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구스뉴스] '희망' 말하는 4등…"누구보다 멋졌다" 쏟아진 응원

입력 2021-08-12 21:32 수정 2021-08-12 21:4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이선미/역도 국가대표 : 메시지가 엄청 많이 왔었는데, 저 보고 이런 말이 있었어요. '누구보다 빛났고 멋있었다'고…]

[앵커]

처음 나간 올림픽을 4등으로 마친 역도 이선미 선수는 쏟아지는 응원에 놀랐다고 말합니다. 영국 BBC는 '4등'을 "황홀함과 비통함의 갈림길"로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도쿄올림픽에는 4등의 발자취가 깊게 남았습니다.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친 '4등'들을 구스뉴스 정재우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장미란이 걸었던 길을 이어가는 역도 선수 이선미는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세계 4강에 올랐습니다.

무거운 역기를 내려놓고 가장 먼저 느낀 기분은 아쉬움이었습니다.

[이선미/역도 국가대표 : 마지막 시기인 것처럼 최선을 다했는데, 근데 155㎏도 진짜 실수해서 떨어트린 거였는데!]

경기 중간 간식 먹던 장면까지 주목을 받고,

[이선미/역도 국가대표 : 숨기는 건 아니고 갑자기 찍으니까…남아 있는 거 입안에 다 넣어 버렸어요.]

또 '멋있다'는 응원이 쏟아져 놀랐습니다.

스물두 살 이선미에게 '4등'은 희망이 됐습니다.

[이선미/역도 국가대표 : '4등'이 딱 그거인 것 같아요. 뭔가 조금만 더 했으면 메달권 됐는데, 아쉬움도 많은데 다음에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그런 희망 같은…다음 올림픽 때는 더 잘할 테니까 많이 지켜봐 주세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른 배영 선수 이주호.

올림픽 200m 예선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1분56초77, 자신의 이전 기록을 한 번 더 넘어서며 예선 4등으로 준결승에 올랐습니다.

[이주호/수영 국가대표 : 사실 제 수영 인생 자체가 꾸준함이었던 것 같거든요.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1등하는 선수가 아니었는데 꾸준히, 묵묵히, 저만의 수영을 해 와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2분도 채 안 돼 끝나는 경기를 위해 스물일곱 이주호는 다시 충남 아산의 수영장에 뛰어듭니다.

내년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그리고 3년 뒤 파리올림픽,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이주호/수영 국가대표 : 자유형 같은 경우엔 다른 선수들을 볼 수 있지만 배영 같은 경우는 천장만 보고 수영을 해서…나만의 수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 속 '4등'은 때리고, 맞아서라도 벗어나야만 하는 걸로 그려졌습니다.

[영화 '4등' (2015년) : 난 솔직히 준호 맞는 것보다 4등 하는 게 더 무서워]

그러나 메달을 걸든 못 걸든 자신과의 도전에서 이겨내고 성취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찬사를 보냈습니다.

[김민아/영화 '4등' 각본 : ('4'등에 대해) 늘 없는 사람 취급을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제는 등수 그 다음에 속도, 이런 것에서 벗어나 본인이 최선을 다해서 했을 때 무엇이 남는가…]

우리 대표팀은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12명의 4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메달이 없어 '최악의 순위'라는 눈총을 받던 과거와는 다릅니다.

높이뛰기와 다이빙, 배드민턴, 사격, 그리고 여자 배구에 이르기까지 결과로 보답받는다는 스포츠에서 과정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우리 선수들의 모습은 뜻대로 되지만은 않아도 자기만의 목표와 속도로 차근차근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 삶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화면제공 : 정지우 필름, 플레인글로벌)
(영상디자인 : 조승우 / 영상그래픽 : 박경민)

관련기사

여자 배구, 4위로 기적의 마무리…근대 5종 사상 첫 동메달 한국 다이빙의 새 역사…우하람 4위 '역대 최고 성적' 손 떨림 수술 받고…서른셋 사수 한대윤 '집념의 4위'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