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양궁의 안산 선수가 새로운 기록을 줄줄이 썼습니다. 올림픽 첫 출전에서 한국의 첫 단일 하계 올림픽 3관왕, 올림픽 양궁 역사상 첫 3관왕, 기록만큼이나 과정도 대단했습니다. 숱하게 찾아온 아슬아슬한 순간을 흔들림 없이 이겨내 더욱 멋졌습니다. 안산 선수는 금메달을 목에 건 뒤에야 "심장이 터질 것 같다"고 속마음을 털어놨습니다.
첫 소식, 도쿄에서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 안산:옐레나 오시포바|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 >
가장 흔들리기 쉬울 때, 안산은 가장 강했습니다.
8점으로 시작한 결승, 아무렇지 않은 듯 다음 다섯 발을 모두 10점에 꽂았습니다.
8강에서 강채영을 꺾고 올라온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옐레나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5세트까지 다 치러도 승부는 가려지지 않았고, 결국 운명의 한 발로 누가 이기는지를 결정했습니다.
먼저 화살을 쏜 안산은 과녁 가운데 10점을 찍었고, 한번도 동요하지 않던 옐레나는 8점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안산의 도쿄 올림픽 마지막 화살은 10점, 그렇게 또 한 개의 금메달을 더했습니다.
앞선 혼성전, 여자 단체전에서 그래왔듯 이번에도 스스로를 믿은 결과입니다.
[안산/양궁 국가대표 : (슛오프 들어갈 때) 제 속으로 혼잣말을 계속 하면서 '쫄지말고 대충 쏴' 이렇게…]
준결승에서도, 가장 가슴 떨리는 순간 안산은 10점짜리 화살로 승부를 걸었습니다.
미국 브라운을 상대로 첫 세트를 내준 뒤 내리 두 세트 연속 텐 텐 텐, 30점 퍼펙트 스코어로 몰아쳤고, 다시 연장 승부같은 슛오프에서도 시원한 10점을 쐈습니다.
더 경험 많은 언니들마저 흔들린 일대일 승부, 홀로 남은 20살 막내는 주먹을 불끈 쥐고 거침없이 활을 겨눴습니다.
오늘(30일) 쏜 56발 중 32발이 10점에 꽂혔고 30점으로 끝낸 세트만 6개입니다.
항상 차분하게 자세를 잡은 뒤엔 망설임 없이 활시위를 당겼고, 상대가 쏠 땐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활을 살피거나 코치와 다음 한 발을 준비했습니다.
25년 만에 올림픽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예선 첫 날부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안산, 결국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깜짝 이변이나 한 번의 행운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해냈습니다.
안산은 양궁은 물론, 단일 하계 올림픽에서 3관왕에 오른 첫 한국 선수로도 남았습니다.
첫 올림픽이었지만 여러번 경험한듯, 늘 냉정했던 안산은 시상식을 마치고서야 솔직했던 속내를 털어놓았습니다.
[안산/양궁 국가대표 :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너무 기뻐요.]