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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자들, 쪽방촌 봉사활동…윤석열 등 '톱4' 불참

입력 2021-08-0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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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오늘(4일) 서울 동자동 쪽방촌을 찾았습니다. 어려운 여름을 나고 있는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삼계탕과 얼음물, 마스크를 전달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지지율 상위권을 달리는 유력 주자들이 모두 불참했습니다. 어떤 배경인지 국회상황실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이 봉사활동에 참석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삼계탕과 생수, 마스크를 전달했는데요. 먼저 봉사활동 모습 한 번 보실까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이거 다 해야 되는 거예요? (예예.) 두 개, 두 개 주세요. 그럼 두 개. 빨리요…(우리 대표님은 젊으시니까~) 빨리 두 개 씩! (하나 씩 하세요~ 힘들어요~)]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 어허~! 하나씩~ 하나씩.]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 나도 하나 더 주세요~ 어유어유~ (지금 경쟁하시는 거 아니에요? 야~ 장성민 전 의원님 힘 좋은데~)]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 나도 하나 더 들어야하나…어유 됐어요, 그럼~]

벌써부터 대선 경선 시작한 것 같습니다. 주자들간 삼계탕 나르기 경쟁도 보통이 아닙니다. 젊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힘을 과시하고요. 하태경 의원은 약간 힘들어 보입니다. 황교안 전 대표는 아예 한 박스만 들고 갔습니다. 그리고 바로 뒤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인 이소연씨가 묵묵히 박스를 나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봉사활동에는 지지율 선두권인 유력 주자들이 모두 불참했습니다. 10여 명의 대선 후보들 가운데 오늘 봉사활동에 참석한 후보는 8명에 불과합니다.

먼저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은 개인 일정이 있다고 했고요. 최재형 전 원장은 대선 출마 선언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부인 이소연씨가 봉사활동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일정 때문에, 홍준표 의원은 휴가여서 불참했습니다. 또 박진 의원은 코로나19 확진자를 접촉했단 이유로 불가피하게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당내 지지율 1위에서 4위를 차지하는 주자들이 모두 불참하자 하태경 의원이 발끈했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 모처럼 당에서 준비한 행사를 이런 식으로 보이콧하면 과연 '원팀 경선'이 될까 의문입니다. 사정이야 있으시겠지만 오늘 참석하신 다른 주자들도 모두 바쁜 개인 일정을 쪼개서 시간을 내 참석했습니다. 어렵게 행사를 준비한 당은 또 뭐가 됩니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대선 경선 주자들이 벌써부터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 아니냔 분석도 나오는데요. 그래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좋게 봐달라면서 경선버스 출발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오늘 저희 당의 경선 일정이라는 것을 사실상 봉사활동으로 이렇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경선준비위원회에서 아주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셨고요. 무엇보다도 우리의 경선이라고 하는 것은 민주당에서 이전투구 양상으로 벌어지는 것과 다르게 오늘 같이 땀을 흘린 후보자들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오늘 우리 경선 버스의 출발을 이렇게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로 시작하게 된 것을 저는 국민들께서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폭염에도 불구하고 대선 주자들이 봉사활동에 나선 것. 다 경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겠죠. 그런데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바쁜 사람들은 또 있습니다. 전·현직 의원들이죠. 각 후보들의 대선 캠프가 본격화 하면서 이들도 어디에 줄을 서야 할지 결정하느라 분주합니다.

가장 의원들의 눈과 귀가 쏠린 곳은 역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입니다. 윤석열 전 총장의 캠프는 오늘 추가 인선을 발표했는데요. 조직본부장에는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을, 종합상황실 총괄부실장에는 같은 당의 윤한홍 의원을 영입했습니다. 그런데 1호 영입 의원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을 맡고 있는 장제원 의원입니다.

[김희곤/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7일) : 여기요. 오늘 술은 안 되는데 제가 꼭 권하고 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 (네 ~말씀하십시오!) 대선 하나하고 소주잔 네개. 이 술은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이 술을 권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대선입니다! 대선 앞두고 승리하시라고!]

[윤석열/전 검찰총장 (지난달 27일) : 고맙습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7일) 이건 뭐 건배만 하는 걸로~ (네네~ 입에만 대면 되니까~) 아~ 오늘 우리 김희곤 의원님이 대선이라는 큰 의미를…자, 우리 총장님 화이팅 하시라고, 지역구 의원님 한 말씀…(예 건승하시고 대선 꼭 좋은 결과 있기를~)] 

장제원 의원. 보시다시피 지난달 27일 윤석열 전 총장이 부산민심행보에 나섰을 때 함께했습니다. 지역구 의원이란 이유에서죠. 이때는 윤 전 총장이 입당을 하기도 전인데요. 윤 전 총장 행보마다 장 의원의 모습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사실 장 의원은 윤 전 총장 저격수였습니다. 윤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8년 법사위 국정감사 때 윤 전 총장의 장모 사건 의혹을 집중적으로 공격한 바 있죠.

