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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당내 갈등에 사과…유승민, 윤석열에 '작심 발언'

입력 2021-08-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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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최근 당내 갈등 상황에 대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윤석열 캠프 인사가 최근 또 이 대표를 공개 비판하면서 논란이 커지자 이 대표가 사태 수습에 나선 모양새죠. 유승민 전 의원은 오늘(23일) 윤석열 전 총장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는데, 관련 내용을 '줌 인'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공은 부하에게, 책임은 리더에게', 소싯적에 리더십 이론을 배울 때 들었던 말입니다. 더러 조직원들이 실수나 오판, 또는 예기치 못한 돌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요. 리더로선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그 책임은 응당 리더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가르침이었습니다. 이는 대선 캠프라는 큰 조직을 이끄는 후보들에게도 적용되는 격언인 것 같습니다. 한때 자기 자신의 설화로 곤욕을 치르다가 이제는 캠프 인사들 발언으로 인해 진땀을 빼고 있는 분이 있죠.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 아니 오늘은 오늘의 조직입니다. 윤석열 국민캠프입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비대위라고 하는 것은 전당대회를 통해서 임기가 보장된 대표를 끌어내린다는 의미인데, 이거는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를 않는 황당무계한 얘기고…]

오늘은 특정 개인이 아니라 윤석열 캠프를 둘러싼 국민의힘 갈등 상황에 초점을 맞춰보려고 하는데요. 지난 20일 국민의힘을 다시 한 번 뒤흔드는 보도가 나왔었죠. 윤석열 캠프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대통령 후보 경선을 치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당연히 현재 이준석 대표의 사퇴를 전제해야 가능한 방안입니다. 윤 전 총장 측이 이 대표의 강제 퇴진을 추진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연일 논란이 됐던 이준석-윤석열 갈등, 가까스로 봉합 국면을 맞은 상태였죠. 이 '비대위 추진설'로 내홍의 불길은 다시 한 번 당 전반으로 확산됐습니다. 윤석열 캠프는 "허위보도, 가짜뉴스"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는데요. 여기에 또 다시 기름을 붓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민영삼/전 윤석열 캠프 국민통합특보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배승희 변호사') : 정권교체 대업 완수를 위해서는 이준석 대표는 1. 대표 사퇴 후에 유승민 캠프로 가서 본인이 대통령 만든다고 하니까 유승민 캠프로 가서 이준석 대표 본인 마음대로 하고 싶은 말 다 하든지 아니면은 2.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대선 때까지 묵언수행을 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라.]

"정권교체 되어 반출을 위해서는 이준석 대표는 1. 대표 사퇴 후에 유승민 캠프로 가서 본인이 대통령 만든다고 하니까 유승민 캠프로 가서 이준석 대표 본인 마음대로 하고싶은 말 다 하든지 아니면 2.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묵언 수행을 하든지 둘중 하나를 선택해라" 윤석열 캠프의 국민통합특보로 임명됐던 인물이죠. 민영삼 특보가 이준석 대표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건데요. 윤석열 측이 이 대표를 공개 비난하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해당 행위라는 논란이 삽시간에 번졌고 민 특보도 즉각 해명을 내놨습니다. 캠프와는 관계 없이 개인적인 생각을 밝힌 것 뿐이었다고 말입니다. 특보직 자진 사퇴 의사도 밝혔습니다. 윤석열 캠프도 급히 "민 특보를 해촉했다"는 공지를 띄웠는데요. 특보 임명 나흘 만이었습니다. 하지만 통합특보라고 앉혀놓은 사람이 당의 분열만 부추겼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었는데요. 그래도 민영삼 특보, 아니 이제는 전 특보죠. 자리는 물러났어도 발언은 쉽게 무를 생각은 없는 듯합니다.

[민영삼/전 윤석열 캠프 국민통합특보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배승희 변호사') : 그 내용인즉슨 이준석 대표가 제발 좀 조용히 했으면 쓰겠다. 제가 윤석열 캠프에 정말 미안한 마음입니다. 미안한 마음인데 또 한편으로는요. 전 시원해요. 저 개인적으로도 자유롭게 더욱더 비판할 겁니다. (이제는 뭐 마음대로 비판해도 되잖아요.) 이제 마음대로 비판할 겁니다.]

