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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노동자 사망 40일 만에…서울대 총장, 유족 만나 사과

입력 2021-08-05 20:13 수정 2021-08-0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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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대에서 청소노동자가 숨진 지 40일 만에 총장이 유족을 직접 만났습니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문화가 부족했다'며 사과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유족은 학교가 사과를 미루는 동안 받아야했던 또 다른 고통들을 털어놨습니다.

박태인 기자입니다.

[기자]

[오세정/서울대 총장 : 타인에 대한 존중감 이런 것들이 사회에서 서울대에 바라는 것에 비해서는 좀 부족하구나. 그런 거를 많이 느꼈습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오늘(5일) 숨진 청소노동자 이 모씨의 유족과 동료를 만나 직접 사과했습니다.

처음으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지 사흘 만입니다.

[오세정/서울대 총장 :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교육도 실시하겠습니다. 하루 이틀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조직문화와 근로문화도 어떻게 하면 좋은지 장기적으로 보고…]

이씨의 남편은 학교의 사과가 미뤄지면서 벌어진 또 다른 피해를 언급하며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이모 씨/숨진 청소노동자 남편 : 학교의 판단이 조금이라도 빨랐으면 저희 가정이 거짓말쟁이, 우격다짐으로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불쌍한 사람들로 비쳐지지 않았을 텐데 직원 중의 한 분이 저한테 전화가 왔었어요. 조의금 돌려달라고 전화가 왔더라고요. 하늘이 깜깜해지더라고요.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제가 그냥 싫다고…]

이제 바라는 건 딱 한 가지라고도 했습니다.

[이모 씨/숨진 청소노동자 남편 : 용기를 내서 증언해 주셨던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앞으로 정년 때까지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고 학교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또 학교가 필요한 존재라는 것들을 서로 인식하고…]

오늘 간담회는 의견을 듣겠다며 서울대가 마련한 첫 자리였습니다.

유족은 노조도 함께 참석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유족과 피해자 의견을 먼저 듣고 위로하는 자리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입니다.

노조는 오늘 간담회 시작 전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노동자 인력 충원과 이번 사고 책임자와 2차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이와 함께 시민 1300여 명은 공동 소송 플랫폼을 통해 서울대가 청소노동자 인권을 침해했는지 조사해 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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