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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설이 된 아빠와 딸…'메달 부녀' 여서정·여홍철

입력 2021-08-09 21:59 수정 2021-08-0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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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오대영


[앵커]

지금 스튜디오에 아주 특별한 두 분이 나와 있습니다. 한 명은 도마의 신이고 또 한 명은 원조 도마의 신입니다. 그리고 딸과 아버지입니다. 다들 아실 것 같습니다. 국가대표 여서정 선수 그리고 여서정의 아빠로 더 유명한 여홍철 교수입니다. 어서 오세요.

[여홍철/경희대 교수 : 안녕하세요.]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안녕하세요.]

[앵커]

안녕하세요. 두 분이 이렇게 함께 뉴스 스튜디오에 나온 건 처음이죠.

[여홍철/경희대 교수 : 처음입니다.]

[앵커]

떨리나요?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저는 괜찮은 것 같아요.]

[앵커]

괜찮으세요?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네.]

[앵커]

여홍철 교수는 좀 떨고 계신 것 같은데.

[여홍철/경희대 교수 : 저는 긴장이 되는데.]

[앵커]

이제 올림픽이 끝나고 돌아온 지가 며칠 됐죠?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지금 한 6일 정도 됐어요.]

[앵커]

6일이요. 저는 그 떨리는 순간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그 뒤에 6일 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이제 가족들하고 같이 시간도 보내고 이제 응원해 주셨던 분들이랑 감사했던 분들이랑 인사하러 다니고 그랬어요.]

[앵커]

출발선에 서면 무척 떨릴 것 같습니다. 맞죠?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네.]

[앵커]

그런데 그 아주 짧은 4초간의 시간 동안 이걸 해낸다고 해서 우리가 4초의 마법이라는 표현도 쓰는데 어떻게 그렇게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을까가 늘 궁금하거든요, 시작 전에.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웃는 연습도 했었고 그게 좀 버릇이 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아요.]

[앵커]

그렇게 많이 서다 보니까 오늘 생방송은 별로 안 떨리신 것 같은데요.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그것도 있는 것 같아요.]

[앵커]

제가 중계방송에서 해설하시는 모습 자세히 봤거든요. 열광하시던데 그때 그 느낌, 그 순간의 감정 이런 거 잊지 못하실 것 같아요.

[여홍철/경희대 교수 : 그렇죠. 왜냐하면 제가 경기, 올림픽 때 메달 땄던 그 기분보다 그 감정이 서정이가 메달을 땄을 때가 더 배로 좋았던 것 같아요.]

[앵커]

그래서 서정이 아빠라고 새로운 별칭이 생겼는데 좋으시죠?

[여홍철/경희대 교수 : 좋습니다.]

[앵커]

저희가 과거 영상을 하나 준비했는데 함께 보면서 얘기를 좀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화질이 조금 좋지는 않은데, 저렇게 점프를 잘 하네요. 저게 몇 살 때죠?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저게 이제 초등학교 2학년, 9살 때.]

[앵커]

2학년 때, 그러면 거의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저렇게 잘 뛰었어요?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그만큼 열심히 했고 금방 늘었던 것 같아요.]

[앵커]

그리고 뒤에서 이렇게 잡아주는 사람이 누구냐 하면, 누구죠?

[여홍철/경희대 교수 : 접니다.]

[앵커]

그렇죠. 아버지입니다. 어릴 때부터 좀 타고났다라는 생각을 가지셨나요?

[여홍철/경희대 교수 : 위에 언니도 있거든요. 그런데 체조장에서 이렇게 서정이하고 언니 노는 걸 보면 훨씬 더 서정이가 운동신경이 있었다는 걸 그때부터 알고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트램폴린에서 공중돌기를 시키는데 언니는 좀 겁을 내서 못 하는데 서정이는 곧잘 하더라고요. 그래서 언니보다는 서정이가 훨씬 더 운동신경이 있구나라는 그때 생각이 들었어요.]

[앵커]

아빠에게 물려받았구나 그런 생각을 하셨군요.

[여홍철/경희대 교수 :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앵커]

조금 전 나온 영상은 몇 살 때인가요?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저것도 2학년.]

[여홍철/경희대 교수 : 2학년 때.]

