고 했는데 이 논쟁의 결말도 다정회에서 전해드립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윤석열·홍준표, 역선택 공방…국민의힘 경선에 등장한 '두테르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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