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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피해자 패소 후 "배상 못 받을 것 같다"며 소 취하

입력 2021-08-18 18:22 수정 2021-08-18 21:49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 기준 제각각…잇따라 패소
피해자 측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기준으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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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 기준 제각각…잇따라 패소
피해자 측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기준으로 해야"

오늘(18일) 서울중앙지법에선 강제징용 피해자 고 정 모 씨와 이 모 씨의 유족들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의 마지막 변론기일이 열렸습니다. 이날 고인이 된 피해자의 아들 정 모 씨도 직접 법정에 참석했습니다. 정 씨는 재판장에게 "우리 부모가 고생을 많이 했다는 말을 들었다. 현명한 판단 부탁드린다"고 호소했습니다.

 
지난 6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열린 강제징용 노동자와 유족 85명이 일본제철·닛산화학·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낸 1심 선고에서 각하 판결을 받은 유족 임철호(왼쪽) 씨와 대일민간청구권 소송단 장덕환 대표가 공판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항소 의견을 밝히고 있다.지난 6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열린 강제징용 노동자와 유족 85명이 일본제철·닛산화학·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낸 1심 선고에서 각하 판결을 받은 유족 임철호(왼쪽) 씨와 대일민간청구권 소송단 장덕환 대표가 공판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항소 의견을 밝히고 있다.
정 씨 등 원고 7명은 2019년 4월 일본제철을 상대로 "강제징용 피해에 대해 보상을 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4명만 남았습니다. 최근 3명이 소송을 포기했습니다. 원고 측 전범진 변호사는 "최근 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선고하며 소송을 제기했던 원고 중 일부가 승소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중간에 소송을 그만뒀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지난 6월에 이어 지난 11일에도 서울중앙지법에선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은 2012년 5월 24일 처음으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 협정이 "일본의 불법적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협상이 아니었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던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하지만 상대였던 신일철주금이 불복해 사건은 재상고심까지 이어졌고 결국 2018년 10월이 돼서야 대법원 전원합의체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하급심에서 대법원 판결과 다른 판단이 줄지어 나오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언제까지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권리를 두고 해석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지난 11일 피해자들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던 서울중앙지법 민사25단독 박성인 부장판사는 "피해자들은 2012년 5월 24일 대법원 판결 이후부터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었다"며 2012년 5월로부터 3년이 지난 후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무효라고 봤습니다.
 
대법원대법원

피해자 측은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온 날짜를 기준으로 3년을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이 2012년 첫 판단을 했지만, 2018년에 확정됐기 때문에 2018년 이전에는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2018년을 손해배상청구의 시작으로 인정한 하급심 판례도 있습니다. 지난 2018년 12월 광주고법 민사2부는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강제동원 피해자 등의 손해배상청구권을 확정한 때부터야 비로소 피해자들이 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던 상황이 해소됐다"고 판결문에 썼습니다.

앞으로도 2012년이냐, 2018년이냐 하는 손해배상청구의 시점을 두고 1심과 2심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남은 피해자와 유족들은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합니다. 정 씨는 "부모님이 겪었던 일은 모두 사실이기 때문에 배상받을 자격이 있다"고 목소리 높였습니다. 정 씨가 배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는 다음 달 8일에 결정 납니다. 이외에도 서울중앙지법에서만 오는 24일, 25일, 27일에 잇따라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각각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의 재판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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