[앵커]

마찬가지로 2학년 때요? 1학년 때 시작을 한 거죠?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아니요. 2학년 때, 저게 운동 시작하고 2주 정도하고.]

[앵커]

2주 만에 저렇게 뛰나요? 역시 타고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사진도 하나 준비했습니다. 어릴 적 사진인데 제가 방송 준비하면서 보니까 메달을 많이 걸고 있더라고요. 저 사진인데 저것도 2학년 때인가요?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아니요, 저거는 3학년 때.]

[앵커]

1년 지나서, 메달이 하나, 둘, 셋, 넷, 다섯 개인가요?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6개고, 저때는 모든 종목을 다 땄었어요.]

[앵커]

모든 종목을 석권을 했군요.

[여홍철/경희대 교수 : 저때가 저학년 꿈나무 대회, 그 대회 때 거든요. 서정이가 전 종목에서 메달을 다 땄던 기억이 납니다.]

[앵커]

그렇군요. 저희가 사전에 질문을 몇 개 드리면서 예전에 뭐 연습했던 영상이나 촬영한 사진들을 좀 요청을 드렸는데 받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직접 이렇게 가르쳐주지를 않으신다면서요?

[여홍철/경희대 교수 : 일단 체조장을 잘 안 들어갑니다. 왜냐하면 지도자들이 후배 아니면 제자 이런 분들이 많아서 제가 들어가면 되게 부담을 좀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또 지도자분들이 제가 또 이야기하는 걸 이게 받아들여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될 수 있으면 경기 체조장 자체를 안 들어가요. 그래서 집에 또 오면 또 일주일 동안 훈련을 했기 때문에 집에서는 될 수 있으면 쉴 공간을 좀 만들어주려고 체조 이야기는 잘 안 합니다.]

[앵커]

그랬군요. 아버지가 큰 버팀목이 됐죠?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네. 부모님이 큰 버팀목이 됐습니다.]

[앵커]

아빠, 아버지에게는 어떤 도움을 받았다는 게 기억나는 게 있어요?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일단 어렸을 때는 잘 모르겠는데 이제 좀 크고 제가 저의 제가 가지고 있는 기술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느꼈을 때 아빠가 이제 옆에서 말도, 말씀도 많이 해 주시고 자신감도 많이 불어넣어주셨던 것 같아요.]

[앵커]

초등학교 때 쓴 일기가 나중에 화제 된 거 알고 있나요?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네.]

[앵커]

왜 아버지에게 메달을 걸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나요?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저때가 한 초등학교 저학년 때인 것 같은데 이제 아빠가 금메달을 못 땄었잖아요. 그래서 뭔가 아빠 대신 따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앵커]

따님이 메달을 따서 목에 걸어줬잖아요. 그 기분은 뭐 제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일 것 같은데요?

[여홍철/경희대 교수 : 뭉클하죠. 왜냐하면 저 메달이 제가 땄던 올림픽 메달보다 더 값어치 있게 느껴지는 그런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너무 기분 좋더라고요.]

[앵커]

이번 올림픽에서 성공한 기술 있잖아요. 여서정이라는 기술, 도마 기술 중에서 난이도가 굉장히 높은 걸로 저희가 알고 있는데 몇 년에 걸쳐서 이게 완성이 된 거죠?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처음 시작한 건 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이제 연습을 해보기는 했는데 이제 계속 꾸준히 연습한 건 한 1~2년? 1~2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앵커]

1~2년 안에 만들어진 기술?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그렇죠.]

[앵커]

그때도 도움을 안 주셨나요?

[여홍철/경희대 교수 : 아니요. 서정이가 궁금하면 저한테 가끔 이야기를 해요. 예를 들어서 어떻게 하면 이런 기술을 할 수 있는지, 아니면 도마를 짚었을 때 어떻게 하면 더 자연스럽게 넘을 수 있는지 이런 이야기를 할 때 그때 제가 체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거든요. 그전까지는 계속 하고 싶어도 제가 이야기를 잘 안 합니다.]

[앵커]

참으시는군요.

[여홍철/경희대 교수 : 네, 계속 참고 있다가 그것만 딱 기다리고 있는 거죠.]

[앵커]

물어보면 대답을 해 주시는 방식으로.

[여홍철/경희대 교수 : 맞습니다.]