이 대표가 개과천선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 겁니다. 화살은 곧장 윤 전 총장에게 돌아왔습니다. 비대위 추진설과 민 전 특보의 발언에 대한 책임은 윤 전 총장에게 있다는 비난 여론이 인 겁니다. 당내 다른 주자들은 직접 윤석열 때리기에 나섰는데요. 친이준석 성향의 대선주자들이죠. 이준석계를 자처하기도 했던 인물인데요. 하태경 의원은 비대위 추진설이 가짜뉴스이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법적 대응을 검토만 하지 말고 실행을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대통령을 만들고 싶다던 분도 나섰는데요. 유승민 전 의원입니다. 오늘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었는데요. 윤 전 총장 본인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 이준석 대표와 가까웠다는 과거의 인연만으로 괜한 오해를 받기 싫어서 어지간한 일들은 그냥 참고 넘겼습니다. 그러나 정권교체의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지금 분명하게 해둬야겠습니다. 우선 캠프 인사들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윤석열 후보는 본인이 직접 사과하셔야 합니다.]

꼬리 자르기 하지 말고 리더가 책임을 지라는 요구인데요. 캠프 인사가 당 대표를 흔드는 게 윤 전 총장의 승인 없이 가능하냐고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질이 의심이 된다는 공격으로까지 이어졌는데요.

[유승민/전 의원 : 본인의 캠프 하나도 제대로 이끌지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려 한다는 말입니까. 행여 힘으로 당을 접수해야 쉽게 후보가 된다고 생각하신다면 그런 잘못된 생각은 버리시기 바랍니다. 정치는 검찰총장 시절의 습관대로 하면 안 됩니다.]

친이준석은 아니지만요. 젠틀맨 이미지를 고수하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도 가세했습니다. 측근 정치·전언 정치로 당 대표를 흔들지 말고 본인 캠프부터 다잡으라고 말이죠.

[박대출/최재형 캠프 전략본부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당대표 체제를 흔들어선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분열은 파멸이다, 다 자중하자, 이런 입장을 갖고 있다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갈등은 당 바깥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을 보였는데요. 윤 전 총장 지지모임인 '윤사모' 회원 일부가 오늘 대구에서 이준석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겁니다. 결국 당사자들이 직접 수습에 나섰습니다. 윤석열 캠프는 윤사모와 선을 그으며 집회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장제원/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 (음성대역) : 윤사모는 윤석열 대통령 예비후보와 무관하게 활동하는 자발적 단체입니다. 당의 단합을 강조해 온 윤 후보의 뜻을 존중해 집회를 자제해 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준석 대표는 고개를 숙였는데요. 대선 경선을 앞두고 벌어진 당내 분란 상황에 대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당대표로서 지금까지 경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분란과 그리고 당내의 다소간의 오해가 발생했던 지점에 대해서 겸허하게 국민과 당원께 제가 진심을 담아서 사과의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앞으로도 공정한 경선관리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저희 지도부가 경주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위기를 타개할 카드도 공개했는데요. 정홍원 전 국무총리였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선거관리위원장에 정 전 총리를 선임한 건데요. 검사 출신인 정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초대 국무총리로 일했었죠. 2012년 한나라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도 역임했는데요. 계파 논쟁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무엇보다도 승리의 경험을 가지고 계신 분입니다. 저희가 정당으로서 마지막으로 총선에서 과반 승리를 거두었던 19대 총선에서 아주 중요한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셨던 이력이 있으시기에, 정치권에 대한 이해도 매우 해박하시고 공명정대하신 분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이 대표는 정 전 총리에게 경선 관리의 전권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유승민계' 논란도 있는 만큼 자신은 경선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하려는 의도 같군요. 양측이 한발씩 물러난 만큼 사태가 일단락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는데요. 또 다시 어디서 돌발 변수가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이준석-윤석열 갈등 여진 계속…고비 넘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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