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에티오피아 내전…학살·인권 탄압·기근 속 민간인 고통|아침& 세계

입력 2021-08-13 08:48 수정 2021-08-13 09:4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지난해 11월 시작된 내전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민간인 1900명 이상이 학살됐고 성폭력 등 인권 탄압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수백만 명이 굶주림에 직면해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습니다.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 지역을 중심으로 정부군과 티그라이 반군이 9개월째 교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비 아머드 총리가 수십 년 동안 중앙 정부와 충돌해온 티그라이 지역 집권 정당을 축출하기 위한 작전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내전이 시작됐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무고한 민간인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전체 인구 1억 천만 명 가운데 200만 명 이상이 난민으로 전락했습니다. 한 대학교 연구팀은 내전 이후 150차례에 걸쳐 민간인 1900명 이상이 학살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11일 국제 인권 단체 엠네스티는 수백 명의 여성이 정부군 등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며 생존자들의 증언이 담긴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주민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굶주림입니다. 모아둔 식량은 대부분 정부군과 반군에게 약탈을 당하거나 공습으로 불에 탔습니다. 파종 시기도 놓쳐서 기근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세계 식량 계획은 티그라이주를 비롯해 암하라주와 아파르주 인근 지역에서 수백만 명이 굶주림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유니세프는 영양실조 위험에 빠진 아동이 10만여 명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군이 티그라이로 들어가는 주요 도로를 차단하고 국제 인도주의 단체의 출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면서 구호 손길이 쉽게 닿지 않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유니세프 대변인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마릭시에 메르카도/유니세프 대변인 : 인도적 지원이 충분하지 않으면, 이미 우려할 만한 수준인 아동들의 영양실조 상태가 더 심각해지고 취약층의 사망률이 증가할 것입니다. 이 지역 어린이와 여성을 하루라도 빨리 지원하기 위해서 티그라이와 인근 지역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에티오피아 정부는 반군에 맞설 군대를 강화하기 위해서 민간인들을 상대로 군 입대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아비 총리는 지난 10일 성명을 내고 "능력있는 에티오피아 인들이 애국심을 보여줄 수 있는 적기"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인접 국가 에리트레아와의 전쟁을 종식 시킨 공로로 지난 2019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아비 총리가 자국민들을 상대로 참전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에티오피아 신병 훈련소에는 연일 앳돼 보이는 남녀 젊은이들이 군에 입대하기 위해 모여들고 있습니다. 군 입대를 지원한 18세 소녀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에티오피아 입대 지원자 : 조국을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됐습니다. 내 자신을 희생할 수도 있어요. 에티오피아를 지키기 위해 내 피와 생명을 바칠 준비가 됐습니다.]

이처럼 내전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민간인 학살과 인권 탄압 기근 위기까지 닥친 에티오피아의 상황,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이한규 아프리카 지식 공유 연구소장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아비 총리, 국민에 참전 촉구하고 나선 배경은?

    그렇습니다. 제 생각에는 정부가 선언한 전면전은 티그라이 반군세력에 대한 위협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거든요. 만약에 정부가 다른 민족, 예를 들어 암하라, 오모로 민족들과 함께 티그라이 반정부군 소탕에 나설 경우 이는 자칫 돌이킬 수 없는 민족 간의 대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욱이 티그라이 문제는 국내 문제를 넘어서 이웃 국가 수단과 에리트레아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특히 아프리카 뿔 지역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경제적 역동성을 가진 에티오피아가 아닙니까? 그래서 이 민족분쟁이 전면전이 될 경우 아프리카 뿔 지역의 안보 불안은 물론 에티오피아의 무역 출구인 홍해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따라서 최악의 사태가 될 전면전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 노벨수상자 두 얼굴 비판…아비, 내전 계속 이유는?

    저는 아비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는 국내외 평화입니다. 알고 계시듯이 2019년도에 에리트레아와의 평화조약으로 2년간의 국경분쟁을 마무리했고 이에 대한 공헌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국내 평화의 과제인 민족분쟁 해결은 여전히 정치, 사회적으로 민감하고 아주 복잡합니다. 이에 아비 정부는 국민통합을 국내 평화의 방법으로 여기고 여러 정책을 실시하여 부분적으로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30년 동안 장기 집권했던 티그라이 민족과의 갈등은 결국 민족분쟁으로 이어져 전쟁을 연상케하고 있거든요. 제 생각에는 노벨평화상이 오히려 아비 총리의 반정부 무장세력을 제거해야 하는 잘못된 당위성을 갖게 한 이유가 되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이미 일부에 의해 폭정 지도자로 비판받는 아비 총리에게는 티그라이 문제 해결 없이는 국민 통합과 국내 평화는 불가능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거죠.

 
  • 학살·인권탄압·기근에 시달리는 민간인들…해법은?}

    그래도 가장 시급한 것은 국제사회의 빠른 조치라고 봅니다. 지난해 UN안보리가 논의했지만 공동선언은 실패했거든요. 아프리카연합도 중재에 나섰지만 아비 정부의 내정 불간섭 요구으로 무산되었고요. 여기에는 중요한 장애 요인이 있는데 제 생각에는 아비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라는 그런 점에서 국제사회나 아프리카연합의 대처가 미진할 수밖에 없지 않나 합니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노벨평화상 수상을 철회하고요. 강력한 경제제재와 UN평화유지군 또는 아프리카연합 신속대응군의 파견을 통해서 국민을 고통과 공포 속에 빨리 벗어나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정부가 지난 화요일 전면전을 선언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정부와 티그라이 반공 간의 합의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에티오피아 내전이 다시 격화되면서 우리 외교부도 현지에 있는 자국민 보호에 나섰습니다. 어제 암하라주 일부 지역의 여행경보를 철수 권고인 3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이 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은 안전한 지역으로 철수해달라고 권고했습니다. 또한 무력 충돌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여행경보를 추가로 조정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