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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실패자"…은메달 따자 주머니에 숨겨버린 영국 복서

입력 2021-08-05 21:16 수정 2021-08-0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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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메달을 따진 못했어도,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경기를 즐긴 선수들 모습이 또 다른 감동이 되고 있는 이번 대회인데요. 영국의 복싱 선수가 은메달을 따고도, 시상대에서 메달을 목에 걸지 않았습니다. "실패했다"는 생각에 좌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김혜미 기자입니다.

[기자]

도쿄올림픽 복싱 라이트헤비급 결승에서 영국 선수 벤저민 휘터커가 쿠바 선수 아를렌 로페스에게 판정패했습니다.

그래도 세계 2위,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건네받았지만 휘터커는 목에 걸지 않았습니다.

속상한 마음을 못내 감추지 못한채 눈물을 보였고, 메달은 주머니 속에 감췄습니다.

마지못해 메달을 꺼내 보인 건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할 때였습니다.

휘터커는 "자신이 실패했다"고 말했습니다.

[벤저민 휘터커/영국 복싱 대표 : 저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습니다. 놓쳤죠. 저는 실패했고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는 은메달을 축하하지는 않을 겁니다.]

금메달을 따려고 훈련하는 것이란 속내도 드러냈습니다.

[벤저민 휘터커/영국 복싱 대표 : 누구도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위해 훈련하지 않습니다. 여기 있는 우리 모두 금메달을 위해 훈련하는 것이고, 진짜 원하는 것입니다.]

휘터커가 시상식에서 보인 태도는 논란을 불렀습니다.

영국 언론들은 "패배한 것은 불명예가 아니었지만, 경기가 끝난 후 그의 반응은 불명예스러웠다"고 비판하거나 "예의와 존중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충고했습니다.

반면 솔직한 감정 표현을 지지하거나 위로하는 여론도 있었습니다.

"엘리트 스포츠에서 경쟁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실을 말했다"고 호응하거나, 은메달 성과를 격려한 이들입니다.

[니컬라 애덤스/리우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 우리 복싱과 영국에 정말 대단한 걸 안겨줬어요. 모국에 메달을 가져왔죠. 그에게 뭘 더 바라겠어요.]

감정을 수습한 휘터커는 "단지 나 자신을 위한 게 아니라 국가를 위한 메달이기에 은메달을 목에 걸고 웃었어야 했다"며 양해를 구했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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