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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시 이란 대통령 취임식…중동 해역 긴장 고조|아침& 세계

입력 2021-08-06 08:26 수정 2021-08-0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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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13대 대통령이 어제(5일) 공식 취임했습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라이시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위치한 의회 의사당에서 라이시 이란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이 진행됐습니다. 이란 3부 요인 등 고위층은 물론이고 아시아와 유럽 등 73개국에서 115명의 중요 인사가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이란 핵합의 당사국 회의 의장을 맡은 엔리케 모라 유럽 연합 외교 안보 사무 부총장도 참석해 핵 합의 복원에 청신호가 켜질지 여부도 주목됩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국제 사회의 이란 제재 해제를 가장 먼저 요구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이란 대통령 : 이란에 대한 제재는 반드시 해제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 목표를 위해 어떤 외교 계획도 지원할 것입니다.]

미 국무부는 라이시 대통령에게 핵합의 복원 협상에 하루빨리 복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라이시 대통령이 반미 성향을 가진데다 강경 극우파로 분류돼온 인물이라는 점이 변수입니다. 공안 검사로 시작해 대법원장까지 거치면서 반체제 인사 처형을 주도해 '테헤란의 도살자'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입니다. 정치범 처형 문제로 미국의 제재 명단에도 올라있습니다. 이 때문에 라이시 대통령 취임 이후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이 무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중동 해역에서는 선박들이 잇따라 공격을 받거나 나포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오만해에서 파나마 국적 유조선이 무장 세력에게 나포됐다가 하루 만에 풀려났습니다. 무장한 이란인이 배에 탔다는 선원의 증언이 나오면서, 외신들은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이스라엘 해운사가 운용하는 유조선이 드론 공격을 받아 영국인 선장과 루마니아인 보안 요원 등 두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을 이란의 소행으로 확신하면서 집단 대응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장관의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토니 블링컨/미 국무장관 : 우리는 철저한 검토 끝에 이란이 공격을 했다고 확신했습니다. 과거 폭발성 드론 공격 등에서 보인 이란의 유사한 공격 패턴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란은 이들 두 사건 모두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며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서방의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라이시 정권의 출범까지 맞물리면서 중동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중동 지역학 박사인 김수완 한국 외국어대학교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라이시 대통령, 경제 위기·핵합의 과제 산적?

    그렇습니다.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잠시 전에 말씀하신 대로 몇 가지 정책 핵심 기조를 언급했는데요. 그중에 당면한 최우선 과제가 바로 두 가지, 서방의 대이란 제재 해제 그리고 이란 경제 회복인데요. 이 두 사안이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코로나 위기와 겹쳐서 이란의 경제 상황이 굉장히 좋지 않거든요. 물가상승률 40% 넘었고요. 청년실업률 17%에 달하고 있는데 이렇기 때문에 국민들의 불만과 원성이 높아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라이시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인플레이션 절반으로 낮추겠다. 그리고 일자리 100만 개 창출하겠다, 공약을 내세웠는데 이 공약 지키기 위해서라도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 해제가 절실해 필요한 것이죠. 그런데 이제 취임식에 말씀하신 대로 이란 핵합의 당사국 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엔리케 모라 유럽연합 외교안보사무부총장이 참석했기 때문에 취임식을 계기로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잇단 선박 공격·나포에 이란 배후설…어떻게 보나?

    이 두 사건이 이란 소행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이란이 강력히 부인하고 있죠. 서방의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 말씀하신 대로. 그런데 다수 분석가들과 이스라엘 포함한 영국, 미국 등 에서는 이란의 배후에 대해서 확신을 하고 있죠. 그런데 미 바이든 정부가 이란 핵합의 복원을 하루빨리 성사한 후에 중국을 견제하고 또 기후변화 정책에 집중하길 원한다는 사실을 이란 라이시 대통령이 잘 파악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취임식을 앞두고 발생한 이번 사건들이 결코 이란과 무관하다고만 볼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 최종건, 이란 방문…우리 외교, 어떻게 접근해야?

    그렇죠. 한국과 이란의 외교 정상화를 위해서 선행돼야 될 것이 바로 미국과 이란의 관계개선인데요. 여기에 이제 선행되어야 될 것이 한국에 묶여 있는 이란의 자금 70억 달러죠. 그런데 지난 4월에 한 10억 달러는 반출하기로 합의가 됐고요. 그중의 일부, 즉 UN분담금이나 또 코로나19 백신 구매 그리고 한국 기업 미납 대금 납부 등으로 처리가 됐지만 이 금액이 이란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나머지가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 타결로 인해서 대이란 제재가 숨통이 트인 뒤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긍정적인 상황은 지난달 7월 초에 미국이 한국에 동결된 이란 원화자금을 스위스 이전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 재무부 승인을 거치는 인도적 교역인 만큼 제재에 저촉되지 않거든요. 그래서 결국 우리 정부 입장에서 보면 현재 관리 국면인 대이란 외교가 미국과 이란의 관계 개선이 우선되어야지만 풀리는 사안인 것입니다.


외신들은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이 라이시 정권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이 미국 등 서방국과의 줄다리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미지수인 가운데 중동 지역 내 긴장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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