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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479톤' 쓰레기 치웠다?…주민 "비용 2~3배 부풀려"

입력 2021-08-30 20:40 수정 2021-08-3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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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적보도 훅입니다. 쓰레기 처리 비용을 놓고 갈등하는 아파트 단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번엔 경기도 의정부의 재개발 단지입니다. 일부 주민들은 처리 비용이 너무 비싸다, 재개발 조합과 폐기물 업체는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안태훈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기자]

철거 작업이 한창인 의정부시 신곡동의 재개발 사업장입니다.

세입자를 포함해 '198세대'가 살던 곳입니다.

공공기관 사이트에 등록된 생활폐기물 배출량은 '479톤'입니다.

한 집당 평균 '2.4톤'씩 쓰레기를 내놓고 이사갔다는 얘기입니다.

재개발 조합은 폐기물 업체와 3억 8700만 원에 계약했습니다.

대부분 5톤 차량으로 실어나른 걸 감안하면 한 차당 처리비용은 약 400만 원입니다.

그런데 주민 사이에선 원래보다 2~3배의 돈을 주고 쓰레기를 치운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옵니다.

취재진이 다른 폐기물 업체 다섯 곳에 직접 물었습니다.

폐기물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5톤 트럭 한 대당 처리비용은 적게는 120만 원, 많아도 200만 원이었습니다.

주민들은 쓰레기양도 원래보다 부풀려진 게 아닌지 의심합니다.

지난해 9월 말 이사 가며 집을 비웠는데 한 달여 뒤 다시 가보니 폐가구들로 가득 채워졌다고 말합니다.

[A씨/원주민 : 군대 갔던 아들 휴가 나와 살던 집을 보고 싶다고 해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까 저희가 다 치우고 (이사) 나왔는데 못 보던 생활쓰레기가 거실에 쌓여 있던 거예요.]

전문가와 함께 따져봤습니다.

[폐기물 전문가/경력 20년 : 사람들이 이사하고 나오면 (생활폐기물은) 보통 500㎏에서 1톤 정도, 500㎏ 안팎…(500㎏ 세대당?) 예. (그게 통상적인 양, 재개발사업 때.)]

198세대인 점을 고려하면 많아야 200톤 정도가 나온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조합 측은 원주민들에게 지급하는 이사비 가운데 일부를 폐기물 처리비 보증금 명목으로 이미 부과한 바 있습니다.

가정 내 쓰레기를 치우고 나가지 않으면 그만큼 비용을 빼기로 한 겁니다.

사실상 가정 내 쓰레기 처리는 주민 각자에게 맡긴 것으로 그걸 치울 별도의 계약은 할 필요가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은 계약 자체도 통상 쓰는 방식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폐기물 전문가/경력 20년 : 얼마만큼 배출됐는지 계측해 단가 계약을 해서 지급하는 게 정상이죠.]

쓰레기양을 정확하게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계약서에는 톤당 또는 한 차당 처리비용을 명시하는 게 일반적인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실제 취재진이 입수한 계약서에는 재개발 사업장의 면적과 전체 계약금액 정도만 적혀 있습니다.

[최승관/변호사 (건설 전문) : 폐기물의 양이 실제와 달리 많게 측정됐거나 단가도 현실보다 높게 평가됐다면 (조합 임원진에게는) 업무상 배임죄 성립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법적 절차와 계약 내용을 모두 지켰다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조합 측은 원주민들에게 받은 폐기물 처리비용은 모두 돌려줬다면서도 취재진의 거듭된 인터뷰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VJ : 남동근 장지훈 / 영상디자인 : 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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