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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넬, '모멘트 인 비트윈' 발표…"가장 완성도 높은 앨범이라 자부"

입력 2021-09-02 08:02 수정 2021-09-0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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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넬'

밴드 넬(NELL)이 음악적 완성도가 가장 높다고 자신하는 앨범으로 '관계의 처음과 끝'에 대해 노래한다.

넬이 2일 정규 9집 '모멘츠 인 비트윈(Moments in between)'을 발매한다. 신보 발매는 2년 만이다. 이번 앨범엔 한층 더 진해진 넬의 감성을 담았다. 사랑에 처음 빠져들 때 느끼는 설렘을 얘기한 첫 번째 트랙 'Crash(크래쉬)'를 시작으로, 훗날 뒤돌아보면 무언가에 홀렸던 시기로 기억될 감정들을 담은 마지막 트랙 'Sober(소버)'까지 관계의 흐름을 한 편의 영화처럼 앨범 트랙에 순차적으로 담았다. 김종완이 "이번 앨범은 반드시 순서대로 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다.

넬은 이번 앨범을 잠 못 이루는 밤에 비유한다. 넬은 "심호흡도 해보고, 빗소리를 틀어놓기도 해보고, 뭔가를 먹어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잠들 수 없는 그런 밤"과 같다며 "생각은 비워내려 할수록 쌓여가고, 깨어 있는 채로 꿈을 꾸게 하는 밤"이라고 '모멘츠 인 비트윈'을 표현했다.

열 곡을 수록한 이번 앨범은 '유희'와 '위로'(危路) 등 더블 타이틀이다. 4번 트랙 '유희'는 '깨져버릴 꿈이라도 괜찮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곡. 넬의 매력이 잘 묻어난다.

6번 트랙 '위로'(危路)는 '위험한 길'이라는 뜻이다. 김종완은 "아름다움은 좋은 것이지만, 때로는 그 아름다움이 위태로워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느끼는 불안함을 얘기하고 싶었다"며 곡에 대해 설명했다.

-앨범 발매 소감이 궁금하다.
김종완 "2년 만에 새 앨범을 만들었다. 항상 그래왔지만, 이번에도 역시 심혈을 기울이고 초집중해서 만들었다. 코로나19로 다 같이 힘든 시기에 우리의 앨범이 일상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규 9집 '모멘츠 인 비트윈'(Moments in between)은 어떤 앨범인가.
김종완 "관계의 시작부터 그 끝에 다다르는 과정을 그린 앨범이다. 트랙 순서대로 관계의 과정을 묘사했다.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뚜렷하게 있다기보다는 시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담고자 했다. 그만큼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처럼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한 번에 쭉 듣는 것을 추천한다. 어느 한 트랙만 꼬집어서 들으면 감흥이 약할 수도 있다. 반대로 순서대로 들으면 그 즐거움은 분명 배가될 것이다."

-작업방식도 달랐을 것 같은데.
김종완 "일단 가사 작업을 하는 게 예전과 많이 달랐다. 기존의 곡들은 그 곡 안에서만 충실하면 됐는데, 이번 앨범은 한 곡, 한 곡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했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다음 곡에서 드러나야 할 감정들을 미리 암시한다거나, 오히려 정반대로 어떤 단어를 피해야 한다거나. 그런 부분이 새로운 경험이었다."

'넬''넬'

-타이틀곡으로 알려진 '위로(危路)'의 한자는 '위험한 길'이라는 뜻이다.
김종완 "연인에 비유하지만, 어떤 관계는 적절한 타이밍과 상황에 서로를 만나서 마음이 깊어지고, 좋은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반면 어떤 관계는 마음의 크기가 아무리 커도 상황이 적절치 못해서 안 좋은 엔딩을 맞이할 수 있다.

'위로'는 후자의 상황을 얘기한다. 피사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했지만, 왠지 모르게 그 끝이 좋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함에 초점을 맞췄다. 그 감정을 '위험한 길'이라고 느꼈다. 아름다움이 언젠가 나에게 불행을 줄 것만 같은 감정이다."

-한 소절을 꼽는다면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드나.
김종완 "후렴에 '아름답구나, 그대'라는 부분이다. 녹음할 때도 복잡한 감정이 들었던 구절인데. 모르겠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씁쓸한 감정을 참 많이 느꼈다. 누구나 다 힘든 시기가 있고, 자존감이 낮은 시기를 겪는다. 그런 시기에는 아름다운 무엇인가를 만나도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같다."

-'위로'와 함께 '유희'라는 곡이 더블 타이틀곡으로 선정됐다.
김종완 "맞다. '유희'는 소위 넬하면 떠오르는 사운드로 채워졌다. 프로그래밍된 사운드와 리얼 플레이 사운드가 적절히 잘 조화를 이룬다고 할까. 넬이 해 왔던 음악의 연장선에 있으면서 지금 이 시점의 우리 스타일로 더 발전시키고 다듬은 곡이다. 공연장에서 팬분들과 함께 즐기기 좋은 곡이다.

반면 '위로'는 정반대다. 일단 리얼 플레이로만 이뤄졌고, 브라스와 현악기가 많이 강조됐다. 훅을 강조하기보단 기승전결의 구성에 초점을 더 맞췄기 때문에 사실 타이틀곡으로 적합하진 않다. 그러나 '위로'가 넬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했고, 수록곡으로 묻혀두기엔 너무 아까웠다."

-수록곡 중에 타이틀곡 후보가 또 있었는지.
김종완 "3번 트랙, 'Don't say you love me'가 떠오른다. 멜로디 라인이 한 번에 각인될 만큼 강렬하다"

'넬''넬'
-이번 앨범의 완성도를 전작들과 비교한다면 어떤 편인가.
김종완 "이전에 내놓은 여덟 장의 앨범과 단순 비교하기는 사실 어렵다. 애초에 작업방식이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재경 "그럼에도 만족할 수 없는 상태에서는 절대 앨범을 내놓지 않는다. 다른 앨범들과 비교하는 건, 리스너들에게 냉정하게 맡기겠다. 다만, 우리 입장에서는 여태껏 했던 음악들 중 가장 높은 완성도를 냈다고 자부하고 있다"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대중성과 예술성'애 대해 항상 고민이 많을 것 같다.
김종완 "예전부터 변함이 없는 것 같은데, 항상 무게를 더 많이 두는 쪽은 예술성이다. 재밌는 건, 우리 스스로 우리가 만든 대부분의 곡들을 대중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대중성은 신경 쓰지 않고 예술성만 생각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가 생각하는 대중성이 일반 대중들이 생각하는 대중성과는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변에서도 대중성이 부족하다고 걱정하고.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위로'를 굉장히 대중적인 곡이라고 생각한다. (웃음)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위로'의 뮤직비디오에 배우 이민기가 다시 한번 출연한다.
김종완 "'위로'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했을 때, 뮤직비디오에 대한 명확한 느낌이 있었다. 눈빛이나 표정이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민기 배우밖에 떠오르지 않더라. 2012년 '그리고 남겨진 것들' 때도 같은 느낌이었다. 이번에 이민기가 스케줄이 워낙 많았지만, 그럼에도 욕심이 나서 부탁을 했다. 다행히도 음악이 좋다며 승낙을 바로 해줬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김종완 "모두들 답답하고 '코로나 블루'로 힘들어하는 시기다. 다 같이 잘 버티고 이겨내자. 그리고 나중에 뒤돌아봤을 때 '아 맞아, 그때 그랬던 때가 있었지'라고 웃으며 말하자. 그런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박상우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woo1@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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