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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강진 사망 2천명 육박…폭풍우에 '설상가상'|아침& 세계

입력 2021-08-18 08:30 수정 2021-08-1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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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난 14일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를 덮친 강진으로 인해 지금까지 194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부상자도 9915명으로 만 명에 육박합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 시간으로 어제 오후 열대성 폭풍 '그레이스'가 아이티에 상륙했습니다. 폭풍우가 지진 피해 현장을 덮쳤습니다. 아이티에 규모 7.2의 강진이 덮치고 사흘째, 무너진 건물 잔해 위로 폭우가 쏟아져 내립니다. 나뭇가지로 기둥을 세워 겨우 천막을 쳐놓은 임시 대피소에도 폭풍우가 들이닥쳤습니다. 천막은 무너지고 바닥에는 물이 차올랐습니다. 열대성 폭풍 그레이스는 최대 380mm 폭우를 앞으로도 더 쏟아부을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강진으로 지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추가 붕괴 우려도 큽니다. 지진으로 집과 가족을 잃은 데 이어 폭우까지 쏟아지자 주민들은 절망에 빠졌습니다. 지진 피해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아이티 지진 피해자  : 비를 맞으며 의자에 앉아서 잤습니다. 아무도 도와주러 오지 않아요. 방수포도 없이 앉아서 자야 합니다. 집에 가고 싶지는 않아요. 모든 것은 신의 손에 달렸습니다.]

의료 시설과 장비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들것이 없어서 부상자를 안아서 이송하고 있습니다. 구급차가 없어 오토바이 뒷자리에 부상자를 태우고 병원으로 가기도 합니다. 병원도 어려운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병상이 부족해서 의료진들은 주차장에 텐트를 치고 야외에 매트리스를 깔아 환자를 받고 있습니다. 이같은 임시 병상마저도 포화 상태에 이르자, 일부 부상자들은 진통제라도 맞혀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구조 작업도 더딥니다. 굴삭기가 동원되고 있기는 하지만, 장비가 부족한 주민들은 헬멧도 쓰지 않고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뒤지고 있습니다. 생존자를 발견할 가능성은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습니다. 지진 직후 300명으로 파악됐던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무장 세력들이 활개를 치면서 국제사회의 구호 작업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구호물자를 실은 차량도 무장 세력들과 협상을 해야 겨우 피해 지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유니세프는 무장 세력이 신속하게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브뤼노 마스/유니세프 아이티 대표 : 유니세프는 '인도주의적 통로'를 만들어서 구호 물품과 인력을 피해 지역으로 더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유니세프는 이번 지진으로 어린이 54만 명을 포함해 120만 명의 아이티 국민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전체인구 1150만 명인 아이티에서 10%가 넘는 국민이 지진 피해를 입은 겁니다. 아이티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이태혁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아이티, 대규모 자연재해 취약…피해 큰 이유는?

    엄연한 자연재해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인재입니다. 빈곤과 자연재해 그리고 이로 인한 극심한 피해의 악순환은 사회에 내재돼 있는 구조성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자연적 차원만의 접근이 아닌 국제사회 그리고 아이티 사회가 빚어낸 참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사회 문제에 배태된, 즉 기인한 재해인데요. 저는 이를 아이티에 아이티가 없어서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합니다. 즉 지진 그리고 허리케인 등 대형 자연재해 피해가 큰 것은 아이티라는 국명의 역설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즉 아이티라는 말은 현지어로 숲이 울창한, 나무가 많다라는 뜻인데요. 실상은 현재 벌거벗은 민둥산입니다. 아이티 주민들이 나무를 베어 땔감 그리고 사탕수수 대농장을 위해 개간을 하며 현재 삼림이 국토 대비 1%도 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지진 그리고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아이티의 피해가 극심한 것이고요. 다시 말해 아이티에 아이티가 없어서이고 이는 비단 한 국가 체제로만 해결을 모색하는 그 임계점을 이미 넘은 것 같습니다.

 
  • 아이티 자력 회복, 사실상 불가능…어떤 도움 시급?

    긴급구호 말 그대로 긴급하게 구호를 해야 하는데요. 국제사회에 긴급구호 매뉴얼이 있는 만큼 그 절차에 따라 진행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앞서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이후 긴급구호 등 일련의 구호체제 가운데 학습한 실패 또는 성공사례를 최대한 이번에 적용해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아울러 긴급구호 활동의 목적은 장기적으로 보호와 재건을 향한 첫 단계인 만큼 긴급구호 이후의 중장기 매트릭스, 가령 삼림산업을 통해 아이티 원래 이름을 찾아주었으면 합니다.

 
  • 아이티 대선일정 차질 불가피…정국 불안 계속?

    네, 그렇습니다. 눈 위에 서리가 내려 쌓인다는 설상가상의 한자 성어가 작금의 아이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지난달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신임 아리엘 앙리 총리가 정국의 혼란 속 최대한 빨리 선거를 치르며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취임사를 통해 밝힌 바 있는데요. 당초 8월 다음 달로 예정돼 있던 대선 및 총선이 오는 11월 선거로 연기된 상황에서 자연재해가 발생한 만큼 대선 일정의 차질과 연동된 아이티 정국의 불안정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은 총체적 난국 속에 아이티 국민들의 자발적 안정화 노력과 아울러 국제사회 모든 행위자의 적극적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이티 비극의 여파를 줄일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연대가 절실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1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1억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2010년 대지진에 이어 '아이티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다시 한번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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