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계곡서 때 밀고 머리 감고…'비매너' 피서객

입력 2021-08-10 20:3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오늘(10일) 밀착카메라는 강원도의 한 계곡에 다녀왔습니다. 취사나 야영을 하지 말라고 적혀도 있고 방송도 나오지만 요리는 물론, 빨래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머리도 감습니다.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계곡에 텐트가 가득합니다.

상을 펴고 음식을 먹는 사람들, 쓰레기도 보입니다.

머리도 감습니다.

방금 보신 영상, 강원도 한 계곡에서 촬영된 제보 영상입니다. 저희가 그 계곡 입구에 와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모습들 쉽게 볼 수 있을지 둘러보겠습니다.

계곡으로 들어가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길가에 차들이 빼곡합니다.

주정차가 안 된다고 써 있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여기에) 사람들이 왔길래 있는 건데요.]

제 뒤로는 취사, 야영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앞에 텐트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텐트와 천막들이 계곡 옆을 채웠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하나 둘 요리를 시작합니다.

라면부터, 소시지, 버터구이 오징어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관광객 : 취사가 안 된다고 어디 적혀 있어요? 된다고 들어서 가지고 왔지, 안 되는데 이렇게 갖고 오진 않았겠죠? 알면서?]

[관광객 : 그냥 라면 하나 끓여 먹는 것뿐인데. 그런데 뭐 이런 데까지 취재하러 오세요. 아니 계곡이 얼마나 많은데.]

안내 방송이 나와도

[야영이나 취사 행위는 할 수 없습니다.]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제 바로 옆이 계곡물인데 지금 한 관광객이 설거지를 하고 있습니다.

설거지를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지 가서 물어보겠습니다.

[관광객 : (계곡물인데 설거지하시면 안 되는 거 아닌지?) 이거 세제가 아주 약한 거예요. 원래는 계곡에서 씻으면 안 되지.]

본인은 나은 편이라고 말합니다.

[관광객 : 물이 안 좋아. 상태가 안 좋은 거야 물이. (선생님이 씻으셔서 더 안 좋아진…) 다른 사람들은 세수도 하고 목욕도 하는데 난 물에서 목욕은 안 하잖아.]

바로 옆에선 빨래도 합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설거지는 물론, 때도 밀고 때밀이 수건을 널어놓습니다.

현수막은 빨랫줄이 됐습니다.

어느새 찾아온 밤, 10명 가량 모여 식사도 하고 바위 위에선 불도 피웁니다.

[관광객 : 토치로 불 피웠어요. 저희도 어제부터 이틀짼데 뭐라고 하진 않던데요.]

사람들이 떠난 계곡, 아침에 다시 와 봤습니다.

옆에는 튜브가 버려져 있고, 불에 그을린 자국과 고기 불판도 있습니다.

낚싯대와 포장지도 버려져 있고요.

위로 올라오면 쓰던 돗자리도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 쓰레기 봉투는 길에 버려져 있던 건데 이 봉투, 경기도 군포시에서 왔습니다.

마스크, 담배꽁초, 소주잔 등 온갖 쓰레기가 발견됩니다.

불을 피우고 남은 재도 곳곳에서 보입니다.

심지어 밤사이 물가 옆에 대변을 본 흔적들도 있었습니다.

이번엔 머리를 감는 한 남성, 물이 뿌옇게 변합니다.

[관광객 : (몸 씻으시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어? 괜찮아. 다들 하는데 뭘. 와서 세수도 하고 앉아도 있고 그러지.]

오히려 취재진을 꾸짖는 사람도 있습니다.

[관광객 :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사람들이 안 되는 거예요.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좋은 쪽으로 해야지.]

이틀 동안 단속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국유림관리소 관계자 : (올해 이곳에서) 과태료 실적이나 그런 건 없습니다. '어떻게 오셨나요?' '내려가시면 안 됩니다' 일일이 하기엔 저희도 인력이나 그런 게 힘든 상황이거든요.]

주민들에게 이런 모습들은 이미 익숙한 풍경입니다.

[인근 주민 : 솔직히 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면 오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여기서 40년, 길면 60년을 살 건데. 한 번 왔다 간 사람들이 오염을 시키고 가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계곡이라지만 아무렇게나 함부로 즐기란 뜻은 아닐 겁니다.

규칙은 지키라고 만든 거라는 당연한 상식,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요.

(작가 : 유승민 / VJ : 박선권)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