[앵커]

남자 도마 금메달리스트 신재환 선수가 여2 기술 성공을 했는데 그거 보면서도 굉장히 남다르셨을 것 같아요.

[여홍철/경희대 교수 : 제가 여2 기술을 처음 발표할 때가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때 그때 발표를 했거든요. 그런데 한 26년이 흘렀는데도 제 기술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그게 제 생각에는 참 자부심이 있더라고요. 왜냐하면 아직도 내 기술이 먹히는구나라는 생각 때문에 그런지 기분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앵커]

그래서 제가 시작하면서 원조 도마의 신이라고 표현을 해 드렸습니다.

[여홍철/경희대 교수 : 고맙습니다.]

[앵커]

앞서 말씀드린 그 4초의 마법이라는 게 굉장히 그 짧은 시간에 기승전결이 다 있잖아요. 저는 그게 보면서도 어떻게 저 짧은 시간에 저걸 다 만들어낼까가 신기하던데 그만큼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도마의 매력은 뭘까요?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진짜 짧은 시간 안에 끝나는 종목이잖아요, 다른 종목들에 비해. 그래서 되게 긴장감도 넘치고 어떻게 봤을 때는 되게 멋있는 것 같아요.]

[앵커]

그런 짧은 시간에 그 기술과 그 마무리까지 다 보여주기 위해서 하루에 몇 시간 정도 훈련하세요?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하루에 많으면 8시간하고.]

[앵커]

8시간이요.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한 7~8시간 하는 것 같아요.]

[앵커]

대단하네요. 여홍철 선수도 그 정도 하셨나요?

[여홍철/경희대 교수 : 네. 체조선수들이 종목이 많다 보니까 여자는 4종목, 남자는 6종목이다 보니까 그 훈련 시간이 상당히 길어요, 다른 종목보다.]

[앵커]

그러면 원조 도마의 신이 보는 딸이자 후배죠. 나보다 낫다 혹은 나하고 좀 비슷하다.

[여홍철/경희대 교수 : 저는 저보다 낫다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서정이 나이때 제가 이런 기술을 못 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여2나 여1을 개발할 때도 다 대학교 올라가서 그다음에 졸업해서 제가 발표를 했거든요. 그런데 서정이는 뭐 고등학교 때 이미 그걸 연습을 했기 때문에 제가 항상 저보다 낫다라고 제가 항상 이야기를 합니다.]

[앵커]

아버지가 세계 최고인데 그 아버지의 그 기록과 그 아성을 내가 무너뜨리겠다 이런 욕심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없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고 그래도 아빠가 워낙 대단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아빠를 닮고 싶다는 생각은 진짜 많이 했어요.]

[앵커]

그러면 앞으로 더 기회가 이제 충분히 많고 시간도 많잖아요. 앞으로 목표가 뭔지를 좀 설명해 주시겠어요?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앞으로 이제 세계선수권도 남았고 이제 다음 연도 아시안게임도 있어서 거기에 맞춰서 열심히 훈련할 계획이에요.]

[앵커]

마지막으로 딸에게 이런 이런 조언들, 왜냐하면 직접 물어보지 않으면 얘기 안 해 주신다면서요.

[여홍철/경희대 교수 : 일단 이번 2020도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이었잖아요. 어떻게 보면 여자체조 최초 메달이었기 때문에 그런데 뭐 서정이도 그렇게 생각할 거예요. 자만하지 않고 부상 없이 자기 목표를 이루기까지 좀 노력을 해 달라고 이렇게 좀 주문을 하고 싶어요.]

[앵커]

알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여서정 선수 인스타그램 보니까 많은 분들이 사랑스럽다, 자랑스럽다, 이런 댓글들이 많이 달아주셨는데 시청자분들께 한말씀해 주시죠.

[여서정/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동메달리스트 : 이제 올림픽 전에도 진짜 많이 응원도 많이 해 주시고 격려도 진짜 많이 해 주셨거든요. 제가 일일이 답은 못해 드리는데 하나하나 다 보고 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고 너무 많이 위로도 되고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앵커]

알겠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또 많은 분들이 계속 응원할 겁니다. 세계 최초의 부녀 메달리스트 여서정 선수 그리고 여홍철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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