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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밍에 대놓고 '욱일기 형상'…못 막은 체육회

입력 2021-08-08 18:27 수정 2021-08-0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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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밍에 대놓고 '욱일기 형상'…못 막은 체육회

[앵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이순신 장군의 말이 담긴 현수막을 내리는 대신에 욱일기를 없애겠다는 약속, 끝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클라이밍 종목에선 전범기인 욱일기 문양의 암벽이 설치됐습니다. 욱일기만큼은 막겠다던 우리 체육회는 아무 제지도 하지 못했습니다.

먼저 도쿄에서, 온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4.5m의 암벽을 맨몸으로 오르는 클라이밍 볼더링. 

그런데 남자 클라이밍 결승 세 번째 과제에선 어쩐지 눈에 익은 모양이 떠오릅니다.

회색 돌출부와 작은 노란색 홀드로 구성된 모습이 영락없는 욱일기 입니다.

문자그래픽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 IFSC는 물론, 해외 클라이밍 매체들도 이 과제가 '욱일기'를 형상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운영진으로부터 정보를 제공받는 올림픽 해설자 역시 해당 코스는 '욱일기 문양'이라 언급했습니다.

어떻게 정상에 오를지 그 전략을 빠르게 잘 짜야하는 종목 특성상 과제를 담은 암벽은 경기 시작 전까지 철저히 가려집니다.

그런데 일본은 바로 이 과제에 '욱일기'를 담아내 사전 논란도 차단해버렸습니다.

게다가, 이 코스는 아무도 꼭대기에 오르지 못한 남자 결승 볼더링의 가장 어려운 코스로 꼽혔는데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풀어내야 할 가장 어려운 과제로, '전범기'를 꽂아넣은 겁니다.

이번 올림픽 해설을 맡았던 우리 클라이밍의 김자인은 "왜 굳이 그런 디자인을 볼더링 과제에 사용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 IOC가 정치적 선전을 금지하고 있는 만큼 이 과제를 만든 책임자는 사과를 해야한다"고 불쾌함을 표현했습니다.

우리 클라이밍 팬들은 "천종원이 결승에 진출하진 못했지만, 만약 결승에서 욱일기 구조물을 오르려 노력했다면 너무 끔찍했을 것 같다"는 반응을 내놨습니다.

(화면출처 : 인스타그램 'allezjain')
(영상그래픽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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