[장제원/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2018년 10월 19일) : 윤석열 지검장님. 무척 뵙고 싶었습니다. (네.) 직접 뵈니까 후덕한 느낌도 나시고 아까 티타임 할 때 보니까 부드러우시기까지 하더라고요. 제가 대변인 할 때 우리 윤석열 지검장님 하도 욕을 해 가지고요. 욕하다가 정든다고 제가 혼자 정이 들었나 봐요. 그래서 무척 뵙고 싶었습니다. 장모 최모 씨 사건, 300억 잔고증명 위조, 30억 당좌수표 부도 사건 이것 아십니까? 굉장히 지금 검찰 주변이나 언론에서 회자가 상당히 된 사건입니다.]

3년 전부터 무척 뵙고 싶었다. 정이 들었다고 하더니 정말 그랬나 봅니다. 실제로 장제원 의원이 윤 전 총장 돕기로 결정한 건 '법사위 인연'도 한몫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장제원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주자들 중에는 홍준표 의원과 가까운 편입니다. 2017년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을 맡아 '홍준표 체제'의 핵심 당직자로 활동하기도 했었죠. 지난해 4월 총선 과정에서 탈당한 홍 의원의 복당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던 극소수의 이른바 '친홍 의원'으로 분류되기도 했습니다.

[장제원/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 (음성대역) : 직전 당 대통령 후보이자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7%대를 기록하고 있는 홍 의원의 복당을 가로막는 것은 자신들의 개혁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홍 의원을 제물 삼아 조롱하고 돌을 던지며 이지메하는 몰인간적 선동 정치입니다.]

이런 행보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 장 의원의 2018년 법사위 질의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아무리 정치판이라지만 너무한 것 아니냐"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윤 전 총장과 대립각을 세우다가 한 배에 탄 상황을 비꼰 거죠. 이런 논란에 친윤이나 친최냐 계파 논란까지 불거지자 장제원 의원도 해명에 나섰습니다.

[장제원/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 : 당 지도부의 방침이 현역 의원 및 당협위원장의 캠프 참여를 허용한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 캠프에서 윤석열 후보가 차기 대통령 후보로 적임자라고 생각하시는 현직 의원님이나 당협위원장, 또 많은 분들이 함께 하는 것을 계파로 보는 시각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면 현역 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이 캠프에 참여한다 그래서 계파로 몰아간다면 당 지침이 잘못된 것 아닐까요?]

윤석열 전 총장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적임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까운 홍준표 의원 보단 윤 전 총장을 선택했다. 다만 계파 논란으로 몰아가진 말아 달라.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캠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최 전 원장 캠프에는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이 합류했습니다.

[조해진/국민의힘 의원 (TBS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 / 지난달 19일) :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직접 대화, 공식 대화는 있었던 게 작년에 예결위 회의 때 제가 질의를 현안질의를, 이제 정책질의죠. 한 두어 번 드려본 적이 있고 그때 답변을 들었고 그때 질문드렸던 것 중에 하나가 김오수 감사위원 임명권이 그때 좀 논란이 됐지 않습니까?그거 하고 이제 다른 질문을 드리고 답변도 들었고. 다른 분들 동료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서 답변하시는 것도 들으면서 좋은 인상을 받았죠.]

조 의원은 2017년 새누리당 탈당파들이 만든 바른 정당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정치 행보를 같이 했습니다. 친분만 따진다면 최재형 전 원장보다는 유승민 전 의원이 훨씬 가깝단 얘깁니다. 이렇게 의원들의 캠프 선택 기준은 친분이나 의리보단 실리와 당선 가능성인데요. 자연스레 '친윤계'와 '친최계' 이런 계파 논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친윤계는 앞서 말씀드린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외에도 초선인 이용 의원이 수행실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친윤파로 알려져 있죠. 정진석·권성동 의원은 캠프에 공식 합류는 하지 않은 채 윤 전 총장에 대한 현역 의원의 지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밖에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촉구하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던 국민의힘 현역 의원 40여 명 중 다수가 조만간 공개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친최계를 보면 조해진 의원 외에도 국민의힘 김용판·김미애 의원이 공개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박대출·조태용 의원 등도 적극적으로 캠프를 돕고 있네요.

[김미애/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 평생 약자와 동행해온 분이 대통령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나는 진심으로 즐겁게 최재형을 응원합니다. 모두 즐겁게 참여합시다. 이보다 더 좋은 사람은 없습니다.]

대개 계파는 유력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주류 세력이 개편되는 과정에서 생깁니다. 사실 우리나라 정치는 계파를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습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를 빼놓고는 민주화 과정을 설명하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죠. 다만 계파에만 너무 몰두해 이전투구하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뒷전으로 둬선 안 되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국민의힘 주자들 봉사 활동…친분 보단 실리로 갈라지는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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